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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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dongpal (파르티타)
날 짜 (Date): 1995년08월15일(화) 19시47분52초 KDT
제 목(Title): 소낙비...



이제 막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길이다.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빗방울이 후두둑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참, 경기도 어디 지역은 가뭄이 심하댔나?'

언뜻, 그런 생각이 머릴 스치고 지나갔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여름은 무척이나 더워야 제 맛이나는 법

이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오늘처럼 뜻하지 않은 소나기가 함께

한다면 소위 말하는 금상첨화라는 것이다.

그렇게 여름날의 소나기는 내게 청량음료와 같은 것이다.

늘 이렇게 소나기에 젖고 나면한가지 소설이 머리에 떠오른다.

어디서 읽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당연한 듯이 향유하였던 어린시절의 귀중함을

가슴에 각인시켜준 그런 소설이었다.

황순봉님의 '소낙비' 난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건넌마을 양통장 댁에 새로 손님이 온다문서요?"

"그렇다구 들었어..아마  태국서 온다지?"

소년은 침대위에 앉아서 벽에 귀를 대고 있었다.

늘 이렇게 부모님의 말을 엿듣곤 하였다.

누군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한다는

것이 소년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가끔은 알수 없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되지도 않았다.

자신이 알만큼은 안다고 생각하는 소년에게 더이상의

궁금함은 별로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갑자기 텔레비젼을 켜는 소리가 들리면서 말소리가 희미

해졌다. 

'아...이제는 잘들리지 않는구나...그나저나 내일 시험은

말하지도 않았는데...뭐...'

소년은 늘 시험이 있는 날이면 되지도 않는 변명과함께

학교를 뺑끼쳤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늘 하듯이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와 함께 다른길로 접어들었다.

저쪽 맨홀 뚜껑만 지나면 양통장집이고 거길지나면

삼거리 오락실이 나온다.

소년은 이미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는 무관심한 듯

거침없이 오락실 쪽으로 걸어갔다.

그 때였다.

"야!...거기 머리만 큰 놈 이리와봐라.."

어디선가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생각보다 머리가 작구나...야!...누나가 돈이 모자란데..

좀 빌려주라..."

소년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자신이 그렇게 짧지않은 생애에 처음으로 여깡패에게 걸렸다는

것을....

그런데 소년의 눈이 반짝 빛낫다.

얼굴이 까무잡잡한 것이 나이도 동갑으로 보인 것이다.

웬지 모르게 호감이 갔다.

"누나는 무슨..안그래도 같은 처진 것 같은데 우리 동업이나

하자~"

소년의 태도에 소녀는 놀랐다. 하지만 그게 혼자보다는

나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둘은 그렇게 쉽게 친해졌다. 그렇게 놀던중 소년이 하수도에 귀신이 

살고 있다고 그랬다.

소녀는 흥미가 느껴졌다. 그래서 둘은 금단의 

맨홀 뚜껑을 열고 말았다.

둘이 들어가고 나서 한참뒤에 둘이 나왔다.

그리고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다음날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소녀가 다른 놈팽이를 찾아서 잘 놀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화가나서 혼자 놀다가 집에 들어왔다.

밤에 부모님의 말소리가 들렸다.

"양 통장집 애가 죽었데요....글쎄..얼굴이 까맣게

되어서 죽었다지 뭐에요..."

"그럼 장례는 치뤘데?"

"네..그런가봐요...어린소녀가 불쌍하지 뭐에요...쯧쯔"

소년은 무슨 이야긴지는 모르지만 눈물이 흘렀다.

졸린 나머지 하품을 했던 것이다.

"근데 이상하게도 소녀가 죽을 때 쥐꼬리를 쥐고 있지 뭐에요"

"쥐라니?...우리 동네에서 그런쥐는 맨홀에만 있을텐데.."

소년은 그 소리를 끝으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뒤에 소년도 죽었다.

얼굴이 검게 된체로 죽었다.

이어서 그동네 사람들이 다 죽어나갔다.

얼굴이 검게 된체로...

그것은 흑사병의 창궐이었으며, 또 인류의 마지막이었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 얼굴이 검게 되었을 때...

그리고 죽어가는 인류의 머리위로 '소낙비'가 내리고 

있었다.

'제길 마지막 날에 소낙비라니....''

그렇게 생각하면서 뻗었다.






그렇게 나의유년시절은 지나갔다. 그리운 내 유년시절의

첫사랑의 기억은 언제나 소낙비와 함께 떠올랐고

곧 다가올 인류의 멸망도 떠올랐다.

언제나 황순봉님의 소설은 가슴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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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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