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pipiband (감성지수99@) 날 짜 (Date): 1996년06월14일(금) 16시50분40초 KDT 제 목(Title): 오랫만에..양옹의 추억.... 고3 여름방학때였나...아니면 주말이었던가.... 내 단짝 수현이와 나는 교무실 앞 뚜아의 옆에 있는 여섯번째 계단에 앉아서 놀고 있었다. 그때 양옹이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셨다. 양옹을 흠모하던 수현이가 그냥 지나칠리가 없지 :> 수현: 선생님, 어디 가십니꺼? 양옹: 음, 정신병원에 간다. 수현 & 경미: 헉~! 양옹은 급히 가야 한다면서 주차장쪽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난 양옹이 그냥 병원에 간다고 해도 되는데 왜 '정신병원'이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했는지 알것 같았다. 수현이랑 나는 양옹에게 달려가서 따라가겠다고 졸랐다. 양옹은 지하철 타고 가야 하는 곳이라고 하면서 발을 질질끌고 걸어갔다. 우리는 양옹의 롱다리에 맞추어서 뛰어갔다. :> 우선 지하철을 타기 위하여 시청역까지 걸어갔는데, 보통 지하철 타고 등교하는 애들은 모두 시청역을 이용하지만 그 나이 되도록 거의 걸어다녀본적이 없는 나에게 그 거리는 넘 힘들었다. 그래서 난 시청역에 가까워졌을때 헥헥거렸고, 양옹은 의아스럽다는듯이 날 쳐다보았다. 하긴...수업시간에는 신나게 떠드는 애가 알고보니 운동부족의 허약체질이었으니 ... 의외였겠지... 저녁시간의 2호선은 사람이 많았다. 지하철이라는것 역시 나에겐 낯선 것이었기에 난 신기한듯이 둘러보고..광고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윽..난 넘 촌티가 나네.힛) 그때 양옹이 갑자기 나에게 말했다. "넌 어느 순간 갑자기 자라게 될것이다." 헉~! 그건 또 뭔소리?? 난 복잡한 말은 못알아들어~~ 잉... 암튼... 무슨 역인지 기억은 안나지만...낯선 곳에 내려서 수현이랑 나랑 양옹은 정신병원으로 들어갔다. 양옹은 대기실에 우리를 앉혀놓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후에 엘리베이러를 타고 어디론가 올라가셨다. 수현이랑 나는 긴 의자에 앉아서 놀기도 하구, 잠깐 병원 뒷뜰에 나갔다 오기도 했다. 그런데 양옹이 한참 지나도록 오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 앞으로 환자들이랑 간호사 누나들이 왔다갔다 햇다. 그런데 오홋~~~ 양옹이 지하실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수현이는 아직 양옹을 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내가 수현이에게 '양옹이다!' 라고 말하지 못했던 이유는 양옹이 데리고 걸어가던 사람 때문이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마르고 예쁘고...얼굴이 넘 창백한 소녀가 환자복을 입고 양옹의 부축을 받으며 엘리베이러 쪽으로 가고 있었다. 난 왠지 못본척 해야 할 것 같아서 고개를 돌렸다. 양옹과 소녀는 엘리베이러를 타고 어디론가 올라갔고, 한참 후에야 양옹이 와서 우린 병원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미 거리는 캄캄했다~! 양옹은 저녁을 먹어야겠지??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셨다. 수현이랑 나는 이구동성으로 '짜장면이요~' 라고 했고, 우린 아주 오래된 듯이 보이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짜장면을 맛잇게 먹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으로 왔는데... 양옹은 가판대에서 담배를 사더니 배재공원쪽으로 들어서면서 혼자 걷고 싶다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수현이는 선생님이 혼자 가니까 서운해 햇지만.... 난 왠지 선생님을 혼자 내버려두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수현이를 끌고 다른 길로 갔다. 정신병원과 예쁘고 창백한 소녀와 양옹과... '어느 순간 넌 갑자기 자라게 될 것이다.'라는 뜻모를 말을 속삭여주던 그 순간이 오늘 너무 그리운걸.... 하늘을 닮은 작은 풀꽃으로 태어나고 싶다. 하루종일 하늘과 호흡하며 구름과 수다떨수 있는 작은 언덕에 살고 싶다. 하얀꽃잎이 되어 이슬과 햇빛만으로 살수 있다면...... From 개그인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