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5년11월27일(월) 11시24분59초 KST 제 목(Title): [수필] 엄마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 엄마와 나는 숨기내기를 잘하였다. 그럴 때면 나는 엄마를 금방 찾아냈다. 그런데 엄마는 오래오래 있어야 나를 찾아낸다. 나는 다락 속에 있는데, 엄마는 이방 저 방 찾아다녔다. 다락을 열고 들여다보고서도 "여기도 없네"하고 그냥 가버린다. 광에도 가보고 장독 뒤도 돌여다보는 것이 아닌가. 하도 답답해서 소리를 내면 그제서야 겨우 찾아낸다. 엄마가 왜 나를 금방 찾아내지 못하는지는 나는 몰랐다. 엄마와 나는 구슬치기도 하였다. 그렇게 착하던 엄마도 구슬치기를 할 때는 아주 떼쟁이였다. 그런데 내 구슬을 다 딴 뒤에는 그 구슬들을 내게 도로 주었다. 왜 그 구슬들을 내게 도로 주는지 나는 몰랐다. 한 번은 글방에서 몰래 도망왔다. 너무 이른 것 같아서 행길을 좀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왔다. 내 생각으로는 그만하면 상당히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그런데 집에 들어서자 엄마는 왜 이렇게 일찍 왔느냐고 물었다. 어물어물했더니, 엄마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막 때린다. 나는 한나절이나 울다가 잠이 들었다. 자다 눈을 뜨니 엄마는 내 종아리를 만지면서 울고 있었다. 왜 엄마가� 우는지 나는 몰랐다. 나는 글방에 가기 전부터 '추상화'를 그렸다. 엄마는 그 그림에 틀을 만들어서 벽에 붙여놓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추상화가 없을 때라,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은 아마 우리 엄마가 좀 돌았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엄마는 새로 지은 옷을 입혀보는 것을 참 기뻐하였다. 옷 입히는 동안 내가 몸을 가만두지 않는다고 야단이었다. 작년에 집어넣었던 것을 다 내어도 길이가 짧다고 좋아하셨다. 그런데 내 키가 지금도 작은 것은 참 미안한 일이다. 밤이면 엄마는 나를 데리고 마당에 내려가 별 많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북두칠성을 찾아 북극성을 가르쳐 주었다. 은하수는 별들이 모인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나는 그때 그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불행히 천문학자는 되지 못했지만, 나는 그 후부터 하늘을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엄마는 나에게 어린왕자 이야기를 하여주었다. 나는 왕자를 부러워하지 않았다. 전복을 입고 복건을 쓰고 다니던 내가 왕자 같다고 생각하여서가 아니라 왕자의 엄마인 황후보다 우리 엄마가 더 예쁘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예쁜 엄마가 나를 두고 달아날까봐 나는 가끔 걱정스러웠다. 어떤 때는 엄마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면 어쩌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엄마가 세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영영 가버릴 것을 왜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 수가 없다. /* 피 천 득 */ 유니콘주> 1910년 출생 1916년 부친여윔 (7세) 1919년 모친여윔 (10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