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Hebe) 날 짜 (Date): 1997년06월01일(일) 03시33분39초 KDT 제 목(Title): After Wind(5) 바람이 분뒤에..(5) 그러니까, 희정이가 불쑥 "결혼한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난 것이 작년 겨울의 일이었다. 그전까지, 우리는 남들이 모두 결혼할 것으로 생각해주는 그런 관계였다. 물론 깊이 사랑하는.... 처음에는 장난으로 여기던 나도, 그녀의 두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본 후에 그것이 꾸며낸 말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결혼이라니? 누구랑. 왜? 나는?" "사실은 선규씨 몰래 지난 여름에 선을 보았는데... 형부소개로.." "우린 뭐니? 그 모든 약속들, 추억들, 비밀들이 다 장난이었니?" "나 너무 힘들었어. 선규씨 집에서도 나를 반기지 않았잖아. 또 무엇보다 나 여길 떠나고 싶어. 여기 한국을." 그 뒤에 그녀의 변명이나 눈물따위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그날의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아마 잊으려는 노력이 그날의 기억을 날려 보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옛스런 여자였다. 화장도 하지 않았으며, 담배는커녕 술도 한모금 마실 줄 몰랐다. 늘 9시까지 귀가하는 습관 때문에 난 항상 아쉬운 이별을 해야만 했었다. 나에게 그녀의 존재는 나의 삶 그자체였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를 모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픈 나의 치기도 수많은 친구들에 의해 객관적이라는 인정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와의 관계가 위태로움을 겪게 된 것은 우리가 만난 지 일년이 지난 뒤 연고전 마지막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