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morpheme (Boyscan) 날 짜 (Date): 2002년 8월 11일 일요일 오전 07시 36분 24초 제 목(Title): 나도 여행이 싫다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부모재 불원유 유필유방 공자님 말씀이 부모님 살아 계실 때 멀리 놀러 가지 말고, 가더라도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 한다고 하셨지요. 어렸을 때는 (지금도 많은 나이 는 아니지만) 그냥 내키면 훌쩍 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도 안드리고 그냥 떠날 때도 허다 했습니다. 그러나 보험도 들고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앉아서 좋은 정보를 얻어 다음 여정을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고 나름대로 치밀 했더랬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예산으로 좋지 못한 숙소나 공원 밴치나 기찻간에서 버스간에서 잠을 자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곳을 가 보았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밤기차에 몸을 싣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 콤파트먼트에서 만난 현지인과 사는 이야기도 하다가 연락처를 주고 받고 다음에 갈 때는 연락해서 집에 초대 받고 현지인 사는 모습도 보고, 이른 아침 낮선 도시에 내려 한적한 거리를 걷다가 에스프레소 한잔과 머핀 하나로 아침을 때우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레임으로 마냥 좋았더랬습니다. 그런 경험중에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있음에도 남북으로 갈리는 바람에 유럽에서 시작한 철도가 북아시아 대륙을 거쳐 한반도에 진입한다 해도 휴전선 때문에 대한민국을 거쳐 일본까지 갈 수 없음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이 때문에 우리 젊은 이들이 오로지 영어 하나만 목매고 사는 것도 슬펐습니다. 왜 우리는 주말엔 일본에 기차 타고 우에노 공원에 꽃놀이을 가거나 줄리아나 도쿄에 춤추러 가거나, 연휴땐 하얼삔에 안중근 의사 행적을 좇아 다녀 오거나, 겨울엔 스키를 타러 러시아나 백두산에 살 수 없는지.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영어 말고도 3개국어는 그런데로 구사 할 수 있을 테데..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또 다른 생각은 왜 우리나라는 이런저런 규제가 많아서 기업이나 개인들이 꿈 한번 펼쳐 보려면 일하는 시간 중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해서 각종 협회와 관공서를 뛰어야 되는지.... 정부도 관공서도 각종 협회도 편리하고 좋은 시스템을 만드느라 고민할 시간에 온갖 확인서와 허가서와 등록서등을 발급하느라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할애 하는지... 참 궁금했더랬습니다. 여행과 관광이 다른 것은 이런 생각들이 잘 정리되어 나중에 자신의 삶과 자신이 수행하는 사회적 역할 속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생각이 있지만 정리도 않되고 자꾸 글이 길어질까봐 이만 하겠습니다. 처음에 공자님 말씀을 쓴 이유는 내가 그런 좋은 경험을 하는 동안 부모님은 한시도 마음을 못놓고 계셨다는 것을 이제와서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는 그런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버렸네요. 근데 공자님이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잘아시겠지만.. 知者樂水 仁者樂山 지자요수 인자요산 ^^;;;; 용건만 간단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