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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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6년03월19일(화) 19시49분38초 KST
제 목(Title): 아침부터 지금까지...


"오늘 일진이 아주 좋은데?" 

이런 말이 생각날 때란..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이 빽빽한 버스를 그나마 타지도 

못하고 놓쳤는데 그 차가 지나자마자 텅빈~~ 같은 번호의 버스가 유유히 내앞에 

섰을 때이다. 자가용 타는 것보다 더 큰 기쁨.

"오늘 정말 재수 없단 말이야~~"

이런 소리가 더이상 입속에 머물지 못하고 내 뱉어질 때란..

시간에 쫓겨 버스 승강장까지 뜀박질하는 와중 교통신호등에 걸려 횡단보드에 

서 있는데 내가 타려는 버스도 신호등에 걸려 서 있을때이다. 무너지는 가슴.


버스에 신경 쓸 필요없는 기숙사이니 하루의 시작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물론 오늘은 특별한 하루였다.

파스칼형이 유학간다고 환송회가 대전서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왕 대전가는 김에 대전서 장기체류를 작정했기 때문에 기숙사 짐의 반을 챙겼다.

한손에는 옷가지, 또 한손에는 스테레오 카세트(더블 데크), 그리고 등에는 

배낭을 짊어지고 여자기숙사 계단을 통해 보무도 당당히 걸어내려왔다.

마지막 계단을 왼발로 딛고 오른발을 현관 바닥에 내려 놓는 순간......

찍~~~~~ 오른발이 미끌어지면서 앞으로 퍽!! 엎어졌다.

양손에 짐들고 등에 배낭메고 엎어져 보라~~  눈물이 찔끔 안 날 수 없다. 흑흑..

청소 아줌마가 미안하단다. 기름 걸레로 한번 쓱 문지른 곳이라 다시 닦으려 했는데

그 새에 내가 디뎠다는 것이다. 걱정말라고 웃으며 힘차게 현관을 걸어나왔지만

그 후로 오른발이 쩔룩쩔룩..


실험실에 들어오자마자 전화가 왔는데 파스칼 형이다. 서울이란다. 그래서 내가 

황당해서 물었다. " 오늘 환송회라면서 서울서 뭐 해요? "

파스칼이 오히려 황당해하면서 " 환송회는 다음주 화요일이야. 누가 헛소리 했어! "

이런다.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짐싸고 대전 가서 뭐하고 지낼건지 스케쥴짰던

것을 생각하니 허무하다. 특히 억울한 건 시퍼렇게 멍들고 퉁퉁 부은 내 무릎..


오늘 대전가야했기에 실험만 죽어라 하고 데이타 정리는 손도 안대고 있었다.

하지만 실험은 어제로 제1막을 내렸기에 여유부리며 데이타 정리에 들어갔다.

데이타도 빽빽하지만 또한 그래프 그리는 옵션도 장난이 아니여서 데이타 하나 

정리하는데 2시간 정도는 소요되었다. 그런데 그래프 그리고 잇는 와중에 정전이

되었다. 유니콘의 비명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교수님도 곁에 계시다 불쌍하다는 

듯이 날 쳐다봤다. 전기실에 전화를 걸어 난리를 치고 싶었지만 교수님이 계시기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옆실험실에 가서 전기실로 전화를 때렸다. 모두 통화중이다.

항의전화를 받고 있을거 같다. 그래~~ 참자... 다시 불이 들어왔다. 화일을 불러보니

30분만 분량만 잃었다. 불행중 다행이야~~라 스스로 위안을 하며 아까 날렸던 부분을

다시 작업했다. 또 컴이 나갔다. 2초동안의 짧은 암흑....... 

도저히 도저히 용서 할 수 없었다.  또 옆방으로 달려가서 전화하려 했더니 이미 

전화햇단다. 광주과학원의 잘못이 아니라 한전에서 전력 공급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어휴~~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두번씩이나 정전을 일으킬 수가 있는걸까.

이렇게 해서 난 또 3번이나 같은 작업을 반복하게 생겼지 않은가......

컴실에서 키즈라도 들어오려 했더니 웍스테이션도 맛이 가 있었다. 또 정전될까봐

두려워 책상위에서 엎드려 마음을 가다듬었다. 화풀이 할 곳이 전혀 없다..

억울한 건 나혼자뿐이다. 마음 수양이라 여기고 호흡을 크게 하고 응어리를 

하나 하나 풀어냈다. 겨우 스스로를 진정시키게 되자 후배랑 말도 하면서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후배가 말했다. "자동저장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난 딱 불어지게 말했다. "저장중에 정전되면 어떻게 되라고.. 화일이 다 날아갈

거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실험실에 암흑이 찾아왔다.

유니콘의 가슴에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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