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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IU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Tommy) <glsn20.ews.uiuc.> 
날 짜 (Date): 2000년 12월  2일 토요일 오전 09시 46분 38초
제 목(Title): 유니온 까페



난 유니온 카페가 좋다. 그냥 유니온 까페가 좋다. 이유없이 좋다는 말을 하면 

그런 것이 어디 있어 라고 되묻는 것이 세상사 이지만, 좋다는 이유를 댈 수 있단 

것이 정말 좋아하는 것인지 좋아하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불분명하니까. 

난 유니온 까페가 그냥 좋다.


한반도에만 분단의 선이 있을까. 그럼 서울에만 강남 강북이 있는 것일까. 

여기 어바나 삼페인에도 명백히 부인할 수 없는 선이 있다. 그린 스트리트를 사이에

둔 삭막한 북쪽과 그 반대편의 곳. 아마도 유니온 까페는 그것을 잇는 판문점

이자, 척박한 땅으로 넘어가기 위한 마지막 베이스 캠프이다. 


금녀의 땅. 유니온 북쪽. 그곳에 가면 딱 세가지 용어만 사용된다. 더이상의

말은 필요도 의미도 통용되지도 않는다. 첫째는 '야 숙제 했냐 ?' 둘째는 

'밥 먹으러 가자 !', 그리고 마지막은 '야~ 저여자 죽이지 않냐 ?' 물론, 세번째

문장은 함부로 통용되지 못한다. 왜냐면... 유니온 북쪽은 버려진 땅.

빼앗긴 땅. 척박한 땅. 양의 기운이 인간에 의해 가득해진 땅...  금녀의 땅이기 

때문이다. 


북쪽의 땅에 유배되어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싸늘한 그 땅을 

비추는 등대같은 유니온, 그리고 그 속의 까페를 부인할 수 없다. 

그곳엔 희망이 있다, 그리고 희망이 있음을 믿는다. 아니, 믿어야만 한다.

...

난 지금 유니온 까페에 가고 있다. '야~ 저여자 죽이지 않냐 ?'라는 말을 기꺼이

내뱉기 위해. 흑~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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