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돌도끼) 날 짜 (Date): 1999년 4월 6일 화요일 오후 05시 04분 52초 제 목(Title): 이런 날도 있다... 아침에 기분이 이상하다 싶으면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찾아오는 끊임없는 불행의 연속. 하지만 어제의 시작은 산뜻했고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고속버스도 잘 탓고 차도 그런대로 밀리지 않았다. 지하철 1호선을 타기까지는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약속시간이 별로 남지않았는데 지하철이 오지 않는 것도 별 문제가 아니었다. 몇 분만에 겨우 온 지하철을 타고나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겨우 세정거장만 가면 되는데 다음 정거장이 종점이라고 내리란다. 그래서 내렸다. 그런데 그 다음차가 안오는 거다. 겨우 하나온 다음차는 내편에서는 서지 않고 건너편에서 선다. 참 이상했다. 방향은 제대로 인데 왜 내편에서는 서지 않을까? 표지판을 보았더니 내쪽은 수원행 플랫폼이고 건너편은 인천행이었다. 다음 정거장도 그렇고 그 다음 정거장도 하나의 노선을 이용하는데 그 전의 정거장이 분리되어 있을 줄이야.. 시간이 없기에 택시타려고 출구를 향해 걸었다. 장난이 아니다. 바로 앞의 코너를 돌면 나가는 출구가 있겠지하며 뛰었더니 줄기차게 펼쳐진 출구를 향한 기나긴 통로. 다리에 힘이 쭈욱 빠진다. 이 상태라면 택시문을 여는 순간 지하철 한대가 다시 올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되돌아이 가! 무사히 결혼식 확인도장도 찍고 아침부터 물한모금 먹지 못해 허기진 배를 채우려 부페식당에 들어섰다. 줄이 너무나 길었다. 배는 고파도 부페를 먹을 수 있다는 가슴 설레임에 부푼 꿈을 안았지만 김치와 버섯과 밥(김밥도 아닌 그냥 밥이다!) 밖에 아니남고 메뚜기떼에 당한 듯 황폐해진 음식접시들을 보고 얼마나 서러웠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누구도 모른다. 과일한조각, 빵조각은 물론 이거니와 오로지 나뒹구는 건 갈비찜의 하얀 뼈조각들이었다. 손바닥만한 접시에 1층을 채 쌓지도 못하고 먹는 것도 서러운데 바로 옆에서 접시를 닦으며 청소를 하는데 이 또한 당해보지 않으면 상상할 수조차 없다. (* 결국 허기진 배는 빅맥 하나로 해결했다 *) 여기까지가 나의 불행한 하루려니 했다. 그런데 정작 최악의 사태는 대전에 도착해서였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으려고 한발자욱을 떼는 순간! 지면에 닿아야 할 발이 허공을 밟았다. 그 순간 발목이 완전히 꺽이면서 비틀. 양복입고 빗물에 쳐 박히는 최악의 쪽팔림은 간신히 면했으나 눈물이 핑돌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곁에 택시는 서있고 언제 열었는지 택시문이 열려 있었으나 도저히 한발을 떼어 택시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었다. 택시에 타고나서도 5분간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러고 나서 한국의 청소년 축구를 보았다. 그리고 나서 또 케빈 브라운의 MLB 개막전도... 운동경기를 본 사람들이면 모두들 나의 이 마음을 이해할 거다. 잠자고 말 것을...(* 축구는 나름대로 참 재미있었는데 결과는 씁쓸하다 *) 결국 보다만 야구는 역전승을 하였다. 케빈 브라운이 패를 면했다니 보지않고 잔게 얼마나 잘 한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 1년 365일중 이런 날이 또 있다면 하루종일 티비 리모콘이나 안고 살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