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Csky (맑은하늘) 날 짜 (Date): 1999년 7월 31일 토요일 오전 09시 54분 47초 제 목(Title):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한그루 소나무처럼.. 전에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중에 한분이 오늘 오후에 혼인을 한다는 얘기를 다른 동료들을 통해 들었다. 그분은 병역특례로 우리 회사에 있던 분이었는데, 특례기간동안 준비해서 물건너 먼 곳으로 유학을 가려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신부되실 분도 같은 전산을 전공하고, 오늘 결혼식을 마친후에 같이 공부하러 떠나는 모양이다. 가끔 대학 동기들 모임에 나가면, 누가 이번에 더 큰 평수의 집으로 이사를 한다더라......하면 서로 내 놓고 얘기는 잘 안하지만, 약간씩은 시샘하는 그 마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차피 늙으막엔 다 고만고만 해 질것을......했었는데, 어제 그 소식을 전해 들으며 내가 느낀 것은 그 대상만 틀렸을 뿐이지, 나도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나는, 마루에 시원한 돗자리 하나만 덜렁 깔린 집에 살아도 만족하고 살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도대체 그들의 무엇을 부러워 하고 있는 건지 순간 의아했다. 뜻맞아 훌쩍 같이 떠나는 그 모습이 부러운 건지, 니가 쉬내 내가 쉬내 하는 과정도 없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경제적 뒷받침이 부러운 건지, 아니면 내가 아직도 학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그러는 건지...... 이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뚜렷한 주관과 잣대를 가지고 산다는 게, 상대적 우위가 아닌 절대적인 가치를 무언가에 두고 있다는 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한그루 소나무처럼 당당하고 그만큼 지키기 힘든 일 이라는 걸 새삼 느끼면서, 내가 내린 어제 하루동안의 결론은 '아직도 수양이 부족하구나..:P' 하는 거였다. 한 랍비가 남겼다는 말이 떠 오른다. "내가 죽어서 하나님 앞에 갔을 때 그분은 나에게 'XX야 너는 왜 모세처럼 살지 않았니?'라고 물으실 게 아니라 '너는 왜 XX로 살지 않았니?' 하고 물으실 겁니다". 라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