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stro (멋진 왕자) 날 짜 (Date): 1994년07월25일(월) 10시06분11초 KDT 제 목(Title): 토요일 밤---신촌 지난 토요일도 언제나 처럼 서울에 갔었어요. (후후후...요즘 당분간 주말부부가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그 날은 후배가 신촌에서 만나자고 했던 날이어서 가슴 두근거리는 날이기도 했지요. 우리 애기 영재가 7시 반에서 8시 사이에 자니까 8시 반에 만나자고 했었어요. 아~~ 약속은 금요일에 서로 톡하면서 했는데 그때 저는 어디에서 만나야할지 몰라서 키즈를 열고 GoodPlaces에 가서 신촌에 있는 것들 이름을 죽 대며 후배에게 너 여기 아니? 너 여기는 그래가며 장소를 결정했어요. 참 세상 좋아졌다..하는 느낌이 팍팍드는 순간이었지요. 대전에 앉아서 서울사는 애랑 글자를 주고 받으며 오히려 대전에서 서울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다니.. 그렇게 해서 약속 장소를 정할 수 있다니...캬... 어쨋던 처음 장소는 "위스키스"로 정했어요. 8시 반 위스키스는 꽉꽉 차 있었어요. 키즈에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처럼 나비넥타이 맨 사람들이 써빙하고 있었고. 날이 너무 더워서 인지 에어컨이 두개나 작동을 하고 있었음에도 너무 더웠어요. 나는 늘 마시는 블랙러시안을 주문했는데 맛이 영 아니올시다 였어요. 전 칵테일 맛에는 정통해 있다고 자부하거든요. 덥고..술맛없고.. 종업원들도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니고.. 뭐 추천할 생각이 없는 집이더라구요. 그래서 한잔만하고 나와서 후배에게 다른 장소를 안내하라고했지요. 그래서 간곳이 신촌시장 어린이 놀이터 있는곳에 있는 카리브라는데 였어요. 5층에 있더군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되지요. 내가 몇년전에 일본갔을때 술집들이 건물 5층 6층 뭐 이런데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야..이거 술을 이런데서 마시는구나..엘리베이터꺼지 타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우리나라도 어느 사이에 그렇게 되었더라구요. (여기서 촌놈 티가 나는구나.) 올라간 카리브라는 술집은 인상이 좋았어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도대체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는 거 였어요. 메뉴를 보니 맥주는 죄다 내가 미국에서 즐겨 마시던거였어요. 밀러, 미켈롭, 코로나 엑스트라 등등..와...청량음료들도 그랬구요. 모두 미군을 통해서 나오는 거겠지요. 어쨋든 시골에서는 히테(HITE)냐, 이세(ICE)냐, 카스(CASS)냐를 놓고 전쟁이 뜨거운데 여기서는 밀러냐, 미켈롭이냐, 코로나 엑스트라냐로 난리더군요. 여하간 오랫만에 미켈롭을 마실 수 있었지요. 이짐은 여러분께 추천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까지는 후배가 사기로 되어있었기때문에 미안한 마음도 들고해서 장소를 옴겨 한잔더하자고 했지요. 좀 더 럭서리하고 물도 좋고 그런데로 가자고 했더니..이 후배님 한계가 거지였어요. 어디를 갈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더군요. 신촌을 헤매고 있었는데 옛날같은 모습이 보였어요...삐끼들 말이예요. 왠 삐끼들이 그리 많은지. 옛날 순진하던 시절에 삐끼한테 당했던 생각이 나더군요.. 10년전 돈으로 30-40만원씩 나오고 그랬었거든요. 후배말에 의하면 요즘 그 사람들 따라가면 100만원은 나올거라고 하더군요. 이리저리 헤메다 결국 간곳이 ROXY라는 후진 락카페였어요... 헤헤...그래도 감지덕지지요. 난 락카페라는데를 처음 가본거거든요. 저번에 올렸던것 처럼 헌번 갈라고 시도했다가 거절당한게 락카페에 관한 제 경험의 전부이거든요.. 우와...정말 요지경이더라구요. 물론 여러분들이야 다 이시는 눈에 익은 광경이겠지만요...저에게는 충격이었어요...헤헤.. 남녀할거 없이 담배들을 피워대고 찐한 모습들도 보이고 배꼽이 보이는 멋진(?) 옷들을 입고 요염하게 흔들어 대고... 취해서 헬레레 거리는 애는 하나도 없고.. 예쁜 여자애가 화장실가면 꼭 남자 한둘은 잠시후 따라들어가고... 뭐하는지 모르겠지만...헤헤... 구경 잘하고 나온 시간이 11시 반쯤 되었나 그럴꺼예요. 첨부터 술마시겠다고 나왔으니 차는 없었고..택시를 타야 했지요. 와...택시를 잡으려는 그 수 많은 여자들...눈을 안돌릴라고 해도 자꾸만 눈이 돌아가게 만드는 그런 차림의 여자들이 너무 많았어요. 20분이 지나도록 택시를 못잡고 목구멍이 아프도록 서대문~~을 외치고 있노라니까 정말 약오르데요...날은 덥고... 우와~ 열받어...내 애마 소나타 이~~~~가 정말 절실히 생각나더군요.. 고 놈만 있었으면 택시 잡느라 쩔쩔매는 옆의 이쁜 여자애도 태워줄 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도 나더라고요.. 헤헤..이거 딴 마음 있었던거 아닙니다...오해마세요..헤헤.. 토요일 신촌의 밤은 방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음이 넘실거렸어요. "신주쿠의 밤은 잠들지 않는다"라는 일본 애들의 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신춘의 밤은 잠들지 않는다" 라고 해야겠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찜찜하고 개운치않은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요... 겨울이 가면 봄이오겠지 오는 봄을 막을 수 없을꺼야 연세보드번영위원회 파랑새 우는 저 언덕 넘어 자칭 대빵 아스트로 무지개는 걸릴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