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linuss (라이너스) 날 짜 (Date): 1994년11월23일(수) 00시54분14초 KST 제 목(Title): [토론]현실을 인정합니다. 제가 처음에 글을 올릴때는 과연 성차별의 범주속에 병역의 의무가 포함될것인가를 알고자 올렸는데, 이 현호님의 글에 군복무 가산제도에 의한 어느 한 사람의(장애인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것 같읍니다) 좌절을 적어 주셨는데, 제가 그 분의 좌절에 대해 알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의지의 극복 이야기는 종종 신문등에 미담으로 우리에게 소개되고는 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이기적인 면을 종종 제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읍니다. 사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현역으로 다녀온 분들이 어떤 의견을 가질까 하는 것이었지만 어느분도 현역으로 다녀온 분은 없었고, 제 혼자 군 생활의 피해 의식에 썼습니다. � 하지만, 그것은 방위생활 을 마친 저의 피해 의식이고 아직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친 분의 의견은 듣지 못했읍니다. 저희 쪽에 박사 과정 한 분이 구년전에 현역으로 다녀오신 분이 계신데, 그 분 역시 뚜렷한 주장없이 허허 웃으셨읍니다. 그러한 논의 자체를 우스워 하시듯이. 이것이 현역을 다녀온 사람의 첫 반응이었읍니다. 과연, 정상인의 군복무로 인하여 그 분이 공무원 시험에 계속 실패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말씀 드리겠읍니다. 저는 지금의 그 분에 대해 어떤 동정도, 연민도 느끼지 못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지체 부자유자, 혹은 정박아를 진정으로 사랑하십니까? 정상으로 보행하고 생각하는 나와 비교하여 어딘가가 약간은 쳐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돌보아줄 각오가 되어있읍니까? 그런 분들을 동정하는것과 자신이 그런 처지에 놓인다는 것은 아마도 극과극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입니다. 제가 감히 장애인을 모욕하는듯한 그런 문장을 쓰는지 아십니까? 이 글을 올리고 있는 저 자신 역시 자기 자신, 자기 가족 만을 아는 그런 비열한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다른 장애인 (쓰기 싫은 낱말인데 결국 썼군요.)을 사랑하거나 동정할 하등의 이유는 없읍니다. 제 가족의 현실 역시 치열하니까요? 니꼴리오님이 그분을 진정으로 잘 되시기를 바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분에게 해 드릴 말은 "그저 이 모순으로 얽힌 현실에서 지금보다 더 노력을 하셔서 정상인들을 누르십시요"라고 밖에 못 말할 듯 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정상인만큼 행동하지 못하는 분들을 볼때마다 그 분들에게 까지 나누어줄 사랑은 저에게는 남아 있지 않은 듯 합니다. 어찌하여 군복무 가산점에서 장애인 논쟁으로 흐른 듯 한데 이것은 제가 의도 하는 바는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이 사회에서 기득권(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돈, 권력, 학력 등 어느것이든 될 수 있겠지요.)을 가지고 계십니까? 아니면 이 기득권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까? 이야말로 완전한 흑백논리이지만 저에게는 가장 지금까지의 쓴 글 가운데에서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저나 저에게 의견을 개진하신 여러분들은 군복무 기득권에 대해 기득권을 갖지고, 요구 하지도 않은 그런 입장인것 같읍니다. 하지만, 저 자신은 냉철하게 제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무엇인지는 저도 모릅니다.)을 함부로 여러분분들에게 내 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군 복무 가산점 이라는 기득권을 놓고, 니꼴리오님이 말씀하신 그분, 다수의 여성, 그리고 편협한 군 복무자 등이 균등하게다투지 않고 나누어지면 얼마나 좋겠읍니다. 하지만 현실의 빵은 모든 삶들을 만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 현실을 개조할 만한 힘 또는 의지를 갖지 못한 비겁자인 저는 그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듯 합니다. 이 현호 님에게 한가지 부탁 드립니다. 이 현호 님께서 그분을 진정으로 사랑하시고 그분을 아끼신다면 저 역시 어떠한 할 말도 없읍니다. 하지만 그 분을 동정또는 불쌍히 여기셔서 그 분을 옹호 하신다면 저는 정중히 그 분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비겁한 현실을 그만 인정해 버렸읍니다. 이 현호님이 꿈꾸시는 이상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