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Leisure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parkeb ()
날 짜 (Date): 1998년 6월 23일 화요일 오전 09시 09분 48초
제 목(Title): [축구] 박종환 감독과 차범근 감독..



오늘 조선일보 사이트에 박종환 감독의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또한 하이텔 스포츠란에 어떤 분이 과거에 차범근 감독이 쓴 글을 올려줬습니다.

두개의 글을 올려봅니다.
---------------------------------------------------------


차범근감독해임에 대한 반론-

감독도 선수만큼 보호해야 한다.
한국의 참패는 차범근감독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차범근감독이 그렇게
잘못했다면 그에게 중책을 맡긴 축구협회의 책임은 어떻게 되는가
감독을 희생시킴으로써 축구협회가 책임을  벗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감독이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특유의 기동력과 조직력 ,투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데는 공감을 한다. 전술사의 미스 와 선수관리 기용상등의 난맥상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형식은 더욱 곤란하다.

스포츠에서 패배란 늘있는 일이다. 명예로운 퇴진이 보장되지 않고 이런 
마녀사냥이 이어지는 풍토에서 누가 대표팀감독을 하려들겠는지 묻고싶다.
후임자의 입장을 생각해도 그렇다. 이런 방식은 결과적으로 후임자에게도 
큰부담을 준다. 큰 부 담을 안은 사람은 정상적인 전술운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비록 16강 진출은 실패했다고 하지만 당장 전 국민의 염원이 담긴 
월드컵 1승이라는 목표가 남아있는 상태이다.

축구계는 여론을 고려해야 하지만 흔들려서는 안된다.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국민감정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전문가란 세간의 민심에 너무 영합해도 곤란하다.
결국 축구를 살리고 최고의 스포츠로 키워가는 일은 축구인들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차감독의 전격경질은 참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차감독의 경질은 
단순히 개인적 불행의 차원을 넘어서 축구계 전체의 손실이다.
대한민국에 언제 차범근같은 대형스타가 있었는가? 앞으로 얼마나 기다려야 
독일 분데스리가를 휘젓는 그런 선수를 다시 볼 수 있겠는가?
큰 스타는 보호해야 되는 법이다. 그가 감독이든 선수이든 그것은 변함이 없다.

축구협회는 차범근감독을 가장 불명예스런 방식으로 경질했다. 그에게 남은
벨기에전을 치르고 유종의 미를 거둘기회를 주었어야 했다. 믿고 고난을 준 만큼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에 돌아와서 책임을 묻고 대표팀을 수습을 해 다음을 
기약했어야 했다.

지난해 아시아 최종예선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성적을 올릴 땐 하늘같이 떠 받들다가 그렇지 않을 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냄비식 인사는 한국축구에 발전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원인이다.끝


                            ----전 국가대표감독 박종환----



박종환 감독에게 격려를/차범근 축구인(아침을 열며) 

나와 박종환 감독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전혀 다른, 그래 
서 서로 좋아할 수 없는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릎이 깨 
진채 쓰러져있는 그를 경쟁이나 하듯이 짓밟는 언론과 팬, 그리 
고 협회나 축구인들을 보면서 분노가 치미는 것은 아마 나 역시 
감독이라는 직업을 가진, 그의 동료라는게 큰 몫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우선 감독이라는 것이 과연 양쪽 어깨에 별을 단 사령탑 
인지 아니면 손비비는 것도 모자라 발까지 비벼야하는 졸개인지부 
터 묻고 싶다. 적어도 우리의 경우는 권위와 힘을 어깨에 실어 
주면서 소신껏 일해주기를 바라는, 혹은 큰 감독이 자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선수를 지도하다가도 단장이 나타나면 뛰어나와 「함께 있어 드 
려야」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는 사회. 심지어는 경기전 선수들 
이 몸을 푸는 중요한 시간에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는 「단장님」 
의 말상대가 되어주기 위해운동장을 등지고 단장의 얼굴을 마주 
하는 어처구니 없는 감독을 요구하는 사회. 너무나 아마추어적인 
한국축구에서, 바로 이것이 감독이 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다. 
그뿐 아니다. 훈련을 계획하고 연구하는 것보다 같이 어울려 
주는 감독을 훨씬 유능한 지도자로 꼽으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축구계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없어서 외국감독을 영입해야 한다 
고 떠든다. 
「과학적인 훈련?」 단언컨대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정 기간의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신체리듬을 고려한 과학적인 훈련계획서를 
짤 수 있는 감독은 단 한사람도 없다. 왜냐하면 그것을 제대 
로 가르칠만한, 또는 배울만한 과정이 축구협회에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그래도 박감독은 매일 머리를 짜내면서 컴퓨터 
앞에 앉은 나를 따돌리고 3번씩이나 우승을 했다. 지금 현장 
에 있는 감독중 누구도 그를 이겨보지 못했다. 그가 아니면 일 
화의 3연패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초 그는 어떤 
패장보다도 더 초라한 모습으로 일화를 떠났다. 구단에서 돌린 
보도자료 한장으로 그는 끝난 것이다. 그때도 내가 속으로 몹시 
분개했던 기억이 난다. 
구단이 싫다는데 억지로 붙어있겠다고 할 감독은 없다. 그렇다 
면 아무리 박종환식의 축구나, 혹은 그 개인의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고 하더라도 『3연패를 한 나로서는 더 이상 한국축구에 
목표가 없어졌으므로 잠시 쉬겠다』는 식으로 최소한의 모양을 갖 
추게 하면서 나가게 했어야 옳을 것이다. 
그때도 언론은 구단의 입장만을 얘기해 주었을뿐 한국축구의 큰 
기둥 하나를 불쏘시개로 만드는데 대한 질타는 전혀 없었다. 
나는 그런 언론을 향해 비겁하다고 얘기한다. 언젠가 독일인 친 
구가 포함된 국제축구연맹(FIFA) 실사단이 한국에 왔을 때 
못나가겠다고 버티는 나를 설득하려고 밤늦게 우리 집을 찾아온 
축구협회의 메신저는 「대표팀감독」이라는 미끼로 나를 회유하려 
했다. 
그때 나는 『대표팀감독 자리는 월계관이 아니고 십자가』라고 
했다. 한국축구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로서는 
엄청난 책임과 의무를 피할 수 없지만, 결코 그 자리가 수단방 
법 가리지 않고 차지하고 싶은 달콤하기만한 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얘기하건대 지도자는 양쪽 어깨에 별을 단 장군이지 졸개가 아 
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서 
당당한 전문가로서의 자질과 기품을 갖추어야 한다. 지도자 없음 
을 한탄하고 무시하는 협회나 프로팀은 과연 장군을 원하는지 졸 
개를 원하는지 한번 깊이 반성할 때이다. 협회의 무능을 질타하 
는 지도자 그룹은 우리가 얼마나 선수지도에 최선을 다했는지 반 
드시 생각해 보아야한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