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wolverin (GoBlue) 날 짜 (Date): 1995년03월20일(월) 16시40분13초 KST 제 목(Title): [소주 야화] 2. 소주 한병에 거지되다. 삼학년 이학기때부터 하숙을 시작했다. 우리 형제중에서는 처음인 하숙이라 부모님 보시게에 무척 안쓰러웠나 보다. 꽤 큰 독방을 잡아주셨고 하숙비를 제외한 용돈도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대학 입학당시 용돈은 삼만오천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매달 초에는 꽤 주머니가 두둑했었다. 물론 매달 말에는 돈이 부족해서 담배는 '솔' 에서 '청자'로, 술은 맥주에서 소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소주에 조금씩 입맛을 들 이게 되었다. 돈이 궁해지면 근처 구멍가게에서 소주를 사다 먹었었는데 많이 먹었 던 안주는 깡통에 포장된 뻔데기였다. 소주가 350원, 뻔데기가 350원. 물론 돈이 좀 남아있을땐 술집에서 소주에 골뱅이나 동태찌게 등으로 몸보신을 했지만... 그러 던 어느날, (분명 월말이었다.) 하숙집에 가다가 구멍가게를 지나게 되었다. 꼭 양 자역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파동이 있음을 믿고있는데, 술 마시고싶은 파동이 술의 근처에 있을때 술의 파동과 겹치게되면 '공진'이 일어나서 술을 안마시 면 두드러기가 일어나는 현상이 있다. 이것을 의사들은 '알콜중독의 초기증상'이라 고 부르지만, 난 의사들의 연구결과를 믿지 않기 때문에 (모든 의학연구를 믿지 않 는다.) 신경쓸 이유가 없다. 단, 주머니 사정이 신경쓰일 뿐이다. 주머니를 뒤져보 니 총 재산이 750원. 돈이 오려면 2-3일을 기다려야 했다. 그때부터 구멍가게밖에서 10분간이나 고민을 했다. 이성은 "술을 사면 내일 학교는 어떻게 갈래?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비는 있어?" 라고 말을 했고, 파동의 공진에 영향을 받은 본능은 "원래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이 좋은거야. 버스비야 어찌 되겠지." 하고 꼬시고 있었다. 결국은 50원을 남기고 소주와 뻔데기를 사서 하숙집에 돌아갔다. 한 모금씩 아껴가 며 마시는 소주에 밤은 깊어만 갔다. P.S. (1) 결국은 친구에게 천원을 꾸어서 이틀을 버텼다. 버스비는 되었지만 점심이 큰 문제였다. 담배는 빈대로 해결해야 했고.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 얼마나 초라해지던지... 그 후로는 그런 미련한 짓은 안한다. (2) 그 당시 제일 좋았던 술자리는 친구와 관악구청 건너편에서 동태찌게와 먹 었던 소주였다. 그때 잘못 전해들은 소식때문에 전통이 아웅산사건때 죽은 줄 알고 새벽까지 마셔댔다. 축하하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