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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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ikjun (염익준)
날 짜 (Date): 2000년 3월 19일 일요일 오후 05시 31분 17초
제 목(Title): 우울한 하루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토요일 아침 12시부터 잔디깍는
소리가 잠을 깨우면 누군들 기분이 좋겠나.  토요일 아침까지 잔디를
깍아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참을성없이 잠을 깬 스스로를 정당화해보지만,
잘 되진 않는다.  그 사람들은 먹고 살려고 잔디를 깍는 거고, 나는 안먹고
살려고 자는 건데 (자는 동안은 배고픈 줄 모르니까), 그 둘을 그냥
단순 비교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있기때문이다.  토요일 아침 12시에
잠을 깬건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 납득시키기 힘들다.  어쨌거나,
일어났으니 뭐래도 먹을 수 밖에.  토요일 아침부터 밥을 하는건 좀
그러니까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을려는 순간에 이 되먹지않은 엠씨아이에서
전화가 왔다. 라면을 먹는다고 전화를 끊어야한다고 그리 주장을 했건만,
그 미국 아줌마는 라면을 모르는지 자기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끊었다.
퉁퉁불은 라면을 먹으면서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할 일이
있으니까, 꾸역꾸역 라면을 다 먹고 학교를 나왔다.  오는길에 들른 커피가게
아가씨는 분명히 "원 아이스드 카푸치노"라고 했건만, 맨 아이스 커피를
준다.  꿀꿀한 기분을 달래주기위해 오랜만에 비싼 커피를 먹을려고했건만,
사방이 적들 뿐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오피스에 들어와서,
담배를 차안에 두고 내렸음을 깨달았을때는 정말 울고 싶었다.  대충 학교에서
빈둥거리다가 아까 11시쯤에 우울한 하루를 마감하기 위해 집엘 돌아갔었다.
집에가서 보니 지갑을 학교에 두고 왔지만, 오늘 같은 날은 무슨 일이
일어난들 이상할게 없다. 하지만, 옆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끄러운 파티가
12시까지 기달려도 끝나지 않을 때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도대체가
토요일 밤에 파티를 하는 놈들이 어디에 있나?? 생각같아서는 달려가서
머리통을 한대씩 쥐어박고 싶지만, 젊은이들 마음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 할 수 없이 다시 학교로 도망을 나왔다.
지금 시간 2시 30분.  이제는 파티가 끝났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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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 먹는 것보다 가만히 빈둥거리는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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