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minerva ( 베토벤 ) 날 짜 (Date): 2001년 8월 3일 금요일 오전 11시 17분 16초 제 목(Title): 싱가폴과 말레이지아 여행기 (4) 더운 날 하염없이 돌아다녔더니 더위를 먹었나보다. 호텔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물을 벌컥 벌컥 들이킨다음 저녁도 안먹고 잤다. 다음날 오전에 다른 곳을 둘러 보다가 떠나려 했는데 일어나 보니 11시다. 속이 메스꺼워 일어날 수가 없어 프런트에 전화해서 1시쯤 첵아웃해도 되겠냐고 묻고 계속 잤다. 호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싱가폴 가는 표를 달라고 했더니 싱가폴 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 번 뿐이고 오전 차는 떠났고 오후에는 밤 11시 (30분인가?) 에 있댄다. 큰일이다. 11시 25분에 싱가폴에서 비행기 타야 하는데... 어쨌든 표를 끊었다. 그러나 걱정이 되었다. 원래 다음날 떠나려고 항공사에 전화를 했는데 overbook 상태라서 자리가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를 이미 들었기 때문이다. 안절부절 하다가 배낭을 맨 백인 여행객들이 있길래 그 중 한사람에게 "너 여행객이냐 나도 여행객이다 버스타고 싱가폴 가고 싶은데 차 없댄다. 너 어디 딴 버스 정류장 아니? " 라고 물었더니 옆 사람이 배낭에서 "말레이지아"라는 제목의 두꺼운 여행 책자를 꺼내 뒤적이더니 조호 바루에 가면 싱가폴 가는 버스가 한시간마다 있고 여기에서도 조호바루 가는 차가 많다고 한다. 정말 고맙다고 인사하고 표를 바꾸려는 찰나... 내가 산 표는 "Transnational"이라는 고속 버스였다. 터미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아 말레이지아에서 가장 큰 고속 버스 회사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 옆에 잘 안보이는 곳에 다른 회사로 보이는 창구에서 싱가폴행 표를 팔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2시간마다 출발을 하고 15분 후에 떠나는 차가 있었다. 표를 환불하고 나서 새 표를 사서 겨우 싱가폴로 가는 버스를 탔다. 싱가폴에 도착해서 친구 회사로 갔다. 택시타고 집을 찾는 것보다 친구 회사가 있는 빌딩을 찾는게 더 쉬웠기 때문이다. 친구는 날 보더니 왜 연락 안했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등등.. 나는 지칠대로 지치고. 둘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서 짐을 싸기 시작했다. 9시가 다 되어 어서 떠나야 했다. 말레이지아로 들고 갔던 가방의 짐을 쏟아 붓고 널어놓은 옷을 걷어 넣은 후에 불러 놓은 택시를 탔다. 택시타고 가면서 친구에게 말했다. "너 방에 내 돈 200불 놓고 왔다." 미화를 찾아 가져갔던 것을 싱가폴 돈만 쓰느라고 방에 보관해 두었다가 놓고 나온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내가 놓고 온 것은 돈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친구는 내덕분에 한살림 차렸다고 좋아했다. 결론은.... 싱가폴과 말레이지아는 길건너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보행신호를 보고 건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차만 좀 멀리 있다 싶으면 무조건 아무 곳에서나 건넌다. 때문에 내 친구의 일본인 룸메이트는 "나는 싱가폴에서 길 건너다가 차에 치어 죽게 될거야"라고 한다. 여행객들도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다들 그렇게 따라서 한다. 싱가폴은 꾸며진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사실 아름답지 않다. 모든게 인공적이고 친구 말에 의하면 몽땅 홍콩을 따라 했다고 한다. 정이 안간다. 말레이지아는 우리 나라를 연상케 한다. 싱가폴은 다국적 그 자체이다. 못사는 나라의 소수 민족 대부분이 싱가폴에서 허드렛일을 하지만 능력있는 프로페셔널들은 일만 잘하면 그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 인종 차별이 아니라 능력차별인 것이다. 말레이지아는 잘 모르겠다. 다만 말레이지아인이 대부분이어서 우리나라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싱가폴에서는 "너 어느나라에서 왔니?"라는 질문은 한 번도 받지 않았는데 말레이지아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질문을 빼놓지 않았다. 궁금한가? --------- 싱가폴과 말레이지아 여행기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