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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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토비)
날 짜 (Date): 1996년04월22일(월) 22시28분10초 KST
제 목(Title): [일기] 창문에 비친 내 모습...


대학에 첫 발을 딛고 들어왔을때, 학교의 중앙도서관에 둘째 형을 따라 간적이있다.

그때 둘째 형님은 대학원생이셨고, 난 그야말로 새내기....

조용하지만 학구열로 가득찬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첨으로 대하는 커다란 원

서를 책상 위에 버젓이 펴놓고, (그 당시엔 예쁘게 생긴 그 책을 들고다니면서 폼잴

려고 엄청 낑낑거린 기억이 난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1학년 티를 팍팍내는

그런 모습이였지만..) 고등학교 때랑은 다르게 으젓하게 공부를 시작했었다.

몇 분 지났을까..  갑자기 눈 앞이 아른아른 거리더니만, 결국엔 기냥 엎어져서 잠이

들고 만 것이다. 나중에, 누가 깨워서 눈을 떠보니깐 옆에 무서운(?) 동문 선배님이 

자고있는 나를 보면서 어의가 없다는듯이 쳐다보는게 아닌가...  

난 반갑게 그 선배님을 맞이하고서 역시 후배의 장점을 살려서리, 애교를 떨면서 그 

선배님과 함께 지하 솟을샘(지금은 진짜로 솟아서 6층에 자리 잡고 있다.)에 음료수

를 마시면서 그 선배님의 강의(?)를 들었다.

"무릇 도서관을 임할때는, 우선 1학년은 도서관 건물이 어디에 위치해있는가만 알면 

되고, 2학년땐 도서관에 들어가서 몇 층에 뭐가 있는가만 파악하면 되고, 3학년땐 자

리를 잡고서 가방만 놓고 나가놀면 되고, 4학년땐 자리에 앉는 버릇을 들이기 위해서

책상에 엎어져 자는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4학년도 아닌 내가 왜 도서관에

들어가서 자고 있냐고...  에궁~  

암튼, 이런 충고(?)를 당연히 받아들여서, 난 그때부터 도서관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대학 3학년 겨울방학때부터 친구들이랑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다 모이면 

가방싸고 밖에 나가는..  뭐 그런 생활을 하다가 4학년이 되서야 비로서 밤까지 남아

도서관 Open Table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무언가는 언

급하기가 쫌 곤란하지만..  쫍~)

난 어떤것에 깊이 빠지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냥 쫌 하다가 싫증을 자주내는 편이라

서, 끊질기게 어떤것을 계속 하는게 별루 없다. 하지만, 한번 빠지기만 하면 쫌 무섭

게(?) 되는 경향이 있긴한데, 대학 1학년말때의 클래식에 빠진것과 4학년때 곽원 입

시 준비할때...  이렇게 두번이였던 것 같다.

워낙 공부와는 담쌓은 대학생활에서 첨보는 어려운 원서를 혼자 독파하는것은 도무지

상상이 않간다. 하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다 보니깐 재미도 있고 내 스스로 내

용을 이해할땐 정말 신이 나기도 했으니...  믿거나 말거나...

날씨가 차가운 밤에 따뜻한 도서관에 창문을 바라보고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보는데,

갑자기 조용한 도서관 창문에 내 모습이 비치는것을 볼때가 가끔식 있었다. 

깜깜한 밤에 창문에 비친 나의 모습....

정말 멋찌게 보였다. 내 얼굴이 멋찌게 보인게 아니라 그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

무언가에 빠진 나의 모습...  정말로 아름답기까지 했다.

쫌 엉뚱한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행복감도 느끼기 까지 했으니...  후후~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때와 같은 도서관에서의 모습도 아

니고, 또한 연구실 내 책상에 앉아서 아무리 창문을 봐도 그렇게 멋찌게 보이진 않는

다. 그저 하루하루 곽원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같이 느낄뿐...

그렇다고 내가 지금하고 있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재미가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때와 같은 그런 기분은 못 느낀다. 

물론, 그땐 셤공부하는 것이라서 아이디어 짜내는거랑은 쫌 성격이 다르겠지만, 지금

도 예전과 같은 그런 푸욱~ 빠진 내 모습을 보고 싶다. 비록 사람들이 많은 도서관은

아니지만, 그나름대로 내 지금 연구에 희열을 느끼면서 빠져있는 내 모습을 보고싶다

창문에 비친 나의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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