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7년12월11일(목) 00시19분38초 ROK 제 목(Title): 눈오는 새벽에... 어제는 과학원 키연의 tobby선배님과 kjk님, 이렇게 셋이서 간단하게 술을 먹고 들어왔는데 약간은 허전한 듯하여 실험실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다시 술 먹으러 나갔었습니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제 디펜스 끝난 이후로 술을 먹지 않았었는데 간만에 함께 자리를 하니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 힘든 일이 쌓여 있었는데 풀 기회가 없어서 그랬었는지 몰라도 각자가 알아서 거나하게 취해버렸습니다. 한참 술 잘먹은 후배녀석이 TRUNK라는 술집에 가자고 졸라대는 겁니다. 거기 누나(일보는 사람)가 참 맘에 드는데 자기가 소개해 주겠다고.... 그래서 술집을 나섯더니 함박눈이 펑펑 내리더군요. 어제 새벽 2시를 한참이나 넘어선 때였지요. TRUNK에 들어가 창가 테이블에 앉았는데 정말 분위기 좋더군요. 누나 소개시켜준다는 후배는 취해서 큰소리치고 남자친구때문에 누나라는 여자는 얼마나 울었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술이 다 깨더군요. 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공기를 숨쉬고 있는데도 서로들 다른 생각, 각자의 삶의 굴레속에서 헤엄치는 사람들. 내앞에는 따뜻한 촛불이 흔들리지만 밖에서는 추위에 떨며 지나는 사람들과 눈속을 즐겁게 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전 두개의 공간을 바라보는 신의 모습처럼 초연한 모습으로 앉아있었습니다. 순간 순간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하루와 한달과 일년은 죽어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지. 땅에 쌓인 눈을 꽉~~ 뭉쳐 술에 취한 후배녀석에게 눈덩이를 던지고 환호성을 지르며 도망갈 때 살아있는 나를 확인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