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IU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Tommy) <glsn20.ews.uiuc.> 날 짜 (Date): 2000년 11월 23일 목요일 오후 05시 58분 26초 제 목(Title): 암과 싸우며 암과 싸우며 아셈 경호 …장기택 전 강남서장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아침 한줄기 햇살같은 소식이 경제난으로 뒤숭숭한 사회를 훈훈하게 한다. 전 서울강남경찰서장 장기택(52) 총경. 그는 위암 말기의 몸으로 아셈(ASEM) 현장에서 경비 경호업무를 진두지휘하다 폐막일인 지난달 21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위암 말기.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금방이라도 넘어올 듯한 메스꺼움. 그러나 그의 머릿속엔 '아셈 경비 경호'뿐이었다. 숭숭 빠지는 머리카락은 가발로 숨겼고 속이 타오르는 항암제의 역겨움은 죽으로 달랬다. 그리고 끝끝내 '현장'을 지켰다. 그의 책임감은 한계를 넘었다. 위암말기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6월. 그는 시한부 인생임을 알았다. 그러나 그의 삶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매일매일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고 웃음 짓는 직원들에게 농담도 건넸다. 현장에서는 호랑이처럼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사투' 끝에 아셈 경호를 완벽하게 끝냈다.그러나 암세포는 이미 그의 몸에서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었다.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랴. 인생의 '종장(終章)'에서도 최선의 삶을 일궈나간 장총경. 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해봐야 할 오늘 하루다. 최영록/동아닷컴기자 yrcho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