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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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nford ] in KIDS
글 쓴 이(By): nameless (무명용사)
날 짜 (Date): 1997년05월28일(수) 14시35분38초 KDT
제 목(Title): 스탠포드의 한국인 2.




첫순서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앳된 여학생의 가곡독창이었다.

'새야새야...', '청산에 살으리랏다'를 비롯 4곡의 한국 가곡을 불렀다.

어쩌면 노래를 그렇게 잘 하는 지 내 차안에 있는 조 수미 보다 더 잘하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다음은 멍석을 깔아놓고 고사를 지내는 순서였다.
( 어디서 이런걸 배웠는지 정말 신기했다. :)

초를 피우고 제문을 읽는 모습이 제법 근사해 보였다.

재미있었던 건 한국말로 근사하게 읽던 남학생이

갑자기 'English version'하고 소리치더니 영어로 다시 한번 읽는 것이었다.

우스꽝 스러운 자세로 하는 큰절또한 날 미소짓게 했다.



중간 중간 풍물패의 흥겨운 연주가 있은뒤에 펼쳐진 'The Big Three'라는

짧은 콩트가 인상적이었다.

무대 한가운데에 헤진 한복을 입은 한 아낙네가 풀을 뜯고 있다.

아마도 먹을 것이 없어 풀뿌리를 캐는 북한의 여인인 듯하다.

갑자기 북한군인 한명이 나타나 북한의 현실을 이야기 한다.

'우리는 먹을 것이 없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 우리는 전쟁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핵무기도 없다. 제발 도와달라...'

그러자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미국대표가 등장한다.

'우리 미국은 세계평화와 정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이디오피아에 얼마, 소말리아에 얼마를 지원했다. 우리는 너의 북한에도

 원조를 할것이다. 얼마치의 식량을 보낸다...'

그러면서 북한의 아낙네의 곁에서 가증스러운 웃음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 여인을 밀쳐내 버린다.

이번에는 남한대표가 나타나 미국대표에게 얘기한다.

'한반도의 유일한 대표자는 우리 남한이다. 너희 미국은 우리의 동의없이

 북한을 원조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엄살을 전부 믿어서는 안된다.

 너희들이 원조하는 식량으로 그들은 전쟁준비에만 광분한다.

 지원하기전에 우리와 얘기를 먼저 하자...'

그러면서 세나라의 대표들은 서로 자기의 의견만을 내세우며 논쟁을 벌인다.

그 옆의 북한의 아낙네는 굶주림에 쓰러져 간다...



어쩌면 그렇게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한국 신문도, TV도 보기 힘든 이곳에서 어떻게 그런 연극을 만들고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랍게 느껴졌다.


꼬마들의 태권도 시범을 끝으로 한시간이 조금 넘는 공연은 막을 내렸다.





                                             무명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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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아름다운것.  그리고...
그 추억을 그리며 산다는 건 더욱 아름다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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