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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pebronia ( 제 5 열)
날 짜 (Date): 1996년10월16일(수) 15시49분41초 KST
제 목(Title): 오늘의 책 1차 성명서


              오늘의책 1차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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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책> 폐점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

  1인 1백만원 출자 운동을 통한 조합 설립을 제안한다

연세인을 포함한 신촌 사람들의 문화공간인 서점 <오늘의 책>이 
높은 임대료의 압박으로 오는 10월말로 문을 닫게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 해 갑작스런 임대보증금 인상에 맞서 법정 으로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10월말까지 건물을 비워야 한다는 내용으로 
건물주와 합의(판결문에 준함)를 보는 사실상의 패소로 끝나고 
말았으며, 권리금만 2억∼2억5천만원을 호가하는 신촌 지역의 건물
임대료 수준으로 말미암아 현재로서는 이전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것은 비단 <오늘의 책> 뿐 아니라 이제는 영세자본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그 어떠한 문화공간의 기획도 신촌에서는 더이상 
가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신촌이 주거지역에서 준상가지역으로 
바뀌면서 건물은 점점 높아지고 유흥가의 불빛은 화려해지지만, 
그 사이에서 정작 대학가의 심장이라고 할 문화공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권리금과 임대료의 압박으로 질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사회와 호흡하여 면면히 이어온 우리의 대학문화가 상업적 
잇속만 챙기는 자본의 힘에 의해 목졸리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하기에 
<오늘의 책>의 폐점은, 단지 애착과 추억이 깃든 한 서점을 살려내자는 
차원이 아니라 대학문화와 대학가로서 가지는 신촌의 문화적 정체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책>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으로서 여느 영세서점과 
다를 바 없는 서점이 아니라 이미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 
유지, 발전시켜온 문화공간이었으며, 이러한 정체성은 우리가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대학문화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이고 중요한 
요소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유흥가로 뒤덮인 신촌거리에서 돈이 없이도 마음놓고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오늘의 책>이며, 그래서 우리는 늘 <오늘의 책>에서 
대학과 사회와 문화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학인들을 만나왔다. 그리고 
인문사회과학 전문 서점으로서의 <오늘의 책>은 이러한 고민과 
모색을 거듭하는 대학인들에게 자양분으로 지식과 정보, 정서적 공감의 
매체인 '책'을 제공하는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우리는 대학과 대학인이 숨쉬는 대학문화의 거리 
신촌에 문화공간을 지켜내기 위한 조합 설립을 제안한다. 대학문화를 
향한 우리의 작은 뜻을 큰 힘으로 모아, 폐점 위기에 놓인 <오늘의 책>의 
이전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의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연세인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갈 것이다.

우리의 힘으로 새출발할 <오늘의 책>은 인문사회과학 전문 서점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고히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기반위에서, 다매체 
시대에 적응하여 책 이외의 매체에까지 폭을 넓혀 경영내실을 기하는 
한편으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서점'의 상을 정립할 것이다. 
기왕의 기획도서전을 더욱 알차게 정례적으로 마련하고, 신간서적과 
추천도서의 목록을 꾸준히 제공하며, 도서정보의 DB화로 '책'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다각도로 모색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의 책>이 누구나 언제든 드나들며 책을 접하고 공부하고 
나아가 서로 소통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적 실험을 매개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을 확신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오늘의 책> 이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합 설립기금 
5억의 마련을 목표로 1인 1백만원 출자 운동을 제안한다. 또한 보다 
많은 사람들의 힘과 뜻을 모으고, 향후 <오늘의 책>을 문화공간으로서 
더욱 튼튼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움직일 후원회의 조직도 
함께 제안한다.

벼랑끝에 선 대학문화의 현실에 공감하는 학생, 교수, 동문은 물론, 
신촌 거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폭넓은 참여를 촉구한다.

                                            1996년 10월 8일

      <오늘의 책> 조합 설립 준비위원회 임시사무소 332-8334

    준비위원 장운 (예인기획 대표)
     김태경 (이론과 실천 대표)
     변정수 (미디어평론가)
     김용운 (서울지역 인문사회과학서점모임)
     원낙연 (중앙일보 기자)
     이도형 (<오늘의 책> 학생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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