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tanford ] in KIDS 글 쓴 이(By): doolee (텅빈마음.) 날 짜 (Date): 1998년03월20일(금) 12시32분43초 ROK 제 목(Title): 자동차 없이 영화는 없다. "자동차는, 만약 그것이 없다면 우리가 불확실하고, 벌거벗고, 불완전하다고 느낄 한 벌의 옷과 같이 되었다." - 마샬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1964 검찰청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 뉴스거리들을 전해주던(걔중에는 '빨간 마후라'나 'L모양 비디오' 등 대중문화와 관련된 중요한 이슈들도 많았다.) 한 친구가 최근 군법무관으로 떠났는데, '마지막'이라며 재미있는 판결 하나를 알려주었다. 어떤 여자가 자동차에서 강간을 당했다며 한 남자를 고소한 사건이었다. 그 남자는 당시 여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응했기 때문에 강간을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법원 측은 치밀한 현장 검증 끝에 남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두 사람이 관계를 맺었던 자동차인 다마스의 앞 자리는 너무 좁아서 여자 측의 적극적인 호응이 없으면 관계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것. 자동차를 섹스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영화들을 통해 잘 배워왔다. 그러나, 자동차 사고가 섹스에 이용된다는 것은 최근에 개봉된 '크래쉬'에 와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뿐이냐, 영화는 우리가 몰랐던 자동차의 다양한 용도를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럼 이곳 드라이브 인 씨어터에서 영화사를 빛낸 명 자동차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활동사진을 보며 자동차의 여러 가지 용도에 대해 알아보자. 작품: 스피드(1994) 용도: 러시아워의 고속 질주 출퇴근 길의 교통 체증에 짜증이 나십니까? 자가용이든 대중교통이든 막히는 건 마찬가지라고요? 그렇다면 이 버스를 타십시오. 이 버스는 가공할 만한 폭탄이 장착되어 있어 시속 50마일 이하로 속도를 늦추면 바로 터져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중앙선이든 고속도로든 가릴 것 없이 무작정 달려갈 수밖에 없죠. 그렇지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산드라 블록이라는 무면허의 운전사와 키아누 리브스라는 잘생긴 경찰이 함께 타고 있지 않다면 조심하십시오. 작품: 007 시리즈(1962- ) 용도: 여자 꼬시기 돈이 덤비지 않으시는 분들에게 선뜻 권하긴 뭣하지만요. 그래도, 구경은 한번 해보세요. 미끈한 몸체에 갖가지 무기들이 장착되어 있고, 비상용 탈출 장치까지 다 갖추어져 있답니다. 어떤 기종은 하늘을 날 수도 있구요. 근데, 007영화를 봐도 본드카를 제대로 써먹는 건 못 봤다구요? 그래도 아가씨 꼬시기엔 이만큼 멋진 차도 없죠. 좀더 넉넉하신 분이라면 배트모빌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가끔 말썽을 부려서 그렇지, 이 차만큼 튼튼한 차는 없을 겁니다. 작품: 델마와 루이스(1991) 용도: 남자들이여 안녕 남편은 능력도 없는 주제에 걸핏하면 손찌검이나 날리고, 클럽에서 만난 남자는 강간이나 하려고 든다구요? 그렇죠, 이따위 남성 위주의 세상, 신물이 나죠? 그렇다면 델마와 루이스와 함께 빨간색 웨건을 탑시다.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다 브래드 피트처럼 멋진 젊은이가 나타나면 하룻반 연애도 해보고요. 그러다가 경찰에 쫓기고 쫓겨 갈 곳이 없으면 저 아름다운 그랜드 캐넌의 산맥들 위로 힘차게 날아가는 거예요. 작품: 남과 여(1966) 용도: 연인 찾아 삼만리 그녀와의 사랑이 점점 더 무르익어가지만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만날 수가 없다구요? '접속'에서처럼 아무 택시나 잡아서 '서울이요.'라고 하지 말고, 장-루이 트랭티낭에게 전화해주세요. 카레이서인 그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당신을 그녀에게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그 역시 30년 전에 연인인 야누크 예메에게 그렇게 달려갔으니까요. 폭우가 쏟아지는 것 쯤은 걱정마세요. 당신의 지극한 사랑을 가로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답니다. 하지만 긴 여행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려면 프란시스 레이의 영화음악 CD 쯤은 장만하는 게 좋을 거예요. "빰빰빰 빠바바바바 빠바바바바 -" 작품: 백 투 더 푸쳐 시리즈(1985- ) 용도: 미래로, 과거로 이런 겉 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죠. 이렇게 앞 모습은 허름해 보여도 뒤에는 굉장한 장치가 갖추어져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 차는 이곳에 전시된 자동차들 중 유일하게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자동차'랍니다. 바로 하늘을 나는 타임머신. 적당한 동력만 갖추어지면 과거든 미래든 어디로든 날아가 그곳에 살고 있는 나의 또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죠. 하지만 과도한 사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니 조심하세요. 작품: 더 카(1977) 용도: 살인 "이것은 유령인가, 마귀인가, 아니면 악 그 자체인가? 돌아갈 곳도 없고, 숨을 곳도 없고, 멈출 수도 없다." 재빠르고 검은 자동차가 시골 마을을 덮쳐 수많은 사람들을 치어 죽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운전대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다는 것. 살아 있는 자동차가 펼치는 살육의 잔치에 함께 하시겠습니까? 이런 컬트 공포 영화엔 취미가 없으시다면, 미국 영화 '크리스틴', 프랑스 영화 '치티치티 빵빵', 만화영화 '꼬마 자동차 붕붕'에서 살아 있는 자동차와 함께 갖가지 모험을 즐길 수 있답니다. 작품: 이웃의 도토로(1988) 용도: 검색 기능으로 동생 찾기 비오는 날 아빠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옆에 커다란 토토로가 서 있다면 졸지 말고 기다려보세요. 곧 이어 노란 불빛이 비치고 고양이 버스가 나타날 것입니다. 옆구리의 문이 열리면 들어서기만 해도 잠들 것만 같은 푹식푹신한 바닥이 보이죠. 하지만 아직 들어갈 때가 아닙니다. 언젠가 동생이 없어지면 지붕 위로 올라가 도토로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그러면 무시무시한 바람 소리를 내며 고양이 버스가 달려올 겁니다. 이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막강한 검색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찾고 있는 사람의 이름만 입력하면 앞 간판에 행선지가 표시되고 순식간에 목표물로 날아갑니다. 작품: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 용도: 영구차 이제 우리의 긴 로드 무비도 끝을 낼 때가 가까워졌군요. 우리는 전설적인 은행강도 보니와 클라이드로 변신, 우리를 이곳에 태워다 준 자동차 뒤에서 처절한 총격전을 벌입니다. 자동차의 몸뚱이에 총알 구멍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죽음은 가까워집니다. 우리는 마지막 피로 자동차에 키스한 후 지옥으로 가는 영구차에 몸을 싣습니다. 영화사를 빛낸 자동차들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 분들은 이곳으로 로드 무비 http://privat.schlund.de/roadmovies/index.html 백 투 더 푸쳐 홈페이지 http://www.bttf.com/ 자동차 스타들 http://members.aol.com/OfficerDCJ/carstars.htm FBI가 밝히는 '보니 앤 클라이드' 사건의 실화 http://www.fbi.gov/famcases/bonnie.htm 이명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