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jaco (JoooooooonD) 날 짜 (Date): 1995년09월15일(금) 18시44분07초 KDT 제 목(Title): 나는 동네 유리저격수였다. [7055] 제목 : [옮긴글] 김상진 선수 에세이 올린이 : 셈틀나래(부구갑 ) 95/09/15 09:18 읽음 : 30 관련자료 없음 ……… ━━★━━ ∪∪∪∪∪ ♪ ☜ │ │ ☞ ♬ ∨ ▶◀ ━━━━━━━━━━━━━UUUU━━━━━━UUUU━━━━━━━━━━━━━━━━ '월간 루키'에서 퍼온 김상진 선수의 에세이입니다. ------------------------------------------------------------------------------ 뉴스제공시각 : 09/14 20:19 제목 : 김상진이 쓰는 <STAR STORY> ------------------------------------------------------------------------------ 모처럼 맞이한 휴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지금쯤 내 열전의 무 대인 잠실 야구장도 비에 젖어 있을 것이다. 한번쯤 비내리는 그라운 드를 거닐어 보면 어떨까. 텅빈 스탠드에 홀로 앉아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숨가쁘게 달려온 내 지난 날을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다가 앞으로 더 가야 할 나의 야구 인생도 설계해 보는 거다. [나는 동네 유리 저격수였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 나는 바다가 보이는 북마산의 내 서동에서 첫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는 전북 남원 분이었고 아버지 는 경남 함양 분이어서 나는 영호남 화해의 마스코트로 태어난 셈이 었다. 겨울과 봄 사이인 3월 15일 오후 3시였다. 첫아들인데다 우량아여서 아버지는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고 한다. 돌 때 찍은 사진을 봐도 나 는 정말 귀여운 우량아였다.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아 니 없는 것이 아니라 희미하다. 나의 경우 매일 동생 상범이와 장난 감이나 먹을 것을 놓고 싸웠던 것 같다. 두 살 터울인 동생과 나는 우리 둘이 지나간 길가의 집에는 남아나는 유리창이 없었으니까. 물론 가로등에 조준 사격을 퍼붓는 것 또한 우리 둘의 몫이었다. 그때 나는 이미 투수로서의 재질이 있었던 것일까. 내가 던진 돌은 군대의 저격수라 할 만큼 정확하게 가로등을 박살내곤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로등이나 유리창이 깨졌다 하면 우리 집부터 찾았다. 어 느 때인가는 장독 값을 물어 준 적도 있다. 사실 그 장독은 그 집 아들이 군것질감을 찾다가 깨뜨린 것이었다. 그런데도 무작정 우리에게 화살이 떨어져 억울했다. 아무리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도무지 통하질 않았다. 동생과 나의 전적 이 너무나 화려했기 때문이다. 누명을 쓴 대신 나와 동생은 실제 범 인인 그 집 아들을 비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작신 두들겨 주었다. 그렇게 천덕꾸러기처럼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던 내가 국민학교에 들어간 건 77년이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내서국민학교였다. 내가 학 교에 다니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유리값 물어달라는 아줌마들의 발길 이 뜸해졌다는 거다. 대신 이번에는 얘들 교육 좀 똑바로 시키라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 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매일 매일 아이들과 싸웠고 한번도 진 적이 없었다. 또한 내가 대적한 아이들의 얼굴은 언제나 성할 날이 없었 다. 코피가 터지거나 눈에 멍이 들지 않으면 이마나 볼에 선명한 손 톱 자국을 남기곤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지의 우리들에 대한 태도였다. 아버 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맞고 오면 집 안에 발을 못 들이게 했다. 기 어이 코피를 터뜨리고 오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는 나를 강하게 키우려고 무척 노력했던 것 같다. 교내 싸움 대장으로 한참 이름을 날리던 2학년 때 나는 월포국민학 교로 전학하게 되었다. 집이 그쪽으로 이사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나의 놀이터는 해변이었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바다가 있었기 때문 이다. 동생과 나는 당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던 만화 영화 '톰소여의 모 험'에 나오는 톰과 허크처럼 뗏목을 만들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 炷 파도와 맞서 싸우기에는 너무나 약했던 것이 다. 결국 동생과 나는 보물 찾는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학교 생활은 이전 학교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나는 공부보다는 싸움하는 데 소질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