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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parkeb ()
날 짜 (Date): 1997년11월04일(화) 01시18분23초 ROK
제 목(Title): 스포츠.. 한국.. 그리고..



아마 스포츠에 열광하는 우리 국민들을 보면서 어떤 지식인은

우리가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한 증거라고 하면서 열심히

글을 쓴다. 그리고 스포츠는 스포츠에 그쳐야 한다고 젊잖은

충고를 한다. 자 그럼 내가 주장하는 것은 어떠한가 들어보라..

나는 보통의 한국의 기업을 다니는 사람이다. 내 일과는 간단하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열심히 밥먹고 세수하고 8시에 전철을 탄다.

그리고 45분쯤 걸려서 모두들 졸리운 표정으로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과 서서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보는 몇몇 사람들이 있는 만원의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간다. 그리고 일을 하고 12시에 점심을 먹고 1시부터 다시 일한다.

그리곤 다시 6시에 저녁을 먹고 또 다시 일을 한다.

그리고 9시,10시가 되면 또다시 45분이 걸리는 지하철을 타고

돌아온다. 그리고는 대부분 TV를 조금 보거나 PC로 놀던가 아니면

그대로 자버린다. 아마 내가 생각하기엔 한국인 남자들의 70%는 항상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럼 하루의 일과를 보고 주판알을 

굴려보자. 이런 생활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소위 선진국에서 일하던 사람을 여기에 데려와서 그렇게 일시켜봐라.

그 사람이 아마 이렇게 말할거다. 어떻게 이렇게 하면서 사냐고..

그래도 살 수 있냐고..

아침에 영어학원을 다니라고? 아니 누군 안다니고 싶냐? 회사 매출이

줄었다고 이제는 8시까지 나오라고 하면 또 나가야 하는 것이 여기다.

그럼 한시간씩 줄어들고 다시 또 시간을 앞당겨서 들으면 된다..

그렇겠다.. 정말..?

저녁에 운동을 하라고? 말로만 자율퇴근하라고 하고 실제로 칼같이

퇴근하면 하루는 불러서 남들 다 늦게까지 하는데 당신만 그러면 되겠어?

하면서 뭐라고 하는 것이 한국 사회다. 아직도 이 사회는 그렇게 시간으로

일을 평가받는다. 그럼 일반 샐러리맨들이 그렇게 고생하니 더 월급을

많이 받나? 그럼 왜 다들 샐러리맨하지 다른거 하려고.. 난 더이상 부속품이

되기 싫다고 하나?

자신에게 주어지는 그러한 힘들고 지치는 생활에도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서

버텨나간다. 그렇게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어쩌다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직접 운동을 할 수 있나? 공부를 할 수 있나?

응원뿐이다. 그래서 열광한다. 미안하지만..

그럼 그게 잘못인가? 우리를 대표한다는 어떤 지식인은 내가 알기에

매일 9시에 일어나서 10시까지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는 프리랜서다.

그들이 보기엔 우리가 한심할지도 모른다. 그렇겠지.. 그들은 시간이

없어도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우아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아마 처음부터 그랬던 사람들일거다.

선진국? 역사책을 한번만 뒤져봐라.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세계를 이끌었다는 영국의 노동시장의 상황을.. 어린아이들이 하루

18시간 이상을 일하는 잔인한 현실을.. 그리고 오직 빈익빈 부익부이던

그때의 사회 모습과 그 가운데 탄생한 마르크스주의를..

그때에도 선진국의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자신들의 가치관이

뚜렷하고 스포츠는 그냥 천박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왜그리 단순한가.. 우리도 그들과 같은 환경이 되면

스포츠 열광하라고 해도 안할거다. 왜? 칼출근 칼퇴근이어도 우리 모두가

힘들고 지쳐서 집에 오면 픽픽쓰러지겠나?

나는 솔직히 역사를 배우면서 느낀 것이 딱 한가지다. 역사는 반복된다.

내가 이렇게 늘어놓고 말하는 것도 한 30-40년 지나면 그때는 그런 것도

이야기의 주제였다고 말하는 우리의 후배들이 있을 것 같다.

지금 자신이 있는 환경에 비춰서 다른 사람의 모습을 평가하지 마라.

그렇게 하기전에 그들의 환경을 한번 겪어봐라. TV에서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인사 데려다가 겨우 하루 일시키면서 흘린 땀의 댓가 운운하는

그런 얇은 속셈의 거짓이 아닌.. 진정으로 거기서 1년 2년 일하면서

내가 겉으로 보던 것과 또 다른 것이라는 것을 좀 느껴보란 말이다.

사람은 대부분 환경에 맞춰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의 환경과

다르다고 그것은 천박하고 잘못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없다.

왜냐면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자 스스로가 천박하고 잘못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난 임어당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다. 그는 중국인을 스스로

높인 사람이다. 난 이글을 읽는 사람중에서 임어당처럼

우리 한민족을 스스로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저렇게 볼 수 있는 능력도 한번쯤

키워주길 부탁한다.



추신) 그렇게 문제라고 말하는 한일전을 난 내가 일하는 건물의 지하 상가에서

일하시는 상인분들과 봤다. 그들은 평범한 한국인이고 지는 것을 아쉬워 했지만

그렇다고 물건부수고 난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져도 상관없지만 한골은 시원하게

터뜨려달라고 TV에 중얼거리던 사람들이다. 그때는 모두 함성을 지르고 재밌어

했지만 방송이 끝나자 다 자기가 하는 일로 돌아갔다. 그래 그게 정말 민족성

까지 운운할 만큼 문제냐? 내가 보기엔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거기서

마음껏.. 그리고 건전히 푸는 보통의 영웅들이었을 뿐이다.


난 오히려 우리의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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