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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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4년12월02일(금) 08시22분43초 KST
제 목(Title): 지주댁 이야기 I


  어느 청명한 가을날이었습니다.  교외의 초원에 자리를 잡고 있는 비교적 높다란 
  
  집 한채가 있었는데, 포도 덩쿨은 햇볕을 받아 노란 담장을 위까지 뒤덮었고,

  위층에 보이는 세 개의 창문도 두터운 틀을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 덩쿨에 덮인 창문 안에 대학생이 한 사람 앉아 아침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곱슬 머리는 이마에서 깜찍스럽게 뒤로 빗어 넘겼고  그 한가닥이 이마에 까지 

  흘러 내려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헤데.

  대학에 들어간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책을 한번 펼쳐 보지 않고 

  밤낮으로 바이올린만 켜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헤데의 집안은 철광으로 예전엔 부유하였지만, 이제는 집안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헤데는 태평하게 집안 사정을 모르는 채 놀고만 있었고 어머니는 힘들게

  집안을 이끌어 가고 있었지요.  아버지는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어느 날 헤데는 자신의 농장이 위험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용히 바이올린을 켤 수 없다는 것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이나 허비하는 이 따위 공부는 바보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무엇보다 필요한 건 돈이 아닌가?  돈이다, 돈.

  바로 이때였습니다.

  떠돌이 악사하나가 마당에서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악사는 나이 많은

  맹인으로 솜씨가 형편없었으나, 헤데는 그 순간 그에게 파고드는 바이올린 소리에

  너무나 감격해서 눈물을 글썽이며 거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결국 그는 창문을

  열어 젖히고 야생의 포도 덩굴을 헤쳐 마당으로 내려갔습니다.  헤데는 맹인에게 

  바이올린을 좀 빌려 달라고 간청을 하였으며 앞 못보는 맹인인데도 불구하고

  모자를 벗어 손에 들기까지 했습니다.

  노인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그를 데리고 다니는 소녀에게로 몸을 

  돌렸습니다.  헤데는 가난한 소녀에게 몸을 굽히고 간청을 하였습니다.

  소녀는 갈색의 큰 눈으로 그의 목언저리를 맴돌아 그의 칼라가 깨끗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이어 덧저고리는 단정히 다림질이 되었고,구두엔 윤이 난다는 것도鱇江�

  되었습니다.  소녀는 아주 독특한 미소를 지었는데, 항상 그 얼굴이 너무 심각해

  그녀가 지금껏 그렇게 즐거워 보이기는 이번이 단 한 번뿐이라듯 하였습니다.

  소녀는 바이올린을 노인의 손에서 넘겨 받아 헤데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왈츠곡을 켜 주세요. " 하고 소녀가 말했습니다.

  바이올린은 가냘픈 음색으로 그에게 속삭이기 시작했습니다.

  ' 난 거리의 바이올린이지만 용감한 맹인의 위안자요, 구원자랍니다.

   난 그의 생에 있어 빛이며, 희망이고, 광명이지요.  난 빈곤과 노쇠와

   앞 못보는 불행을 잊도록 위안해 주는 그런 존재이지요 '

  ' 당신은 젊고 튼튼해요. ' 하고 바이올린은 또 말했습니다.

  ' 당신은 이겨 나갈 수가 있어요. 그런데 왜 용기를 잃고 슬퍼하지요? '

  그 사이 지나던 사람들과 아이들이 음악을 듣겠다고 마당에 모여 들었고

  맹인과 소녀의 일행인 유랑무리들이 나타났습니다.

  첫 음절이 시작되자 그들은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올랐고, 손을 맞잡고 조그마한 양탄자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헤데는 마탄의 사수를 끝내고 폴카곡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축제때 연주되기만하면 사람들이 모두 미치고 마는 폴카를...

  구경꾼들은 춤추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맹인을 데리고 다니는 소녀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찼습니다.  헤데도 흥분의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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