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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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
날 짜 (Date): 1998년 11월  4일 수요일 오후 03시 37분 08초
제 목(Title): 결혼


난 예전부터 '선봐서 한달만에 결혼했다'라는 것에 대해 희안하게 생각했었다.

워낙에 드라마나 신문지상에 나오는 사건들에 의해 지배받아서인지는 몰라도,

결혼은 필히 1년 이상 연애해서 결혼한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런데, 나의 큰형님은 만난지 7개월만에 결혼을 하셨고, 둘째형님 또한 그와 비슷

한 기간에 결혼을 하시게 되었지만 두분 모두 행복하시고, 운이 좋은건지 아님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선봐서 만난 두 형수님 모두 예쁘고 지혜로운 분임은 틀림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까지도 선을 본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다지 볼 생각이

없다. 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왔지만, 단 둘이 무겁게 만나 썰렁한

분위기로 미적미적 거리는게 나에겐 다소 불편해서인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소개팅은 곧잘 시켜줬지만, 내가 한것은 정말 손가락으로

꼽는다. 하긴 대학 2학년때 만난 친구를 오랫동안 사귀였기에 그럴수도 있겠지만,

사실 소개팅 분위기는 참 어색하다.

그러나, 집안 분위기상(?), 그토록 믿었던 둘째형님이 휘익~ 하니 결혼해 버린 이

상황에서 내가 더이상 계속 혼자만을 고집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난 예전에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

서 느낀건, 사랑이라는 것이 비교가능한지가 의문시 되었고 내가 하고있는 사랑과

결혼은 뭔가 다른 dimension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없이 결혼할 수 없다라는 사실은 변함 없다. 하지만 사랑하면 결혼한다는 것은

아닌것 같다. 결혼 상대자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만났던 사람들의 집합에서 가장

효용과 사랑이 극대화된 또는 될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또한 살아가면서 더해지는 자기방어기재와 같은 여러가지 심리적인 변화에

따라 당연히 주관적이고 합리적일 수는 없다.

만약 내가 결혼한다면 내가 선택하는 사람은 아마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일것 같다.

물론 나도 좋아하겠지만, 지금껏 내가 적극적으로 쫓아다닌 행태가 아니였으면 

한다. 과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도 무척 의심스럽지만, 한눈이 맛이가는

그런 느낌도 이젠 퇴색해졌고 설사 있다고 해도 그 느낌을 추구할만한 내 추진력은

아마도 예전의 수많은 경험에 의해 희석되었다고 본다.


난 독신주의자도 아니며, 이제는 선봐서 한달만에 결혼한 사람에 대해서도 그리 이

상하게 보진 않는다. 이러한 외견상의 만남 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인정할 줄 아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것들이야 순간적이겠지만,

더 많은 일상의 시간들 속에서 서로가 격려해주고 감싸줄 수 있는 평범한 행동들이

한치의 언어적 유희보다도 더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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