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nford ] in KIDS 글 쓴 이(By): Xlander (710S10404L�) 날 짜 (Date): 1996년09월07일(토) 12시19분20초 KDT 제 목(Title): 우리집 뒷뜰의 너구리들... 요즘 난 공부할 것들이 많아서 늦게까지 않자는 경우가 많아졌다... V... 근데 밤마다 우리집(?) 뒷마당 쪽엔 누가와서 무슨 쓰레기 통을 뒤지는지 밤새 내내 부시럭 부시럭 대는 것이다. 어젠 자정이 조금 넘어서 머리를 식히러 밖에 나가 보게 되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가만히 보니, 주차장 쪽으로 너구리(Racone?)들이 6마리 씩이나 떼지어 있는게 아닌가. 종종 봐오던 놈들이라 신기할건 없었지만 원래 이놈들은 겁이 많아서인지 사람을 보면 슬금 슬금 뒤뚱 뒤뚱대며 않보이는 곳으로 숨는데 이놈들이 6마리나 되서 그런지 겁을 먹지를 않고 오히려 한놈은 나한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아니, 저게 미쳤나?' 뒷 마당 쪽이어서 그런지 너무 어둡고 너구리들의 성격을 잘 모르므로 난 슬슬 놈들을 피했다. 그리고는 hongsang이의 집앞으로 돌아서 밝은 등이 있는 주차장쪽으로 나와서 그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만히 보니 무슨 밤에 나와서 먹을 걸 찾나보다, 여기저기 킁킁대면서 땅바닥을 뒤지고 조그만 풀이나 화단에 머릴박고 뭘하는지는 몰라도 분명 먹을걸 찾으러 나온듯 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한 놈이 내앞 50 센티 정도 까지와서는 가만히 있는 날 보며 앞다리를 들고 처다보고만 있다가 내가 않움직이니까 이내 서운한듯 가버린다. 그러더니 또 한마리가 와서 똑같은 짓을 한다. '아하, 사람들이 먹을 걸 주는걸 알고 있구나' 얼른 집에가서 먹다남은 과자들을 갖고 나왔다. 조금씩 주다가 멈추니까 한 놈이 슬리퍼만 신고 나온 내 발까락을 핥는다, 으으, 간지러... 과자를 마저 주면서 좀 만저보려고 했지만 겁이 많은 놈들이어서 손만 들었다하면 피한다. 참 희한하고 귀엽게 생긴것 같다. 다음엔 스컹크도 어떻게 좀 만저볼 기회가 없을까? 여기 사람들은 동물들에 대해서 참 친숙하게 대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동물들을 볼때 그들이 나를 두려워하거나 감시하는 모습이 아님을 자주 느낀다. 점심때 Tresider(여기 학생회관)의 야외 table에서 밥을 먹으면 새들이 table에 까지도 올라와서 먹을 걸 달라고 한다, 귀찮을 때도 있을 정도로. Stanfod 대학의 별명은 The Farm이다, 그건 여기가 예전에는 말그대로 농장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뉴욕같은데서는 볼수 없었던 스컹크나 너구리같은 동물들이 Campus내에 많이 살고 있다, 다람쥐는 물론이고. 그런 동물들이 사람들과 이렇게 친숙하게 지내는 걸 보면 미국사람들이 얼마나 오래전 부터 동물들에게 신뢰(?)를 쌓아 왔는지 생각해 보게된다. 예전엔 어느 시골의 산길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차들이 갑자기 달리지도 않고 가만히 서있는것이 아닌가? 난 영문도 모르고 섰다가 왜그러나 하고 밖을 처다보니까 사슴 두마리가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차들 때문에 길을 못건너고 있었던가보다 어떤 차가 그걸 보고 서서는 가라고 기다렸는데 뒤이어 오던 차들이 처음엔 이상해서 멈추더니 이내 상황을 알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었다. 사슴들은 이내 건너 갔고 난 계속 여행을 떠났다. 동물들에게도 기다려주고 그들을 학대하지 않고 항상 친근하게 대하는 여기 사람들의 태도가 그들의 생활이 여유롭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할까? 동물들과도 친숙하게 지내는 이들의 생활모습이 어느땐 참 부럽기까지 하다, 이런 곳에서 산다는 게 부럽고 이렇게 살 줄 안다는게 부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