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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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outsider (하얀까마귀()
날 짜 (Date): 1996년05월20일(월) 11시20분02초 KDT
제 목(Title): 키연인이 되려면



난 이전까진 이 키즈란 곳, 글구 이 YonSei게시판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열거법으로 들어보자면 (그래야 쓰기가 쉬우니...) 일년째
키즈를 들락거리는 동안 느낀 것은

1. 음... 게시판의 연령층이 높구나..
  키즈의 계층에 대해서는 나중에 딴 글에서 느낌을 써보고, 아뭏든 일단
  키즈에서는 '난 절므니야!'라는 만족감을 :) 느끼게 해 줄정도의 사용자
  층들이 게시판에 덮여있었다. 냠냠.. 학부생만 되어도 젊어 보이는데,
  난 2학년이니.. 에고 샛길로 간다.

2. 몇몇 분들이 게시판을 뒤덮구 있구나
  음... 이른바 '스타'또는 '트러블 메이커'를 얘기한다기 보다는 상당히
  많은 게시판에서 게시판의 목적(이란게 있다면) 보다는 게시판이 각각
  몇몇 사람들의 친분을 나누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가 깊어지기도 했고, 상용서비스등처럼 '게시판 목적에 맞추자'라는
  압력이 전혀 없기도 하고 보니깐 필연적이기도 하다는 결론도 내려봤다.
  아뭏든, 기이한 게시판에 (양산박은 왜 있냐고 어떤 '합리적'인 사람들은
  불만이 많겠지.. :) 게시판마다 몇몇분들이 뜨끈뜨끈하게 지내고들
  계셨다. 그리고, 계신다.

아뭏든, 1과 2의 상황을 종합하고, 연세 게시판을 보고나서 내가 작년에
서서히 결론지은 것은 '그래, 내가 끼어들어서 뭣하나, 연배 지긋하신 ;)
분들이 서로 삶의 위안을 찾는 곳인데...' 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난 연세보드
에서는 그저 좋은 글 있으면 읽기나 하고, 딴 보드들, 예를 들어 역사보드나
퀴즈보드, 아니면 사람이 워낙 많은 가비지.. 에나 간헐적으로 글을 썼다.
실제로 이 연세 보드에서 난 적잖은 사람들이 제도권(?)의 진입을 시도하고
포기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여기까지 읽으면 뭔가 인제 상투적인 비판 '끼리끼리들만 놀지 마라요~'운운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짐작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고건 아니다. 난 이런
'끼리끼리(?)'의 장소가 더 많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축이다.
게스트와의 허무한 톡이나, 한번 하고는 키즈의 캐쉬속에서 잊혀지는 챗보다는
게시판에서 나누는 이런 교류가 (하드용량이 허락한다면 :) 더 좋지 않겠는가?

다만, 이렇게 게시판에서 나누는 음... 마음의 교류라고 부를만한 것을 하려면
커억... 막말로 말해서 글솜씨, 내가 생각하기에는 예민한 감성과 삶의 연조가
필요한 것 같다. 글솜싸는 글재주랑 달라서, 자위하듯이 써대는 글이나 변비
환자처럼 기발한 표현을 해 고심하는 (난 고심한다.. 지금!) 수고를 할 필요
없이, 쉽게든 힘들게든(아마 힘들겠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는 것이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이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그리고, 이런 솜씨를 갖추려면 아무래도 역시(!) 경륜이 필요한거라는 결론이
나왔다. 아무래도 아직 별로 삶을 즐기지 못한 학부생 이하의 머리에서는
감명이나 동감을 느끼게 하는 '우러나오는'글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고,
'울컥'나오는 글이나 쓰는게 아닌가 싶다. (이 봐라, 또 말장난이나 하지..)

키연인들은 내 머리속에 있는 이미지로는 거의 재키즈 연세 OB ;-) 라고
인식될 만큼 경륜이 깊은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 생각은 지난
토요일 독다방에서 키연인 모임과 encounter했을 때에도 바뀌지 못했다. :)

즉, 긴 횡수를 요약하자면, 키연인이나 다른 키즈의 게시판에 얼굴을 내미려면
게시판에 마음을 터 놓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대개 상당한 삶의
경험이 필요하다. 오히려 연세인이거나 ex연세인일 필요는 없다. (연세대가어디 
있는지만 알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고 다시 국외에서
조용히 연세보드와, 키즈를 관람할 생각이다. 내 마음을 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남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p.s. 근데, 나의 원래 독다방 모임은 깨졌다. 엉엉~~ 차라리 계속 붙어 있을껄..
   난 왜 독다방에서 만나기로만 하면 결과가 떡일까? (지금까지 3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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