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N ] in KIDS 글 쓴 이(By): zealot (장미향기) 날 짜 (Date): 1998년 7월 13일 월요일 오후 05시 41분 48초 제 목(Title): **발꼬락 수난기** 요새 내 발꼬락에는 아주 진한 암적색의 메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그 이유는 몇 달전에 국제 음식 박람회 참여를 하면서 한복을 입고 서양화된 고무신을 신고 하루 종일 서 있으면서 안내를 하다가 발꼬락이 완전히 피멍이 들어서 사람들이 자꾸 내가 메니큐어를 칠했다고 착각을 하는데 완전히 피멍이 든것도 아니면서 아주 지저분하게 메니큐어를 칠한 느낌이 들기에 아예 칠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 아픈 발꼬락을 며칠 후 여행에서 아주 무거운 가방으로 찧었다. 그 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팠는데… 덕분에 특히 오른쪽 발꼬락에는 피멍이 더 들어서 완전히 까만색이 돌았다. 게을러서 바르지 않는 메니큐어를 엄지 발가락에 바르다가 애라 10발가락 다 바르자… 애라 열 손가락 다 바르자… 해서는 세상에 암적색 메니큐어를 손톱 발톱 다 칠하고 다니니 기분은 색다른데 관리가 너무 힘이 들었다. 끝부터 조금씩 벗겨지는 메니큐어를 내 성격에 매일 관리하면서 다시 바르지도 못하고 그 나마 지우면 다행인데 그냥 자연스레 다 벗겨질 때 까지 있으니 얼마나 지저분한가…. 드디어 나는 손가락 발가락 메니큐어를 전부 지웠다. 그런데 오늘 선배네 동생이 방문을 했다고 그 집에서 식사를 했다. 그 집에는 부엌과 거실 사이에 아기들이 넘나들지 못하도록 어른 무릎 높이의 울타리가 있는데 그 울타리 너머로 아이를 건네 놓다가 아기가 요동을 치는 바람에 놓치지 않으려 어찌어찌 자세가 불안정한 사이에 발톱이 어떻게 끼였는지 확 들린 것이다. 처음에는 아기를 놓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픈 것을 참고 안전하게 놓은 뒤 너무 아픈데 말이 나오지 않고 아주 어정쩡한 자세로 남편에게 절뚝 거리면서 달려가 말도 못하고는 "동준씨… 동준씨… 동준씨…"만 애타게 외쳤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채 왜 그러냐고 하는데 내가 내 발톱을 보니 양 옆에서 피가 스며 나온다. 눈물이 핑 돌지만 사람들 있는 앞에서 울수도 없는지라 "발… 발.." 이라고 외마디 외치고는 남편 품에 안겼는데 남편은 글쎄 피를 내가 메니큐어를 잘 안지워서 옆에 빨갛게 남은 것으로 아는 것이다. 내가 발톱을 살짝 건드려 피가 다시 올라오니 그제서야 문제가 심각함을 알았다. 마침 선배의 매제가 외과전문의라 어떻게 어떻게 치료를 하라 일사천리로 지시가 내려왔다. 남편과 선배가 열심히 약을 발라 주는데 선배말이 "지은아. 이거 메니큐어 아니었니? 야… 나는 이제것 너가 메니큐어를 참 지저분하게도 바른다 했지.. 색깔도 요상하고 칠도 요상하게 하고… 그런데 피멍든거 였니?" 아이고… 내가 이럴줄 알았다. 그럴까봐 앗쌀하게 메니큐어 칠했었는데… 남편은 옆에서 거의 울상을 하면서 약을 발라 준다. 선배가 내 발가락을 칭칭 감았다. 집에 와서도 욱신 거려서 나는 집안일을 하나도 하지 않고 남편이 다 했다. 남편은 응급실에라도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걸을 때 나를 부축하고 다녔다. 무서워서 이런 경험이 있는 임꺽정님 부인께 전화를 해 보니 어차피 발톱이 이런 경우에는 빠진다나…. 흑흑. 6개월이 걸린다고 하면서 구두도 신지 말라고 한다. 나는 피곤해서 잠을 자다가 발가락이 쑤셔서 잠이 깨었다. 조심스레 쩔뚝 거려 가면서 걷다가 내 책상옆 쓰레기통에 발가락이 스쳤는데 무지하게 아프다. 엉엉. 이제는 메니큐어를 칠할 발톱도 없어질지 모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날 동안은 변변한 구도 조차 신을 수 없다니…. 엉엉… 발꼬락이 너무 아프고 골프장에 나가는 것은 날 샜다. 엉엉엉~~~ B/U/T/ 오늘 나는 남편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다시 철철 느꼈다. 그는 내가 아픈 것 보다 더 마음 아파하고 옆에서 호호~~~(부는 소리) 해 주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