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2000년 3월 10일 금요일 오후 03시 32분 47초 제 목(Title): 곶감대 요즘은 하루 일과가 무척(?) 일찍 땡겨졌다. 10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 어떨땐 점심 이후에나 랩에 왔는데, 요즘은 아침 9시까지는 랩에 도착해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그렇다고 아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건 아니다. 앞으로 좀더 아침시간을 써야겠다. 물론 자는 시간도 일찍 당기고... 내가 요가를 한지 어느덧 두달이 되어간다. 곽원에 입학한 후에 불규칙적인 생활로 인하여 내 몸이 거의 10년 가까이 망가져온건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 30을 넘게 됨에 따라 슬슬 그 삐걱거림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선 자주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소화도 잘 않되고, 어깨를 비롯하여 허리며 목이며... 자주 쑤시고 욱씬거렸다. 어쩌다 한번 농구나 축구같은거를 할때면 그 다음날은 여지없이 몸살을 앓는다. 대학원 초기땐 그렇지 않았는데, 이젠 버틸 체력이 떨어진것 같았다. 으... 30대 초반이면 아직 어린 나인데 벌써부터 노인네 증상이 나타나다니... T.T 결국 친구의 소개로 요가수련을 시작했다. 남들은 요가한다고 할때면 무슨 상자안에 들어가라고 하질않나, 써어커스 동작을 보여달라고 하질 않나... 에구... 사실 내가 배우는 동작들은 아무런 도구없이 단순히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이완을 시켜주는 스트레칭이라고 보면 된다. 굳어진 어깨 및 각종 근육들을 풀어주고 호흡에 맞춰 자신의 각종 부위들을 늘리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 운동을 하다보면 자신이 특히나 취약한 몸의 부분을 알게되고 이를 집중적으로 풀어주면서 겉의 몸상태 뿐만아니라 오장육부까지 강하게 해준다. 또한,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고 이를위해 적절한 음식을 섭취한다. 이러한 과정들은 그리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남의 손을 빌리면 더빨른 시간에 효가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살필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켜준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또는 해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진단하고 이에 적합한 운동과 호흡, 식사를 하게된다. '요가'의 말은 '묶는다'라는 의미이다. 수트라라고 하는 요가경전에 보면 신과의 일치라고 말하지만, 결국 무질서한 상태로부터 자신을 하나의 자연섭리로 묶어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라고 한다. 몸도 여러가지 기운변화에 의해 자신의 오장육부가 달라지고 이에 취약한 부분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변화로부터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사람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거나 어떤 것을 시작하려 할때면, 자연스래 혼란에 빠지고 여러가지 근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골에 가보면 감을 대나무에 끼워서 곶감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의 몸이나 정신도 맛있는 곶감이 되려면 흩어진 파편들을 하나로 꿰어야 한다. 철저한 자기성찰과 조절을 통해 내 자신을 강인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내가 하고있는 일도 내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절대 이룰수가 없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거나 남을 사랑할려면, 자신부터 바로 서야한다. 요즘은 내 스스로 끊임없는 생명력을 느낀다. 내 자신이 숨쉬고 먹고 자고 배설하는 근본적인 부분을 그동안 얼마나 소홀히 대했는가가 무척 안타깝게 느껴진다. =============================================================================== E-Mail Address : wcjeon@kgsm.kaist.ac.kr ^ o ^ Tel : (02)958-3968,3618 (011)9024-5118 -ooO-----Ooo- K A I S T 경영과학과 재무공학 및 경제 연구실 전 우 찬 -* Tobby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