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rheeyj (TinSoldier@) 날 짜 (Date): 1996년06월12일(수) 20시53분47초 KDT 제 목(Title): 거울속의 아이 내가 국민학교, 그러니까 지금의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의 일이었다. 나를 기쁘게 해 주시려고 어머니께서는 병아리 세마리를 사오신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세마리에게 각각 이름을 지어 주고 (아마... 존, 메리... 뭐 어린애가 생각해 낼 그런 이름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 병아리 삼남매(?)를 나는 아랫목에다가 눕히고 애지중지 키웠다. 그러나... 어린애가 얼마나 병아리의 생태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겠는가? 병아리는 하나씩 죽어갔다. 그때마다 기억은 안 나지만 울고불고 난리를 쳤겠지. 그래도 아직은 살아 남은 병아리가 있어서 그것을 위안으로 삼았으리라. 두 마리가 죽은 뒤 마지막 남은 병아리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녀석은 마당에서 내가 뛰어 다니면 내 뒤를 졸졸 따르던, 내가 가장 사랑하던 녀석이었다. (어린애가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알았겠는가 의심스럽겠지만 그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을 난 그 녀석에게 주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병아리를 데리고 마당에서 그렇게 뛰어 놀고 있었다. 그 녀석은 내 뒤를 졸졸 따르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러다가... 난 그 녀석을 밟고 말았다... 시멘트 바닥에 흐르던 그 녀석의 피...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내겐 너무나 현기증이 나는 그런 것이었다.) 일하는 누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 녀석의 주검을 쓰레기 통에 내다 버렸다. 난 그날 하루 종일 울었다. 그날따라 어딘가로 나가셨던 어머니는 왜 그리 돌아오지 않으셨는지... 난 안방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며 계속 울었다. 그때 안방에는 커다란 거울이 달려있는 장롱이 있었는데 나는 그 거울을 보며 울었다. 난 아직도 그 거울속에서 나를 한없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던 그 아이를 기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