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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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karaka (셩이~~~)
날 짜 (Date): 1994년11월23일(수) 20시39분35초 KST
제 목(Title): [연세춘추]문화기획-패션광고사진읽기


 연세춘추/Annals/독자투고  ()
 제목 : [94/11/21]문화기획-패션광고사진읽기
 #1754/1778  보낸이:고동하  (CHUNCHU )    11/22 14:54  조회:7  1/9

문화기획   패션 광고사진 읽기

  이미지 조작과 기술과정이 연출한 환상적 완성
  산업·문화·예술생산 하위영역으로서의  패션 

┌─────────────────────────────┐
│   최근 국내 문화담론의 폭증은 직접적으로는 80년대 말에서 │
│ 90년대 초에 이르는 국내외의 ‘격변’에 대한 반응이었다.  │
│   이러한 문화담론을 가능케 한 요인은 아마도 우리 삶의 여 │
│ 러 조건과 상황의 변화에서 찾아야할 것이다.               │
│   새롭게 부각된 이러한 문제점들의 목록으로 우리는 문화산 │
│ 업, 상품미학, 육체, 욕망, 공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
│   성경 창세기에 의하면,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난 │
│ 후, 제일 먼저 한 행위는 ‘저희들이 차마 부끄러워 하여 무 │
│ 화과 나뭇잎으로 몸을  가린’것이었다. 이처럼 의생활은 인 │
│ 간적 삶을 누리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손꼽혀 왔다. 사 │
│ 람들에게 의복은 거의 ‘제2의 피부’가 된 것이다.         │
│   위의 에피소드 외에 굳이 다른 이유를 들지 않는다 하더라 │
│ 도, 패션이  단지 기본적인 옷입기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어 │
│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서, 상품미학으로서, 하나 │
│ 의 미적,  문화적 구성물로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인데도 │
│ 불구하고 ‘패션’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 조명작업이 이루어 │
│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
│   이에 우리신문사 문화부는 어느 여성잡지에서 무작위로 뽑 │
│ 아올린 한장의 사진  속에서, 그 안에 숨겨져 있다고 짐작되 │
│ 는 몇 가지  문화적 약호들과 컨텍스트들을 간결하게 독해해 │
│ 본다.                                                    │
│                                               <엮은이글> │
└─────────────────────────────┘

황동일 <문화평론가>
  여기 모노톤의 갈색사진 하나가 있다.

  헝클어진 머리칼에 쏘아보는 듯한 눈, 꽉 다문 입술의 20대 초중반쯤 
돼 보이는 여자의 반신상이 화면 가득히 클로즈업돼 있다. 왼편으로 몸
을 비스듬히 꼬고,  무릎 위에 팔을 얹어놓은  편안한 자세로 그는  배
치 되어 있다. 화면 바깥의   나 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
는 그의  눈 은 도발적이고, 당당하며, 그 이상으로 암호적이다. 이 낮
은 톤의 사진 오른쪽 윗 여백에는 고딕으로 처리된 간결한 문장이 박혀
있다.

   맑은 대기  속에 기대어 앉으면 평화롭게  상념의 바다에 빠져든다. 
더 깊은 사색을 위하여 우리는 여행을 선택하는지도 모르겠다. 날이 저
물면 그림처럼 앉아서 가슴  깊숙이 담배 한 모금을 들이 마신다. 은은
하게 비치는 스트레치 저지 소재의 블라우스-. 단순하게 소재의 그윽함
을 강조한 실루엣. 쇼트 팬츠와의 코디네이션으로 이 순간을 섹시한 모
습으로 머물게 된다 

   빤한  사실이지만, 이것은 잘 찍은 예술사진이 아니다. 이것은 최근
에 유행하는 이른바  시  스루(see through) 의상'을 선전하기 위한 광
고사진이다. 그러나 사정은 그렇게  빤하지 만은 않다.

  이 광고사진은 주로 상품의  용도, 특성, 장점 등과 같은 사용가치와 
좀더 많은 정보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광고의 일반적 전략과 통념에
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진에서 상품은  드러나  
있지 않고,  구매와 소비를 유도하는 어떤  직접적인 정보나 권유도 없
다.

  요컨대 이  사진의 광고 전략은 한층  더 복잡하고 중층적이다. 나는 
이 광고 사진이 어떤 보다  복잡한 방식과 경로를 통해 이 사진을 구성
하는 여러 하위 요소들(사진의 색깔, 톤, 공간연출, 인물의 배치, 소품
들의 사용, 커피 등)을 광고의 가장 주된, 그리고 최종적인 기능으로서
의 상품가치 전달을  위해 선택하고, 차용하고, 재구성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사색을 위한 여행?

  먼저 이 사진에서  갈색 모노톤의 색조 처리는  시 스루 의상을 흑백 
대비 속에 묻어 버림으로써 상품과 모델 간의 종속적 관계를 전도시켜, 
독자 혹은 잠정적 구매자로 하여금 여성 이미지에 주목하도록 한다. 즉 
이 사진에서 여성 이미지는 최대한 전경화돼 있다.

  이는 카메라 포커스에 의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즉 카메라의 초점은 
여성의 얼굴(특히 눈)에 맞추어져 있고, 이는 다시 모노톤 색조와 포그 
필터(피사체의 윤곽을 부우옇게  누그러 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필터)의 
사용이 갖는 효과와 겹쳐져 이것이 광고라는 것을 잠시 망각하게 할 정
도로 여성의  눈 이미지를 강렬하고 다의미적으로  보이게끔 한다. 즉, 
그것은 당당하면서도 도발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눈 이미지 의 다의미
성과 강렬한 이미지는 사진 속에 배치된 소도구에 의해서 재차 매우 주
도면밀하게 증폭된다. 즉, 그가  왼손에 든 담배는 어떤 당당함과 도발
적임(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여성의 흡련은 유혹과 타락의, 
그 반대편에서는 이러한  남성중심적 통념에 대한  저항 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을 동시에 표상한다.

  은폐와 노출의 변증법

  이 일련의 사진촬영기술,  인물배치, 소도구사용, 색조 선택 등을 통
해 이 사진에 구현되고  있는 혹은 일정한 광고전략에 입각하여 구현시
키려고 하는 광고효과를 다음과 같이 간략히 요약할 수 있을 듯 싶다.

  제품-광고-현실 세계로 이어지는 전체 관계항 중에서 먼저 광고와 제
품의 관계항을 살펴보자. 한편에 철저히 양가적으로 읽히는 시각이미지
가, 다른 한편에는 역시 그 자체 양가성을 지니는(즉, 은폐와 노출이라
는 상호모순적 계기를 함께 지니고 있는) 시 스루 의상이 있다. 여기에
서 시각이미지는 보다 매개된 방식으로 ) 상품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드
러내는 정보는 최대한  억제된다). 보다 중층적으로 패션상품의 이미지
를 반영, 재생산한다. 즉  일련의 기술적 과정들과 이미지 조작으로 통
해 연출된 사진 속의  여성 이미지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당함
과 도발적임, 도도함과 유혹, 긴장과 나른함의 느낌을 동시에 불러일으
킨다.

  그리고 이는  숨김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시 스루 의상의 
은폐와 노출의 미학을  자연스럽고 매우 세련되게 환기시켜 준다. 이러
한 세련됨은 모노톤의  사용을 통해 더욱 강조되는데, 모노톤의 희미한 
흑백 대비 속에서  여성의 육체는 선정적이지만 천박하지 않게, 유혹적
이지만 노골적이지 않게 연출되는 것이다.

  즉, 이 광고 사진은 누드 혹은 배꼽티에서 보이는 직접 노출과, 여기
에 근거하는  천박한  관음증의 여지를 차단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사진의 광고전략은 그 자체가 끊임없이 남성들의 관음증적 시선을 향해 
열려 있지만, 그것을 결코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 시 스루 패션의 
차별화 전략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

  다음으로 이 광고사진과 잠정적 구매자 혹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
되는 관계항이  있다. 사진 프레임 속의  여성은 마치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이는  직접적으로 모노톤과 포그 
필터의 사용에 의해 달성되고  있다). 그는 일상의 비속한 삶에서 비껴
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평화롭게 상념의 바다에 빠져 들어 그림
처럼 앉아서 가슴 깊숙히  담배 한 모금을 들이마실  정도로 자유롭고, 
 우아하다 .

  요컨대 이 광고 사진의  여성 이미지는 나르시시즘의 한 전형을 보여
주며, 이 나르시시즘은 상품구매의 과정을 통해 비루한 일상 속에 갇혀 
있는 소비대중들의  자아의 환상적 환성 으로 이어진다.
  즉, 그·그녀는 하나의 사용가치로서의 시 스루 의상이 아니라, 그것
에 들러붙어 있거나 그것들 주위를 떠도는 상실된 욕망의 환영들, 가상
의 정체성,  미적 가상의 기호들, 환영적  이미지들을 구매하고 소비한
다. 가능한  쾌락과 만족은 물건의 사용가치가  아니라, 그것을 매개로 
해서 형성되는 이미지 가치에  있다. 서트 잘리의 말마따나, 광고는 도
래하지 않은 유토피아를  지금, 바로 여기에 실현하는  현대의 종교 가 
되었다. 단,  그 유토피아의 가상을 담지하고  있는 무수한  물신 들을 
구매할 만한  경제적 능력을 소유한 자들에게만  출입을 허용하는 그런 
유토피아를...






(\   All programmers are playwrights and all computers are lousy actors.-by ?-
 \\__/(\            A    k  K   A   RRRR   A   K  K   A     !!!
  Q Q  \)          A A   KK    A A  R R   A A  KK    A A     !
=(_T_)=           A   A  K  K A   A R  R A   A K  K A   A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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