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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parkeb ()
날 짜 (Date): 1998년 6월 16일 화요일 오후 01시 12분 07초
제 목(Title): [축구] 하이텔의 어떤 분의..


[축구](퍼온 글) 감동의 물결                  06/16 12:34   276 line
                        
 올린이:u2five  (김대준  )  98/06/15 12:47    읽음:861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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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미 지나가버린 이야기가 되었지만...그리고 이미 지나가버린
이야기에 대해서 마치 변기통같은 이곳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진 않겠지만...저절로 키보드에 손이 가는 것은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아..위에서 말한 변기통은 결코 여길 모독하려는 뜻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의 울분과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있는곳이라는 의미에서 썼습니다.)

전 오늘 새벽부터 지금까지 두 번을 울었습니다.
한번은 목놓아 울었고, 한번은 이를 깨물고 울었습니다.
후...제 나이 이제 서른인데...아직 이렇게 목놓아 울 수 있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남자는 태어날때 한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한번, 이렇게 딱 두번 우는 거라고
하던데...전 눈물이 많은 편이거든요....^^;;

전 현재 일본에서 유학 중인 학생의 신분입니다. 작년부터 펼쳐진 프랑스월드컵
예선을 주욱 일본서 지켜보아온 저로서는 지금껏 국내에서만 보아오던 월드컵과는
조금은 다른 감회에 젖게 되는군요. 고3때였던 이탈리아월드컵부터 방위근무중이었던

스페인월드컵, 유학준비한답시고 깝죽이던 백수시절에 본 미국월드컵까지...

일본이 버벅거리면서 월드컵본선행 티켓을 걸머쥘때부터, 그들의 꼼꼼하고 치밀한
준비를 지켜보아 오면서(실력의 여부는 조금 후의 대 아르헨티나전에서 드러나겠
지만요) 우리가 무조건 얘네들보다는 잘해야 할텐데...라는 어찌보면 도둑심보같은
마음으로 월드컵을 기다려 왔습니다. 일본선수들을 마냥 부러워 하면서요.....
왜냐구요? 아마 그런 유형무형의 지원과 투자를 우리선수들이 받았더라면 최소한
얘네보다는 훨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민족적 자부심이라고나 할까요?

이제와서 뒤돌아보면, 우린 늘 4년마다 한번씩 날밤을 새어가며 목이터져라, 가슴을
콩당거리며 기적만을 기다려 온 것 같습니다. 그 설레는 세계인의 축전이 끝나고,
항상 비참한 전적만을 남기고 우리의 "자랑스런" 대표팀들이 돌아오고 나서, 우리는
과연 그 경이로운 3연속 월드컵진출(물론 비교적 쉬운 아시아지역예선을 돌파하고
얻은 전리품이긴 했지만)에서 무엇을 배워 왔는지요...

무려 수차례에 걸친, 정말로 돈주고도 사지 못할 값진 경험, 즉 월드컵본마당에서
그 긴장감으로 꽉찬 경기장에서의 세계강호들과의 진검승부에서 얻은 경험을 과연
우리는 제대로 살려왔는지요...

아무리 실력있는 팀이라고 할지라도 처음으로 그런 실제상황에 뚝 떨어지게 된다면
어리벙벙하고 뻣뻣하게 굳어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끝나고 말것입니다.
우린 그렇게 실력조차 갖추지 못한 팀을 데리고 처음(물론 첫출전은 스위스월드컵
이었지만 이것은 예외로 하고 싶습니다) 이탈리아에 가서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경험은 정말로 뼈아픈 것이었고 우리의 위치를 재확인시켜준 쓰디쓴 처방이었습
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나라는 축구를 못한다" 라는 교훈이었습니다.
우리식으로 키워온 축구로는 세계의 벽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탈리아월드컵만
으로도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축구를 해서는 않되는구나...."

하지만 우리는 4년마다 매번 대표팀에게만 엉뚱하게 무거운 짐을 지워 왔습니다.
"온국민의 염원을 안고 이기고 돌아오라" 고....
이탈리아월드컵으로부터 현재까지 1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말은 현 대표팀의
주축 구성원이 월드컵마당에서 뛰어보는 것을 가슴속에 꿈꾸던 12년전의 청소년,
즉 지금 현재 프랑스구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그들이 과연 우리가 12년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얻은 그 값진 교훈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집중적으로 훈련받고 조직화되었을까요?

아마 아닐것입니다.
매번 개죽을 쑤고 와서 잠시 떠들석해지는 전용구장건설, 클럽축구문화의 형성, 유소

년 육성등등의 공염불이 끝나고는, 비오는 날이면 진흙창이 되는 동대문구장에서 마

엉켜 뛰면서 냅다 질러 어쩌다 골이 들어가기만을 바라는 식의, 그것도 그렇게라도
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을 짊어채 때로는 감독님한테 얻어맞아가면서
"안되면 까라" 라는 식의 훈련을 받아 온 선수들입니다.

멀리서 보면 "저푸른 초원~~"같이 색칠된 효창구장의 인조잔디뒤에서 조금만 발목을
쓸라치면 여지없이 삐긋나가 선수생명 골로가는, 그런 구장에서의 무조건 이겨야하는

시합만을 강요당해 온 선수들입니다.

제가 연세대학을 나와서 매년 열리는 연고전(혹은 고연전)때의 축구시합을 보아
왔습니다. 거기서 지게되면 어떤일이 벌어지는지 혹시 아시는지요... 선수들...
정말 개가 되도록 맞습니다. 어느정도 대가리가 컸다고 하는 나이의 선수들이 연고전

축구 지고나서 운동장에서 개패듯이 맞으며 뺑이 돌고 있는 것을 보아온 저로서는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최용수나 홍명보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게 우리현실이었고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슬픈 사실
입니다. 그리고 항상 넘을 수 없는 한계를 태생적으로 지니고는 있지만 그걸 잘모르
는 외신기자들의 눈에 "불가사의"한 나라로 인식되는 현실입니다.

우리선수들이 어릴적부터 정말로 천연잔디가 널려있는 곳에서 맘껏 공차고 자라온
선수들입니까? 못하는거 당연합니다. 어떤 분은 그러시겠군요. 아프리카애들은
맨땅에서 제대로된 공도 못차고 커왔어도 지금의 나이지리아나 카메룬처럼 잘한다고,

또 내전으로 나라가 망신창이가 된 유고나 크로아티아는 그러면 유복한 환경에서
여유있게 훈련받아서 그렇게 잘하냐고....

왜 그러냐고요? 걔네들은 선천적으로 잘해요. 답이 좀 엉뚱하죠? 하지만 그게 사실
인걸 어쩝니까...아프리카애들의, 다시말하면 흑인애들의 선천적인 유연함은 정말로
신이 내린 선물일겁니다. 유고등의 실력은 그만큼 뿌리깊게 내려오는 전통에서 오는
축구에 대한 센스와 체격의 우위에서 오는 월등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 있고요. 그리
고 총탄이 빗발치는 내전의 와중에서도, 비록 관리를 제대로 못해 듬성듬성 빠진
갈대밭같은 구장에서도 다뜯어진 공을 차는 축구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
있고요...여기 방송에서 해준 크로아티아선수들의 눈물겨운 다큐멘타리를 보곤 저도
가슴이 찡해 왔습니다. 여담이지만....꼭 크로아티아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원합니다
.
충분히 그 실력을 갖추고 있고요.

그럼 우리나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요...정말로 객관적으로 볼 때, 축구라는 종목을
잘 하기에는 아니올시다의 조건은 골고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런 신체적인 핸디캡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후천적인 훈련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맞는 독특한 전술의 개발과 함께요. 마치 농구에서 그 키다리들과
상대하는 방법이 빠른 패스워크에 이은 외곽슛인 것과 마찬가지로요. 하지만 농구의
예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이제는 별로 통하지 않습니다. 변칙적인 것은 항상
결국에 가서는 orthodox한것에 밀리기 마련이죠. 키 큰애들도 이제는 난장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전법을 꿰뚫고 있고 도리어 그 큰 키에 그 전법마져 오히려 더 잘
구사하게 되어 버렸죠. 축구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우리가 유럽애들과 같은 장신에 체격을 갖추거나 아프리카나 중남미애들과 같은
유연성을 선천적으로 타고 태어나지 않는 이상 우리가 축구를 그네들처럼 "잘"하기는

힘들 겁니다. 일본처럼 정말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면 어느정도 수준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매번 예선을 돌파해서 16강이나 8강까지도 올라갈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게 한계일껄요?

비관적인 얘기가 되어서 저도 더이상 써가기 싫어지지만, 어차피 그렇게 투자하지도
못할 바 에야 더 이상 바라지도 맙시다. 앞으로는 아마 월드컵본선에 나가기도 점점
힘들어 질겁니다. 그저 요행히 본선에 나가게 되면 4년마다 한번씩 열광했다가
사그러지는 걸 반복하면 됩니다.

우리가 강하다고요? 뭐가요? 수치데이터를 제마음대로 올려놓고 시뮬레이션한 FIFA98

같은 오락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에서 나타나 주리라고 믿는 것은 조금 억지가
아닐까요? 투자도 안하고 어떻게 열매를 바랍니까? 그나마 죽자고 돈을 쏟아부어도
될까 말까 한데요...

이제 슬슬 그 열매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일본입니다. 아..물론 현 대표팀을 지칭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 일본대표의 절반이상이 우리와 별반다름없는 환경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온 선수들입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유,청소년들입니다. 얘네들은
이제 선배들(현 일본대표)이 우리와 대등한 경기를 벌이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랄것
입니다. 또 현재 그렇게 커 온 애들이 한국컴플렉스는 전혀 느끼지 못한 채로 우리
어린이들과의 시합에서 우리를 개인기로 가지고 놉디다. 도저히 안되는 개인기에
철저히 농락당하고 울분의 눈물을 흘리던 우리 꼬마의 모습이 눈에 선하더군요.

우리 꼬마들이 푸르디푸른 천연잔디를 마음껏 사용하고 달리는 일본꼬마애들을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귀국길에 올라 다시금 흙먼지 풀풀 나는 운동장에서
관중도 아무도 없는, 극성스런 치맛바람만 휘두르는 선그라스끼고 운동장에서 자기
아들이 골을 넣으면 미친듯이 광분하고 경고카드라도 나오면 운동장난입까지도
불사하는 엄마들만이 보는 앞에서 무릎까지고 팔꿈치 까져가면서 축구를 해야하는
현실이 가슴아픕니다.

어떻게하던 이겨야 축구명문이라 불리우는 학교로 스카웃되어 가고, 어떻게든 전국
대회 4강인가를 들어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그래야 명색이 축구선수를 직업으로
가질 가느다란 실타래라도 붙잡을 수 있는 우리네 선수수급의 시스템이 가슴을 짓
눌러옵니다. 하기야 우리같이 인구도 적고 국토도 좁은 땅에서, 골프장 짓기에도
모자란 땅에 그 골프장 넓이의 10분의 1만 있어도 되는 잔디구장을 지어댄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사치이겠지요.

저는 골프를 혐오하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골프도 좋은 운동이고 인생과도 비교
되는 오묘한 맛을 지닌 멋진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일반 보통사람
들도 주말이면 저렴하게 가족동반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가 되었을
때만 멋진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그리고 좁은 국토

에 그렇게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윗분들...정말...답답합니다....

우리 자랑스런 박세리양의 쾌거에 또 그 지랄같은 치맛바람에 애들 손에 골프채를
쥐어서 미국으로 호주로 영국으로 날려보낼 엄마들을 생각하면....

우리 애들한테 맘껏 시원한 잔디에서 공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어 주는 것이 그렇게도 힘든 것이라면, 우린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
팀이 개죽을 쑨다고 해서 이곳에 와서 욕싸대기를 해댈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되지
도 않을 일을 어떻게 우리 대표가 이루어 낸다는 겁니까?

하긴 우리 축구팬들(소위 말하는 서포터와 냄비팬을 통틀어서)...참 착하긴 합니다.
다들 여기와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나 험담을 내뱉고 가도 실제로 공항서 계란을
던진다던가 선수나 감독집에 테러를 한다던가 하지는 않으니까요...답답하신 마음들
어디다가 푸시겠어요...온 마음과 정성을 대표팀에 쏟아붓고 골을 넣었을때 같이
환호하고 개죽을 쑨 결과가 되고나서 발기발기 부관참시를 하시는 심정 왜 모르겠
습니까? 가끔씩은 정말 말도 안되는 어린애들이 쓴 것같은 글들도 있지만, 다들
나름대로 간절히 바라고 원하던 것이 무참한 결과로 나타났을 때의 허탈함과 분노는
이런곳을 통해서라도 풀어야지요....길가는 사람 붙잡고 주먹다짐을 하겠습니까?
집안의 가재도구를 부수어 가면서 화를 풀겠습니까....

이런 것을 보고 냄비라고 뭐라고 할 자격을 그 누구도 부여해 주지 않았고, 분하지만

대표팀을 따뜻이 감싸는 서포터들을 비웃을 자격도 그 누구에게도 부여되어 있지 않

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속이 좀 시원해진다면 어쩌겠습니까.......
4년마다 늘 해오던 거 아닙니까? 이번이라고 뭐가 달랐겠습니까?

여기서 그렇게 대표팀이나 감독을 씹던 분들도 또 네덜란드전 다 보실꺼면서..^^;;
그리고 또 한골 선취했다치면 광분하실 꺼면서...^^;;

전 이번 시합을 생중계로 보질 못했습니다. NHK위성에서는 생중계를 해주는데
보통 공중파채널에서는 전혀 중계를 해주지 않았고, 슬프게도 가난한 유학생신분에
집에다 위성튜너까지 사다놓을 여력이 없어서 연구실에 나와서 통신에 들어와서
시시각각 올라오는 게시글에 일희일비했답니다.

스포츠게시판의 첫글...우리가 선취했다는....이런 믿을 수 없는 일이....
잠시 뒤의 한 선수의 퇴장소식....그리고 연이은 3실점의 비보...........
시퍼런 화면만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90분을 보낸 심정을 아시려는지...^^;;;

날이 바뀌어 NHK보통 채널에서 재방송을 해주더군요. 진 시합이라는 걸 알면서도
온 몸을 부르르 떨어가며 시청했습니다. 우리가 앞서가던 전반만 보고 꺼버리려고
했는데...그만 끝까지 다 보고 말았습니다....솔직히...전 대표팀 자랑스럽습니다.
감독에게는 그만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제발 타이타닉의 선장처럼 미련하게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같이하겠답시고 선장실에 틀어박혀 혼자 고뇌하는 그런 짓
말고 한명의 승객이나마 더 구할 수 있도록 질서요원으로 뛰는 편이 낫듯, 이번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시합의 관점평이나 분석들은 잘나신, 명석한, 국가대표감독직을 바로 맡겨도 손색
없을 분들이 다 해주셨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그리고 몇몇 미친 놈들의 헛소리를 빼놓고는 대부분 지적하신 내용들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단, 결과론이라는 한계에 누구라도 끄적일 수 있는 내용들이긴
했지만....

시합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고나서...
전 일요일 혼자 나와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서 그만 엉엉 울었습니다.
남이 보면 창피할 정도로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이길 수도 있었을 시합을 놓쳐서...그게 분하고 억울하고 안타까와서....
그래서 운것은 아닙니다.

선수들이 불쌍해서 울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우리 대표팀의 현 전력으로
그 어느팀한테도 장담하며 "이길수도 있는" 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공은
둥글다길래...그 기적의 여신은 왜 우리에게 그 흔한 미소한번 지어주지 않는
것일까...불쌍한 우리 대표선수들 한번 속시원하게 그 전율감이 감도는 월드컵
본선마당에서 딱 한번 "승리"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해주지 않는 것일까...
선수들이 안쓰럽고 불쌍해서 울었습니다.16강은 무슨......그저...의미는 없지만
....그저...1승....

일본선수들처럼 정말로 좋은 구장에서 훈련이나 실컷 받아 본 다음이라면 이
억울함은 덜하겠습니다. 어떤 분이 밑에서 쓰셨더군요. 우리선수들처럼 좋은
조건에서 월드컵출전을 하는 팀이 어디있냐고? 16강에 들면 개인별로 5천만원씩
포상금을 주는 걸 그 예로 드셨더군요.....나원...참...그게 좋은 조건입니까?
그 분은 그럼 포상금으로 1억줄테니까 6층정도되는 빌딩에서 한번 뛰어내려볼래?
라고 하면 그걸 좋은 조건이라고 하시겠습니까? 아무런 보호장비도 주지 않고?

예가 엉뚱하긴 하지만 어려서부터 그런 무모한(?) 다이빙이나마 과학적, 체계적
으로 훈련해서 어떻게 착지하면 부상을 당하지 않고 뛰어내릴 수 있는가를 훈련
시키는데 투자하지 않고, 하루아침에 엘레베이터 태워서 6층에 데려다 놓고
뛰어내려서 안 죽고 살면 포상금 줄께..라는 식의 발상은 도대체 뭔지....
돈으로 쑤셔박으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까? 제가 위에서 말한 투자라는 것이
그따위 포상금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아시겠죠....

그래도 무식하게 온국민의 염원을 안고, 6층에서 뛰어내렸던 선수들이 불쌍해서
울었습니다. 앗..제대로 착지했다!!라고 잠시 기뻐하다가 그만 콘크리트바닥에
머리를 헤딩해서 머리통이 박살난 선수들이 불쌍해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게시판에 들어와서, "야 이 등신아 떨어질때 오른팔을 좀 더 펴서
몸의 중심을 잡았어야지....병신...", "걔가 한 3층정도 떨어지고 있을때 감독
이란 놈은 뭘했냐? 가랑이를 좀 더 벌리라고 지시했어야지...그러구도 감독이야?
바보아냐? 죽어버려..그냥.." 이라고 책망하는 많은 글들을 접하고 또 한번
울었습니다.

잘만 뛰면 6층정도는 뛰어내릴 수도 있을 거라고 확성기에 대고 관객들을 모았던
우리 자랑스런 새대가리 언론들...그 확성기 소릴 듣고 모여서 모두다 밑에서
멋지게 뛰어내려 귀염둥이 체조선수들처럼 사뿐이 착지하고 허리를 휙 구부리며
배를 뽈록 내밀고 두손을 높이 쳐들어 관객들에게 답해주길 기다렸던 우리들....

오른팔을 좀 더 펴서 몸의 중심을 잘 잡고, 감독이 제대로 지시해서 가랑이를
좀 더 벌리고 떨어져서 제대로 착지했다고 하면...그래서 머리통이 안부서지고
제대로 착지했다고 하면 그걸로 우린 환호하고 열광해야 될까요?
어차피 그 착지의 충격으로 척추뼈는 아작이 나있을 텐데......

자...우리는 이제 며칠 뒤 터진 머리통에 붕대를 칭칭 감은 우리 대표팀이 조금
더 높은 10층에서 뛰어내려 주길 밤새워가며 TV앞에서 염원하겠죠....
그 염원의 대열 속엔 저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망신창이가 된 사람이 10층에서
맨몸으로 뛰어 내려 사뿐이 착지해 주기를 말입니다....최소한의 안전장비를 갖추고
뛰어내려 착지에 성공하는 다른 예를 무수히 열거해가며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신념에 사로잡혀서....

단 그 염원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제발 떨어지더라도 이번에는 죽지말고 덜 다치고 떨어져주길 바라는 염원과....
죽어도 좋으니까 과감하게 머리부터 쳐박고 떨어지라는 염원....

대표팀 선수 여러분...여러분이 태극마크를 달고있음에 저도 별수 없이 여러분을
10층에서 밀어버릴 수 밖에 없지만...정말 미안해요....제발 죽지만 말아요....
이런 말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말도 안되는 지는 잘 알지만....

제대로 된 하니스 장비 하나 챙겨주지 못하고
고층에서 밀어버릴 수 밖에 없는, 그러구도 기적적으로 착지해 주길 바라는
한 냄비팬이 울먹이며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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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의 일본에 계신 분이 올리신 글같더군요.

덧붙인다면, 크로아티아는 현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구 유고에서 청소년 대표로

길러진 선수들입니다. 즉 전쟁이 나기 전에 이미 기본기와 실력을 갖췄었고,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우승했던 선수들입니다. 수케르,보반 등등..

따라서 그들이 정신력으로 강하다라는 말은 하나만 보는 겁니다.

정말 정신력만 볼려면 내전 이후에 자라난 즉 크로아티아란 이름으로 거기서

자라서 전쟁을 겪으면서 축구를 한 아이들을 봐야겠죠. 걔들 기본기 있겠죠?

아프리카 축구는 이미 언론에서 해설할때도 나오지만 유럽 명문팀들이 어릴때

싹수가 좋은 선수들을 자국으로 데려가서 키웁니다. 나중에 선수로 뛰게 하고 

트레이드하면 돈도 많이 벌고.. 자국의 식민지였던 나라 선수들을 많이 데려

가지요. 에우제비오의 활약이후 이런 케이스가 많이 정착된것으로 압니다.

하긴 지금 네덜란드나 프랑스등을 보면 귀화한 흑인선수들 꽤 되죠..

또하나.. 어노니에서 보니까 호나우도도 빈민가에서 맨땅에서 축구를 했다..

하고 하셨는데 제가 알기엔 그건 맞는데.. 한 1년인가 2년 그렇게

하고 브라질 축구 클럽에서 호나우도를 데리고 가서 가르켰습니다.

물론 잔듸구장에서.. 맨땅에서라도 축구를 한 것은 축구가 좋았던

것이고.. 오늘의 개인기를 갖춘것은 결코 맨땅에서 배운 것이 아닙니다.

맨땅에서만 배우면 그런 개인기는 없습니다. 스피드는 있겠지만..

브라질의 유명 프로팀은 축구구장을 갖추고있고 유소년부터 클럽제로

싹수가 보이는 애들을 가르쳐서 키웁니다. 우리처럼 맨땅이나 인조잔듸

에서 키우는 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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