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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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sunah (New-Ebby)
날 짜 (Date): 1994년10월26일(수) 14시36분53초 KST
제 목(Title): 거지와 집사님.



제목이 꼭.. 무슨 동화 얘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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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동생과 같이 장애자들이 다니는 교회에 갔다.

비닐하우스 같은 것은 둘러치고. 한 20명쯤되는 사람들이

예배를 본다. 

(교회에서는 집사란 신분이 그래도 꽤 높은 거다. 잘 모르는 사람두 있을 테니까..

 사족을..)

집사 한 분이 인사를 하는데.. 낯이 익었다.

누굴까?.... 난.. 생각에 잠겨. 머리가 좀 벗겨진 중년의 다리가.. 둘다 없는

그 남자를 빤히.. 보았다.

아... 그 사람은.. 우리 동네에서.. 노래 틀어 놓고..

수세미 같은 거 좌판에 놓고서.. 구걸을 하던 분.

소위.. 거지였다.

그분과 나는 참  인연이 깊다.

추운 겨울.. 내가 고삼때.. 난.. 그 사람이.. 상이 군인이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신문을 팔며 구걸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검은 잠바를 입고. 다리대신 작은 널판지.. 모자도 썼는데..

눈빛은 증오심에 이글거리고..

거지답지 않은 태도로.. 날.. 놀라게 했던.. 사람.

그 당시 우리 동네에는.. 여우털이 달린 까만 코트가 유행이 었다.

이 아저씨 주위로.. 그 수많은 까만 코트가 지나가고..

그 아저씨는 돈 한푼 적선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장면이 너무 아이러니해서.. 오래.. 사진처럼 선명하게 기억이 되었다.

암튼..

난.. 주머니에 있던.. 오백원 짜리 동전을 주고 싶었는데.

그의 태도가..

나처럼 어린애 돈은 싫다.. 그러는 걸루 보여서.. 계속 왔다 갔다만.. 하고 있었다.

근데.. 내가.. 지금.. 그 돈이라도 안 주면 한 푼도 없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에 용기를 내어..

그 사람 곁에 가서.. 살짝 동전을 놓았다... 

찰랑하는 소리에.. 난.. 겁이 나서..

뒤도 보지 않고.. 막 걸어 갔지.

그 후에... 대학생이 되어서.

난.. 그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찬송가 같은 노래를 틀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건널목에서..

조금은.. 편한 눈빛으로 있었던.. 그를..

오며가며.. 기쁘게 생각했었다.

그때의 내 심정은

'음.. 제대로.. 구걸 하는 법을 배웠구나..' 하는 오만 한 생각이었다.

그러다.. 난 미국에 갔고..

다시 그분을.. 이제는 전혀 다른 신분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아주.. 평온해 보이던.. 그 거지 집사와.

그렇게.. 불협 화음을 내는.. 5명의 성가대.

모두가 장애자인. 대부분이 거지인.. 신도들 사이에서..

방석에 꿇어 앉아.. 예배를 드리며.. 난.. 기뻤다.

                                                        ////
 Thinking of  Ebby...  and remember her...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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