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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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1998년 12월  6일 일요일 오전 02시 29분 41초
제 목(Title): 토요일


권진원의 노래가 생각난다. '토요일'이라는 곡인데, 그 노래는 듣고있으면 어딘가

스산한 기분이 든다. 아무와도 약속이 없는 토요일 오후. 랩에 혼자 앉아 논문을 쫌 

보다가 창밖을 보면 문득 오늘이 주말 오후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원래 직장생활을 하면 금요일 밤이 가장 기분 좋다지 아마. 그건 바로 기대되는 주말

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연인과 함께 또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 그런 주말이

있기에 셀러리맨들은 다음 일주일을 부산하게 뛰어다닐 수 있을 것이다.

라디오에서나 TV에서도 '즐거운 주말'이라는 말을 듣는다. 왠지 주말 아침이 되면

금방이라도 전화가 올것 같고, 혹은 내가 전화를 걸면 흥쾌히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랩에 아무도 없고 조용한 학교로부터 오늘이 주말인것을 아는것

처럼 무뎌졌다.


올 여름만 해도 난 주말에 집에 있는 날이 없었다.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늘

들뜬 마음으로 주말을 보냈었다. 나 또한 주말이 기다려지고 주말에 일을 해야한다면

몹시도 억울할 정도였으니까. 후훗.

그러나, 요즘은 이러한 즐거운 주말도 나에겐 어느새 '사치'가 되어버렸다.

그저 여느때와 똑같이 랩에가서 하던 일 하는게 나에겐 당연한 일이다. 

연애? 데이트?   그런건 모두가 나에게는 사치품이다.

난 내 자신이 박사 1,2 년차 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

각해 주지 않는다. 난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초년생 고년차 박사과정일 뿐이다.

그래도 내 스스로에게는 내가 하고있는 분야가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자극(?)을 주지

만, 솔직히 그건 예전에 했어야 하는 또는 갖었어야 했던 열정일 따름이다.

난 어릴적에 구구단을 다 못외워서 나머지 반에 남아 깔깔거리며 하교하는 친구들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 지금 내가 그때의 심정으로 친구나 후배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재미있고 좋으면 그만이지....라고 스스로 위안은 하

지만 나에게 있어서 주말은 그리 즐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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