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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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이 승택)
날 짜 (Date): 1994년10월18일(화) 11시07분36초 KST
제 목(Title): 여자 나이 서른이면 ... (2)


작년에 한 여자에게 전화를 했다. 아마 7월 말쯤일 것 같다. 그는 내가
2학년때부터 보았던 사람이다. 학부 시절에 내가 참 좋아했던 사람이다.
거의 4년만에 처음으로 전화를 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같았으나 ... 힘이
없어보였다. 난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했으나 그는 병원 일이 힘들어서
피곤하다며 "이젠 ... 늙었죠"라는 말을 한 기억이 난다. 하기야 내 기억에
남아있는 학부 시절의 모습은 이제 아니겠지 ... 하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 저녁에는 국민학교 동창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한게 있었나보다. 사실 그는 5학년때 내 짝이었다. 후후후 ...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이다.

그와 전화를 끊은 뒤, 대학원 때 과단위의 일 때문에 알고 있는 85학번
여자에게 전화를 했다. 거의 1년만인데 ... 그는 아직도 시집을 가지 않았
다. 하지만 왜 안가느냐고 묻기는 어려웠다. 벌써 알고지낸지가 5년째인데
서로 존대말을 쓰고 있는 것도 그런 예의를 갖추는데 일조하고 있으니 ...

그는 원래 튕기는 스타일인데 ... 목소리는 많이 가라앉아있었다. 박사
과정은 잘 진행되느냐고 물으니 ... "별로 관심 없어요. 학교엔 거의 안
가요" ... "그럼 주로 뭐하면서 보내요?" ... "집에 있다가 갤러리아
백화점에 가고 ... 삼풍 백화점에 가고 ... 그러면서 보내죠"

그러면서 자주 등장하는 "나이든 여자"라는 문구는 어떤 변화를 느끼게
했다. "나이든 여자가 머리 길게 기르고 아무 생각 없이 다닌다고 보면
돼요 ..." 난, 별로 할 말이 없더라. 기분을 올려줄 마땅한 말도 생각나지
않고.

사람 나름이겠지만 ... 우리네 사람들은 나이에 대한 의식이 참 강한 것
같다. 그렇게 교육받아 왔기 때문이겠지 ... 몇살에는 무엇을 해야하고
몇살까지 대학에 가야하고 ... 몇살까지 군대를 갔다오고 취직해야하고
또 집을 구하고 애기도 낳아야하고 ... 윗사람들이나 친구들이나 할 것
없이 숱하게 같은 질문을 보내오고 있으며 나 또한 그런 입장에서 서게 된다.

그러한 우리 시각에 외국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 나이를
개의치 않는 그들의 풍토 말이다.

여자 나이 스물이면 ... 너무 예쁘고 귀엽다고 해야할까? 우리 회사에도
나이가 19세인 여사원이 있다. 난 그를 볼 때, 볼을 잡아주며 "아이구
귀여워라"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여자 나이 서른이면 ... 그 사람은 어떤 원숙함을 갖고 있을까?
아니 ... 원숙함이라고 하기엔 아직 경륜이 적을까?

Bmoon, Bbird님 ... 4년 후면 지금의 85학번 나이가 되네요 ...

그러나 그때 가서도 지금처럼 도전하고 열정적인 분위기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 그런 모습이 참 좋겠죠?




*쩝 ... 지금 내가 이런 거 쓸 시간이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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