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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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 토비 *-맧)
날 짜 (Date): 1997년09월24일(수) 23시36분59초 ROK
제 목(Title): 공연이 끝나고 난뒤...


오늘은 하루종일 바쁜 날들이였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 좀하다가 11시에 시작하는

박찬호의 드라마틱한 경기를 보았고, 오후엔 우리 연구소 체육대회에 참여했다가,

저녁땐 후배들 공연하는 것을 보고 왔다.

박찬호 선수의 역투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고, 체육대회때 많이는 못 넣었지만 

빨빨거리면서 짧은 다리로 뛰어다녔던 농구경기 또한 좋았다. 그리고 저녁때 후배들

이 열심히 준비했던 연주를 듣게 되어 무척이나 감동적이였다.

하루가 이렇게 기분좋게 시작하여 끝까지 좋은 여운을 남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

할까. 


아침에 숨죽이면서(?) 보았던 박찬호의 역투하는 모습은 대단했다. 8회에 4번타자를

상대하면서 러셀감독이 나와 난 당연히 들어가겠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당당하게

계속 해보겠다는 그의 눈초리는 멀리 한국에서까지 느낄 수가 있었다.

결국 이례적으로 러셀감독은 그에게 'Good Luck'이라는 말과함께 교체대신 신뢰를 주

었다. 그 이후, 그의 엄청난 볼 스피드의 fast ball. 아마도 130개를 던진 투수가 

저렇게 빠르고 강한 직구는 그저 체력만으로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놀라울만한 정신력과 철저한 프로의식이 그의 볼을 강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연패의 늪에서 이젠 거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물가물해진 팀에 확실한 Stopper의

역할을 했고, 그또한 한달넘게 끌어온 14승고지를 이제 거머쥐었으니 그야말로 대단

한 일들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승리하는 모습보단 그의 팀이 이기는 모습보단

그가 역투하면서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보여주었던 그 보이지 않은 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지금까지 '프로의식'이라는 것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 보진 않았다. 사실 

박사과정이라면 공부하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의 프로의식을 가져야 할 텐데 말이다.

그저 하나하나 공들여 쌓지않고 기냥 얼렁뚱땅 모면하려고만 하고, 훗날 허물어가는

결과에 상황적인 핑계나 늘어 놓으니 말이다.


저녁때 보았던 공연은 대학원 동아리인 '애드립'이라는 그룹사운드의 공연이였다.

후배가 리더이고 베이스를 맡고있다. 신명나게 퍼져나가는 드럼과 베이스의 파워풀한

소리는 언제들어봐도 감동적이다. 이번 주에 하게되는 연고전때가 생각난다.

승리의 함성으로 축제분위기가 되어버린 신촌에 특설무대를 만들어 흥겹게 춤추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무대 위에서 바라본 흥겨워하는 사람들....

지금 나는 흥겨워하는 사람들 속에 한명으로 다시 무대를 바라본다. 화려한 조명아래

예전에 썼던 악기보다 훨씬 멋있고 좋은 음질의 베이스 기타를 메고있는 후배를 바라

본다. 너무 부럽다. 그리고 멋있다. 

나도 언제쯤이면 저 무대에 참여할 수 있을까. 아니 내가 곡이라도 만들어 줘야할텐

데 말이다. 작년 이맘때쯤 '내년엔 곡을 줄께'라고 말 했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시간은 나에게 있어 무성의하게 지나갔다. 나의 나태한 생활과 함께 말이다.

박찬호의 경기를 보고, 후배들의 공연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흘러갔다. 

이제는 무성의한 흐름은 줄여야 할텐데...  조만간 새로운 변화가 나에게 있을 것이

다. 그 변화를 기점으로 주워 담을 수 없는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깨달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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