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nford ] in KIDS 글 쓴 이(By): nameless (무명용사) 날 짜 (Date): 1998년01월18일(일) 16시58분01초 ROK 제 목(Title): '타이타닉'을 보고... 날씨도 좋고 그냥 있을 수가 없어 반나절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해질녁에 나처럼 썰렁하게 느끼는 사람 몇이서 영화를 보러갔다. 원래 알아듣지 못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자주가지는 않는지라 이게 어느덧 4개월만에 보는 영화같았다. 일행중의 하나가 타이타닉을 보잔다. 타이타닉이면 워낙 유명했던 사건이라 스토리도 웬만큼 알고, 또 옛날에 주말의 명화 이던가에서 여러번 보았던 거라 썩 내키지 않았지만 다수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한마디로 정말 보기드문 감동적인 역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인 구속에 찌든 귀족 아가씨와 자유와 꿈을 쫓는 가난한 청년의 사랑이야기. 흔해빠진 이 주제를 타이타닉이라는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무대로 너무나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다. 전반부의 젊은 두 남녀의 만남과 때묻지 않은 풋풋한 사랑의 시작, 중반부의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의 인간애와 사랑의 절정, 후반부의 비극적인 결말, 그리고 긴 여운... 옆좌석의 미국아주머니의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영화가 끝난 후 3시간이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 였으니. 너무나 아름다운 - 그래서 오히려 조금은 작위적인 냄새까지 날지언정 - 주인공들의 사랑 이외에 생과 삶이 교차하는 극악의 순간까지도 자기의 의무를 다하는 죽음앞에 선 초라한 인간의 모습 - 선장, Engineer, 승무원, 악사...- 사랑하는 사람의 추억을 바다한가운데에 던져버리고 눈을 감는 할머니의 마지막... 모처럼만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글을 읽는 연인여러분들. 한국에서도 개봉하면 (일주일 전만 해도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한번 볼만한 영화입니다. :) p.s. 영화얘기 하니까 지난번에 한국에 갔을때 영화 '편지'가 생각나네요. 그렇게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끝내 못봤지 뭡니까? 무명용사... ------------------------------------------------------------------- 추억은 아름다운것. 그리고... 그 추억을 그리며 산다는 건 더욱 아름다운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