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rheeyj (TinSoldier�) 날 짜 (Date): 1996년07월08일(월) 20시18분05초 KDT 제 목(Title): 시촌동생의 결혼식 오늘은 사촌 동생의 결혼식이 있었다. 그래서 교회로 갔다. 많은 사람들... 정신없는 분위기... 나보다 한살 어린 내 사촌 동생이 나보다 빨리 결혼을 하니 사방에서 그 동안 난 뭐 했느냐는 질문들 뿐이었다. 다행히(?) 나 보다 세 살 많은 또 다른 사촌 형이 있었기에 집중 포화는 면할 수 있었다. 목사님의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주례를 들으며, 남성 합창단이 부르던 아름다운 축가를 들으며, 눈부신 신랑, 신부에게 축복을 보내며... 그렇게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도 부럽지가 않았다. 주위에서 위로 비슷한 투로 '이제 너도 곧 결혼해야지.' 하는 이야기도 결국 나의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신경 끄시지요.' 라는 말은 차마 할 수도 없고. 사람들은 자신과 같지 않은 사람을 보면 참을 수 없나 보다. 그런 사람은 비정상적이며 불행한 것으로 공표하기를 바라나 보다. 결혼을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오늘도 느낀 것이지만 "신랑, 남편" 같은 어휘는 내게 어울리지 않으며 "신부, 아내" 같은 어휘는 내게 거북함을 줄 뿐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 중에 <Baby Blues> 란 것이 있는데 젊은 부부가 아기를 키우면서 겪는 일상적인 일들을 재미있게 담고 있다. 그런데... 이게 남 얘기니까 재미가 있지 내 얘기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처럼 참을성이 없는 사람은 결코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런줄 알면서도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는다는 것은... 그것은 양심불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완벽한 부모가 될 준비가 다 끝난뒤에 결혼 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기본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은가! <내가 원하지 않는 결혼식> 부모님의 말씀을 크게 거스른 적이 없던 나였으니까 부모님이 눈물로 호소(?)하거나 협박을 하시면 어쩔 수 없이 선울 볼 것이고 그래서 만난 사람이 별 흠잡을 곳이 없으면 (선을 보면 가부간의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면서?) 이런게 결혼이려니 하고 결혼 날짜를 잡겠지. 그래서 결혼식장 앞에서 별로 웃음도 안 나오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하겠지. 북적거리는 많은 사람들은 그저... 많은 사람들일뿐 하나하나가 누구인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고 생각할 경황도 없겠지. 그러다가 그렇게 정신이 없고 얼 빠진 상태에서 나는 서약을 할 것이고... DOOM! 내 인생 종치는 소리... <내가 원하는 결혼식> 서로의 존재가 너무나 큰 것이어서 결혼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생각이 안날 것이다. 종잡을 수 없는 감정들이 마침내 잠잠해지고 비로소 상대방을 온전히 받아 들일 자세가 되어, 비록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은 알지만 항상 그것을 감내하고 이겨나갈 노력의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조용하고 작은 성당에서 나이가 지긋한 신부님이 주례를 보시고 하객은 많지 않을 것이며 그나마 결혼하는 당사자들의 마음은 서로의 존재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하객따위는 신경조차 쓰이지 않을 것이다. 설사 단 한 명의 하객이 없다하여도 그것이 슬프거나 마음쓰이지 않을 것이며 증인이 되어 줄 사람조차 없으면 이름없는 들꽃들을 증인 삼아 식을 올리겠지. 그리고 서약을 하는 순간에 심장이 멎는 것 같은 행복감이 가슴을 저며 올 것이며 식이 끝난 후에는 그 순간 생이 끝날지라도 바랄 것이 없는 그런 무책임한(?) 생각조차 들 것이다. <지금 내 삶은...> 금세기내로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그럴 만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고 생각. 결국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시달리다보면...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면... 아마도 전자 쪽의 결혼식으로 내 삶은 흘러가겠지. 나는 두렵다. Sting의 <The Secret Marriage>나 들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