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6년09월05일(목) 13시48분58초 KDT 제 목(Title): [퍼옴] 가요계평 <주류가요의 안정기와 꿍따리샤바라> 서태지와 아이들이 떠난 90년대 후반. 대중 가요계에서 댄스 뮤직은 여전 히 왕좌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톡톡 튀는 댄스 뮤직은 이제 하나도 신선 하다거나 상큼하지 않다. 신세대 바람을 몰고온 '난 알아요'의 충격 정도 는 기대도 안한다. 룰라의 데뷔 때 신선함이나 김건모의 '핑계' 박미경의 ' 이유같지 않은 이유'가 보여준 가사와 가창력의 새로움 같은 것도 없다. 하다못해 디제이 덕의 '머피의 법칙'이 보여주었던 참신함도 없다. 정말 90년대 후반의 댄스 뮤직은 이미 다 해본 장난이고 다 해본 파격의 반복이 다. 다만 놀라운 것이 있다면 클론의 '꿍따리샤바라'나 디제이 덕의 '여 름이야기' 등 히트를 겨냥한 안전빵의 선택들이다. 지나가다 들어도 어디 선가 들은 것처럼 너무도 익숙한 선율이다. 그 익숙함은 누구나 빠르게 기 억하게 하는 가장 큰 요건이 아닐 수 없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별 긴장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선율은 이제 가요계의 주류가 음악적으로 더 이상 나아가기를 멈추고 오히려 뒤로 물러나 주춤하고 있음 을 보여준다. '여름이야기'의 가사는 '잘못된 만남'이래 이미 진부해진 이야기이며, 이 보다 좀 나은 '꿍따리샤바라'의 가사 역시 록앤롤 댄스 등에서 보였던 새 로움의 긴장감보다는 긴장을 포기한 편안함이 강하다. '꿍따리샤바라'의 거친 창법이 그나마 악곡과 가사 전체를 싸안는 조화와 균형감을 발휘해 작품에 개성을 부여할 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왕좌를 차지하 려는 싸움이 전개된다. 90년대 전반 신세대 바람을 타고 일구어낸 새로운 경향과 변화의 역동성을 모두 상실한 채 안정기를 구가하는 주류 가요를 보면 필자는 묘하게 20년 전인 70년대 후반을 연상하게 된다. 70년대 초반 수많은 통기타 가수들의 새로운 포크 송과 신중현의 독특한 록이 대중가요를 변화시켰고 74년 포크 송과 이장호 하길종의 영화가 대중 문화계의 주류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 자 75년의 갑작스런 대마초 사건이 상승하는 청년 문화의 기세를 꺽어놓았 다. 그리고 70년대 후반 '푸른 시절' '다정한 연인들' '밤배야' 등 익숙하 지만 참신함이 배제된 긴장감 없는 가사의 포크송만 시청자의 귀를 간지럽 혔다. 때를 놓칠세라 청년문화 바람에 주춤거리고 있던 트로트가 다시 세 를 과시하게 된다. 이는 얼마 전부터 다시 트로트가 고개를 드는 현상과 얼마나 흡사한가. 70년대 후반은 대마초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90년대 후반은 서태지와 아이 들의 은퇴로 시작된다. 텔래비젼과 주류 가요와 언더그라운드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줄기차게 새로운 일을 저지르던 서태지의 영악한 은퇴는 이제 더이상 주류 가요가 실험성은 물론 참신함조차 기대할 수 없는 안정기에 들어서고 있음을 예감하게 했다. 짐작건대 아마 당분간 주류 대중가요는 이렇게 지루한 몇 년을 보내게 될 듯하다. 늘 새로운 것을 찾는 수용자들 의 눈은 이제 비주류인 언더그라운드로 향하고 있다. < 이영미 대중음악비평가 > /* 서태지가 좋아 좋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