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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IU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spooler) <ntsc-test1.crhc.> 
날 짜 (Date): 2000년 6월  7일 수요일 오전 05시 18분 31초
제 목(Title): 봄



봄이 왔나보다. 이 척박한 땅에도.

양지바른 길목에 앉아 오가는 학생들을 바라본다.

짧은 반바지에 나시를 입은 여자들이 눈앞을 어지러이 스쳐간다.

구여운 것들...

예전엔 그러지 않았는데 이젠 보이는 여자들마다 이뻐보인다.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아님, 봄을 타는걸까...

아니, 웬 뇨자가 저만치서 손을 흔드네!?

화들짝 놀라며 일어서려는 순간,

뒤쪽에서 무언가 휙 나를 지나치며 그녀에게로 달려간다.

아니 저놈은... 으아~ 저 자식이 저런 이뿐 뇨학생이랑?

맨날 뽀르노만 보는 놈이...

아아, 저 음흉한 웃음뒤에 숨은 흑심을 보지 못하다니...

...

저만치서 또 다른 아가씨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이젠 안 속는다... 으음?

정말 내게로 오고 있다.

음하하하~ (봄이 좋아~)

다음 순간, 나는 냉정을 찾기 위해 열심히 구구단을 외야 했다.

XX씨 만나면 자기가 찾는다고 전해달란다.

난 갑자기 XX가 미워졌다. 미워~.

...

...

이젠 진짜 안 속는다.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마구마구 달려오고 있다.

이젠 안 속는다니까!

어어? 넘어질것 같은데?

정말 넘어졌다.

... 운다...

정말 펑펑 울고 있다.

나는 달려갔다. 안속아야 하는디...

벌컥 두 손에 안아들었다.

거짓말처럼 눈물이 멈춘다.

그러고는 나를 쳐다본다.

어쭈? 웃는데 ?  쑈 하는군?

그런데...

억수로 이뻤다.

나도 모르게 뺨에다 뽀뽀를 해버렸다!

그러자, 웃음을 지우며 말했다.

.
.
.

"아빠, 나, 똥-!"

...

"아빠, I want to pupu !"

음...

저기서 또 한 뇨자가 달려온다.

마누님이셨다.

잘 뛰신다. 절대 안넘어지시겠다.

잔소리를 하셨다. 애 뿌뿌가 급한데 안고만 있다고...

...

참 이상한 일이다.

요즘은 세살도 안된 내 딸만큼 이뿐 뇨자는 볼 수가 없다.

봄인데도 말이다.

이뿐 뇨자들은 다들 방구석에 박혀 있는가부다.

아님, 내 눈이 점점 높아지는 모양이다.

여름이 오면 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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