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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N ] in KIDS
글 쓴 이(By): jskkim (해피투게더)
날 짜 (Date): 1998년 5월 27일 수요일 오전 12시 07분 41초
제 목(Title): Re: 나의 황당했던 미팅 이야기 


음...바둑이라...
우리과 중국학생중에 바둑에 거의 미친 사람이 하나 있죠.
인터넷을 통해서 바둑을 두는지 컴퓨터랩에서 거의 매일 바둑을 두고 있죠.
바둑 두다가 가끔씩 혼자서 낄낄 웃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그 오싹한 웃음소리에 놀라서 속으로,
"저게 미친나.."
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거의 무시하죠.
바둑..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죠..

ledion님 글을 잘 쓰시네요..
공짜로 캡쳐해드리죠... 앞으로 열심히 쓰시란 의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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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ledion)
날 짜 (Date): 1998년 5월 26일 화요일 오후 04시 19분 08초
제 목(Title): 나의 황당했던 미팅 이야기 



나의 황당했던 미팅 이야기 


첫미팅을 모두들 기억하는지? 나의 대학입학 후 첫미팅은 우리과 인원 42명중 

30명이상이 s대 건축과와 과팅을 하기로 한 그것.


그 설레임과 호기심. 전날부터 친구들 사이의 대화엔 온통 첫 미팅에 

관한 이야기들 뿐. "넌 무슨 옷 입을꺼야? 치마 아님 바지? 무슨색깔?  

나보다 어린애 나오면 어떡하지 걔네도 1학년인데 현역이 나오면 

동생 데리고 무슨 얘기 하냐 인생도 모를 텐데.만약 맘에 안드는데 

애프터 하면 어떡하지? 재잘재잘 미팅이 어쩌구 저쩌구..."

드디어 그날 ! 교생실습 나온 대학생에게서 듣던 그미팅이 아닌 실제상황 . 

내 가슴속엔 설레임의 싸이렌 소리가 울리고.

이많은 인원이 모두 다 같이 한자리에 모이긴 장소가 적당하지 못해 조직적인 

이동이 필요하였다. 그리하여 까페 3군데로 나뉘어 본격적인 만남에 들어 갔지. 


여기까진 좋았는데 ... 파트너를 (어떻게 정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정해놓고 

또 다른 본격적인 호구조사에 들어갔다. 

내 파트너는 키도 보통 얼굴도 평범 말은 없음 무지하게 없음 말고는 그다지 

특이할점이 없었다. 

단,내가 이질문을 던지기 전까지는. 

"저 취미가 뭐예요?"

"취미요? 바둑을 좋아해요" (바둑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화제를 돌리려고 

다른 질문을 한다. )

"아...네 ...참! 재수하신것 같던데 재수할때 공부열심히 하셨어요?"

"아니요. 공부 무지하게 안했어요."

"왜요?" (뭔가 새로운걸 기대하며)

"맨날 기원 다녔거든요" (이때부터 말이 많아지는 그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며)

(화제를 돌리려 무던히 애쓰는 나) "혹시 동아리엔 드셨어요?" 

(그는 힘주어 말하며) "네.바둑을 두는 써클이요. 이번에 대회에도 나가요.

제가 아마 5단이거든요."

(앗 내가또 질문을 잘못 했구나.근데  이사람 바둑 좋아하는거 많아?

5단이면 5단이지 perhaps 5단은 또 뭐야. 자기가 몇단인지 기억도 못하나?)

(하지만 나의 첫 미팅을 위해 투자한 나의 노력을 생각 하며 )

"건축과 어때요? 재미있을것 같은데 미대랑 조금 비슷한 부분이 많죠? 과제도 많고 
."

"잘 몰라요 . 동아리 방에서 맨날 바둑두느라 수업에 잘 안들어 가서요 . 

그쪽도 바둑 배워봐요 진짜 재미있어요" 

(나의 눈물겨운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한번 시도를 )

"요즘 티브이 프로 뭐 보세요? 나는 (그당시 인기있던 드라마를 지칭하며)

즐겨보는데 아님 만화영화는 좋아해요?"

"전 KBS바둑교실 밖에 안봐요."


아뿔사. 

그후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침묵속에 흘렀다. 그도 나의 삐짐을 눈치 챈듯

파장분위기에서 나의 마지막 한마디 


"댁의 집 누나 이름은 영희, 오빠이름은 철수, 강아지이름은 혹시 

바둑이 아닌가요?"


잘못끼운 첫단추의 불길함을 느낀 그날밤  나는 이를 바.두.둑 바.두.둑 갈며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선 내가 이렇게 부르짖고 있었다. 


"영희야 철수야 노올자! 바둑이도 나와라!"

멍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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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구경만 하던 차에 심심해서 올렸는데 어떠셨는지 

이 이야기는 넌픽션이며 약간의 과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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