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rheeyj (TinSoldier@) 날 짜 (Date): 1996년06월09일(일) 21시13분46초 KDT 제 목(Title): Ilya Repin (1844-1930)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 이 분의 작품들을 동아 갤러리에서 직접 볼 수 있다고 해서 오늘 가 보았다. 그의 <이반 대제와 그 아들> 이란 작품을 익히 기억하던 터였고 게다가 이미 부모님께서 지난 주에 다녀오신 관계로 책자와 포스터를 통해서 사전 지식을 미약하게 나마 갖고 작품을 대할 수 있었다. (사실... 불충분한 혹은, 편협한 사전 지식은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되어, 그다지 열심히 준비를 하진 않았다. :b ) 그의 작품들은 참으로 극적인 것들이 많았다. 기억에 남는 것은... (극적인 면에서) <1698년 노보제비치 수녀원에 감금된지 일년이 지난 뒤의 알렉세예프나 황녀, 그녀의 친위대가 처형당하고 시녀 전부가 고문당하고 있을 때> (제목도 길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고백성사를 거부하는 사형수>, <어느 선동가의 체포> 등 이었다. <1698년...>은 우선 등장하는 여자의 무서운 눈초리에 (나를 노려보는) 움찔하게 된 그런 그림인데... 잘 보면 창 너머로 목매달려 처형 당한 그녀의 신하(친위대) 의 모습이 악몽처럼... 그림자처럼... 그려져 있다. (섬뜩) <어느 선동가의 체포>는 러시아때 젊은 혁명운동을 하던 젊은 지식인이 체포되는 장면인데... 그가 해방시키고자 했던 주변의 농민들이 오히려 몰이해와 조소로 일관하는 모습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고백성사를...> 도 혁명운동을 하다가 사형을 받게된 사람이 고백성사를 하라고 하는 신부에게 거절의 모습을 보이는 그림이다. 아주 간결하고 극적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 중에 하나는... <아무도...> 인데... 유배당하고 갑자기 집으로 돌아온 혁명가를 맞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담고 있다. 가족들의 모습에는 반가움도 당연히 있지만... 돌아온 그를 보고 앞날이 걱정되는 듯한 표정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설에도 그렇게 쓰였음. :) ) 밝기만 하지는 않는 가족들의 표정과 역시 가족들의 그런 표정과 마음을 읽고 있는 듯한 주인공의 모습이 아주 인상깊다. 게다가 이 작품은 주인공이 남자인 그림도 있고, 여자인 버전(?)도 있는데... 내가 남자여서 인지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온 그림이 더 마음에 들었다. (지금 방에 그 포스터가 있음.) 언젠가도 말했지만... 난 고뇌하는... 그래서 외로운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여자 주인공의 표정은 그런 면을 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볼보 강가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이란 작품은 여러 명의 인부들이 강가에서 배를 끄는 모습인데... 마치 소나 말처럼 사람들이 줄줄이 엮겨져서 배를 끄는 모습에... 그 힘겨움이 내 몸에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의 굴레를 힘겹게 지고 가는 것 같았다. 그외에 <밀밭 사잇길에서> 란 작품도 좋았는데... 화가의 부인과 어린 자녀들이 밀밭 길에서 평화롭게 거니는 모습이... 마치 낙원과 같이 다가 왔다. 독서하는 톨스토이의 모습이 담긴 <숲속에 누워있는 톨스토이> 도 좋았다. 종이에 연필로 간단하게 스케치를 한 것들도 볼 수 있었는데... 그 중에 <소녀 아다>란 작품은 특히 좋았다. 몇 가닥의 선으로... 사람의 얼굴을 그처럼 아름답게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음... 그리고 그 소녀의 얼굴이 누군가를 연상시켰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b ) 미술을 좋아하시는 분은 꼭 볼만한 전시회였다. 6월 30일까지. 전화 317-5745 영풍문고에서 을지로 방향으로 가시면 쉽게 찾을 수 있읍니다. 이 길고 난삽한 글이 오늘 본 그 어느 한 개의 그림보다도 더 많은 것을 전할 순 없읍니다. TinSold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