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DAISY ( 데 이 지 맧) 날 짜 (Date): 1997년09월25일(목) 19시24분13초 ROK 제 목(Title): amiamo님 글을 읽다보니... 그 구두방 아저씨 얼굴과 더불어 지난 6년간 수정대에서 함께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갑니다. 대학 1년때부터 졸업 때까지....변함없이 그곳에 가면 항상 계셨던 분들..... 리어카에서 머리핀을 파시던 아주머니. 곱게 화장하시고 큼지막한 가방에서 그날 팔 물건을 가판대로 꺼내놓고 계시던 모습은 아침 등교길에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었죠. 아들이 고등학생인데...농구 선수라고..종종 자랑(?) 하시드라구요...이제 그 아들도 대학생이 되었을까? 우리 학교가 사범대였던 시절부터 계셨다고 한 구두방 아저씨. 이곳에서 갈은 제 구두 굽만 해도 엄청날껄요. 익숙한 손 놀림으로 헌 굽 뽑아내고 새 굽으로 바꾼후 구두약 한번 쓰윽~ 바른후 천으로 요리조리 문지르면 어느새 반짝반짝 새구두가 되죠. 보기에는 초라하고 좁은 곳이 그의 일터지만 그곳에서 모은 재산으로 빌딩을 몇 개 올렸다는 풍문이 있었죠.:-) 안방' (이였던가?) 분식집 주인 아저씨 . 멀대 같이 큰 키에 마른 체형으로 가가멜과 흡사하게 생기셨죠. 대학 1,2학년때 주로 가서 돌솥 비빔밥을 먹곤 했지만... 바퀴벌레가 나왔다는 과 동기의 이야기를 들은 후론 ....그 곳으로 발길이 멀어지더라구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정대 문턱을 턱하니 지키시던 수위 아저씨. 늘 밝은 웃음과 우렁찬 경례로 인사하시는 권색 제복의 주인공. 하지만 허락없이 들어 가려는 남학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 옆에만 있어도 다른 사람까지 괜히 즐겁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한 분이죠. 이외에도 수정관 매점의 왕 친절 (일명 슈퍼맨) 총각, 논문 맡겼던 성신 복사의 두 아저씨, 그리고 한때 길잃고 헤메이던 고양이, 강아지(특히 박 모양이 무진장 좋아함) 등등이 떠오릅니다. 힘들고 지쳤던 순간보단 이렇게 기분 좋은 기억들이 먼저 생각나는걸 보니 저도 졸업을 하긴 했나봐요. 흐흐흐~ 삶이 즐거워 지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한게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으로 삶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던데...오늘 제가 그랬던거 같아요. 새벽 공기를 타고 내리던 가을비, 아침에 받은 메일들, 그리고 좀 전에 읽은 amiamo님의 글들이 오늘 절 기쁘게 하는군요. ( 물론, 이제 곧 퇴근한다는것도 절 기쁘게 하지요...푸히히~ ) 내일은 어떤 일로 즐거워 질까??? 오랜만에 싱글벙글...DAIS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