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rheeyj (TinSoldier맧) 날 짜 (Date): 1998년03월01일(일) 20시56분05초 ROK 제 목(Title): 초승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초승달이 떠있었다. 나는 초승달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 날렵한 모습과 발그레한 색감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기가 아주 맑은 날 초승달을 자세히 드려다 보면 달의 빛이 닿지 않는 면이 어렴풋이 보인다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든다. 나보다 아주 나이가 많은 노총각 선배가 있는데 여러 방면으로 박식하셔서 평소 존경하던 그런 형이다. 어느 때인가 그 형과 같이 날이 저문 백양로를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도 초저녁 하늘에 초승달이 떠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달이 참 예쁘군..." 혼자말로 한 것을 그 형이 듣고는 갑자기, "어디? 어디?!!!" 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황당한 느낌... 달이 하늘에 있지 어디있나.... 역시 이 형은 달라도 뭐가 다르군. 옛날에 디오게네스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대낮에 등불을 들고 뭔가를 열심히 찾았다는 일화까지 떠올리며 난 썰렁하게 손가락을 하늘로 향했다. 하늘을 힐끗 올려다 본 형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나를 퍽소리나게 치더니 하는 말이.... "야-이 자슥아, 난 또 다리가 예쁜 여자가 지나가는 줄 알았잖아!!" ^^^^ ... 그 순간 그 형이 보인 "추한" 모습에 난 또 다시 할말을 잃었고 대신 허탈하게 허허 웃고 말았다. 그후로도 그 형의 은근하면서도 끈질긴 "여자 밝힘증"을 목격하면서 사람이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더라도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온전한" 이성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 형이 다소 "추한" 그런 모습을 보일 때면 난 이렇게 말하곤 한다. "형이 그래서 몸에 살이 안 붙는겁니다. 지나가는 여자들 볼 때마다 그런 식으로 기를 소비하니..." 오늘의 교훈: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사랑부터 하자. 나의 두둑한 아랫배가 바로 나의 온전한 인간성을 증명한다고 말해도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