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5년06월09일(금) 03시33분58초 KDT 제 목(Title): 낯선 서울 그리고 느낌 1. '서울'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란? 거대한 몸집의 말없고 묵뚝뚝한 그리고 사나운 소리를 가진 그 무엇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품게 된건 아마 고등학교 1학년때 서울 나들이를 다녀오고서 부터이리라. 머리가 조금 커갈 무렵의 서울 여행. 고가도로하며 높은 빌딩숲에 서울역서 부터 기가 죽은 유니콘. 그러나 그당시엔 그 어떤 사물이 나에게 다가와도 굳건한 자존심이 있었기에 절대 굽히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이날 대전촌에서 서울까지 어그적 어그적 올라온 이유는 큰누나의 새살림집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혼자 생각엔 다 컷다 여기고 있었지만 부모님은 둘째누나를 내 보호자로 삼아 서울로 올려 보냈는데 약간은 기분이 나빴었다. 하지만, 서울역에 도착해 얼빠진 날 끌고 다녔던 누나를 생각하니 난 한참이나 어렸던 것 같다. 누나네 집에서 하루 묵고 시내구경을 나왔는데, 서울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와 높은 빌딩 이름 물어보느라 온 정성을 다 들인거 같다. 지금 생각나는 건물이라곤 이대 대학병원 하나. 난 누나들에겐 짐밖에 안되므로 집이나 잘 보고 있으라는 말과 함께 떨려났다. 누나들은 나에게 재차 물어봤다. " 너 혼자 집에 잘 갈 수 있지? " -- 걱정 마~~ 난 집찾는 데는 선수야~~ 난 숫자나 지명외우기엔 빵점이어도 공간 기억력은 참 좋다. 그러니 그런 걱정하는 누나들이 한심하지. 낯선 서울에서 혼자됨을 즐기며 난 버스에 올랐다. 스쳐지나가는 여러 사람들을 구경 구경하였고, 아까 들은 건물이 혹시나 보이지 않을까 쳐다보면서 창문밖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버스가 한 로타리에 들어섰을 때 나의 가슴은 쿵쿵!! 거렸다. -- 큰일이다. 아까 시내 나올때 나왔던 길로 다시 안 돌아간다. 난 고민에 빠졌다. 이 버스가 제대로 누나네로 안내해 줄것인가 아닌가.... 버스를 잘 못 탄건가..아니면 내가 잠시 착각을 한 건가 이리 저리 머릴 굴리고 있는 순간... 버스를 분명 잘 못 탔다는 데 모든 것을 걸고 과감히 버스를 내렸다. 버스에서 과감히 내렸지만 내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호주머니를 뒤져 보았다. 토큰 하나. 그 외엔 먼지밖에 안 나왔다. 그나마 누나가 토큰 두개를 주었기에 망정이지...쇠붙이 하나 안들고 있을 뻔 했다. 이제 이 토큰 하나와 나의 인생은 같은 무게가 되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