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 bubble (석 용호) Date : Wed Jul 15 10:44:30 1992 Subject: 사랑의 화학반응 안녕 하시어요? =-=-=-=-=-=-=-=-=-=-=-=-=-=-=-=-=-=-=-=-=-=-=-=-=-=-=-=-=-=-=-=-=-=-=- 사랑의 화학 반응 목 적: 가장 유혹적인 치장을 하고 어느 인생의 골목길을 지키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 을 좌절과 행복으로 이끄는 그 원인 모를 열정에 대 한 나름대로의 이해 준비물: 외로움 가슴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젊은 남녀, 혹은 외롭지 않거나 젊지 않아도 무관함(주의요함) * 실험에 임하기 전에 적합한 준비, 즉 보다 많은 정보 를 얻기 위해 참고 문헌이나 선배의 조언을 분석하 면 불필요한 실험의 반복과 시간의 손실없이 실험을 성공시킬 수 있음 실험 1. 시간이라는 투명한 비이커에 준비된 재료를 넣고 그 재료의 특성에 따라 현실과 이상을 적당한 비율 로 첨가. 반응을 보다 신속하고 명확하게 하기 위해 잦은 만남과 독점욕 그리고 다시는 누릴 수 없는 삶 의 절정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스포이드로 조금씩 떨어뜨리며 가열 관찰: 준비된 재료들의 외로움의 농도, 성속도, 그리고 실 험실 주위의 여건에 따라 붉은 빛 하트 결덩과 구름 빛 이별 결정이 번갈아 나옴. 때때로 구름빛 하트 결정과 붉은빛 이별 결정이 나오기도 하나 확률은 매우 희박함 실험 2. 불확실성을 대표적인 특성으로 내세우는 우리 시 대의 달갑지 않은 속성에 휘말려 결정 생성의 진지 한 과정은 보이지 않고 냉정한 결론만이 뚜렷하게 나타나므로 결정 생성 과정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 생성된 결정들을 잘게 부수어 추억이라는 용매에 넣 어 잘 저은 다음 다시 과거라는 시간의 비이커에 넣 고 전기분해 시작 관찰: 전기분해 초기에는 단세포 지향적 외인성 증후군의 영향으로 반응의 진전이 거의 없으나 간혹 원시의 본능에 기인한 설레임과 어색함이라는 무색 무취의 기포가 발생. 그러나 전압을 높여 주고 시간이 흐름 에 따라 그리움으로 지샌 밤의 수효와 서로를 아끼 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정도에 따라 선명한 장미빛 기포가 발생하고 뒤돌아 서선 후회하고 마는 자존심 과 오해로 인한 다툼의 정도에 따라 슬픈 구름빛 기 포도 증가. 비이커 바닥에는 쓰라린 상처의 앙금이 뿌옇게 가라 앉음 실험 3. 실험의 결과로 생긴 결정들의 특성을 조사하기 위 해 수상 치환의 방법으로 장미빛 기포를 모으고 하 방 치환의 방법으로 구름빛 기포를 모아 불꽃 반응 검사 관찰: 장미빛 기포에 촛불을 가까이 가져 가면 촛불의 밝기 가 수십 배 증가하며 아름다운 멜로디와 은은한 향 기, 실험실에 가득함. 구름빛 기포에 촛불을 가까이 가져 가면 촛불은 위태롭게 흔들리다가 이내 꺼져버 리고 눈물과 가슴 아픔으로 얼룩진 허전한 바람, 어 디선가 비를 몰고 옴 결론: 인생을 가장 화려하게 피워낸다고 말하여지는 원인 모를 열정은 그 화려함 안에 늘 슬픈 이별의 그림자 를 감추고 있는, 그러면서도 미묘하고 불확실한 향 기를 날리며 우리 곁을 떠도는 쌔디스트이면서 매저 키스트이기도 한 유기물인 듯하면서도 무기물 같기 도 한 카멜레온적인 실체( 객관적인 관찰과 기술은 가능하나 그 누구도 정확하게 그 원인 모를 열정을 정의할 수 없음) --신 진규 시집 슬픈 시인 -- =-=-=-=-=-=-=-=-=-=-=-=-=-=-=-=-=-=-=-=-=-=-=-=-=-=-=-=-=-=-=-=-=-=-=- 안녕히 계시어요.. 잘나가구 막가는 보글이가 어디에선가에서 빼낀 글 (푼쑤) 요즘 화학실험은 돈이 너무 많이 드는것 같지 않나요?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