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Budgie (“不得已”맧) 날 짜 (Date): 1997년09월01일(월) 00시29분17초 ROK 제 목(Title): Re: RE:찬호에게 앞으로 필요한것은.. 맞습니다. 바로 그렇게 지적하신 점이 스포츠의 매력이지요. 미국이나 우리나라 5공때 우민화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프로스포츠라고 하고 그런 스포츠에 열광하는 민중을 비웃는 소위(?) 지식인이 많은건 사실이지요. 하지만 어찌보면 다리끊어지고 건물 무너지고 비행기 떨어져야 겨우 보도되는 아시아 동쪽의 쪼끄만 나라를 스포츠만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수단도 아마 없을겁니다. 90년대 들어와서 우리나라가 관심없는 양코백이들에게 긍정적으로 그 존재를 알린 사건이 스포츠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생각해보면 거의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황영조선수의 올림픽 마라톤 재패,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에서의 스페인과 독일전의 그 엄청난 선전(비록 패하긴 했지만), 그리고 우리의 찬호박! 제가 문제삼는 것은 그 알량한 승부욕이 아닙니다. 언론에서 하는 똥플레이. 아마 우리나라보다 미국이나 일본이 더 심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예를 들면, 노모의 경기를 NHK에서 중계하긴 하지만 아마 노모만큼 일본이란 나라에서 찬밥신세인 프로야구 선수가 없었을(그리고 없을) 겁니다. 노모는 티비중계에서 보시다시피 매우 과묵하고 좀 내성적인(막말로 하면 숫기없는 놈) 그런 성격인데 극성인 일본 언론으로 인해 매우 시달림을 당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때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고. 감독과의 불화, 구단과의 불화 때문에 결국 메이져행을 감행했고 그가 떠날때 일본의 모든 야구인들과 언론은 그를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노모는 메이져에서도 성공했고 그제서야 일본사람들은 노모를 주목하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표명했지요. 그가 이기면 덩치큰 미국인을 이긴것처럼 좋아하고..(아마 이런 열등감은 일본인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크지 않을까요?) 하지만, 노모는 역시 언론에 비협조적이었습니다. 대신 이라보가 나타났지요. 이라부는 언론에도 협조적이고 언론사들이 좋아할만한(기사감이 될 만한) 행동을 잘하지요. 실제로 ESPN 페이지에 가 보아도 노모에 관한 기사보다는 이라부에 관한 기사가 훨씬 더 많습니다. 역시 언론에는 국적이 없는듯. 요즘 미국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그럴때마다 한미선수협정(?)이니 머니 들이대며 구단이나 KBO는 난색을 표명하지요. 그 이유는 그 선수들이 와야 당장 승수를 더 쌓을수 있고 좋은 성적을 거둘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합니다. 그네들도 박찬호처럼 기회를 줘야 한다(사실 박찬호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관심을 안보였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것이지요. 정말 irony가 아닐수 없습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서재응이니 하는 선수들이 과연 박찬호처럼 쉽게 메이져에 진출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결국, 박찬호가 3년간 메이져에서 활약하고 우리에게 보여준 것을 우리는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박찬호가 그토록 좋은 자질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볼만빠른 3류투수로 낙인찍히고 등판기회도 갖지 못해 싱싱한 어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지만 메이져에서는 당당한 최고투수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에 왜 충격을 못받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박찬호 잘하는거 보고 태극기 흔들며 응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건 박찬호 개인이 잘하는 것이지요. 차라리 박찬호 등번호 찍힌 61번 깃발을 만들어서 흔드는게 낫습니다. 박찬호가 공 하나하나에 한국 국민들의 꿈을 실어 던진다고 하는데 정말 기가 찹니다. 대한민국에 야구선수 다 죽고 박찬호 혼자 남았습니까? 그럼 박찬호 십몇년 동안 잘 해먹고 나면 우리나라 야구는 끝장입니까? 얼마전에 박찬호를 대상으로 일요스페셜이란 프로에서 '박찬호를 메이져리거로 만든 사람들'인가? 하는 프로를 한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프로가 그래도 현실에 접근한 보도였다고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박찬호 성장배경이나 캐내고 마이너리그의 열악한 환경을 보도하면서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박찬호는 와신상담 모기약을 머리에 뿌려가면서 성장해 훌륭한 메이져리그 10승투수가 되었다는 식의 보도가 한계였습니다. 결국 개인의 인간승리 취재에 그친 것이지요. 15년이 넘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수준은 어떻습니까? 과연 박찬호같은 인재를 그만한 수준으로 키워낼 역량이 있습니까? 왜 그런 궁극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는 피해가고 당장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못해서 승수하나 쌓지 못해서 그렇게 안달하는 것입니까? 왜 기회가 되면 더 넓은 물로 나가려는 인재를 잡아서 당장의 어려움만 모면하려고만 하고 그 좁은 물을 넓히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박찬호가 한 5년뒤 사이영상을 받고 명예의 전당에 오를만한 위대한 선수가 되어 선수생활을 마친 뒤 우리나라에 돌아와 자신이 배운것을 후배들에게 가르친다고 할때 과연 우리나라에서 박찬호가 그 배운바를 펼칠 수 있을까요? 아마 절망하고 말 겁니다. 지금같은 저질구단들과 저질 언론들.. 거기에 놀아나는 불쌍한 팬들만 존재하는 한에는요. 저도 누구못지 않게 박찬호의 일구일투에 열광하고 태극기흔들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메이져리그 보면서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가 사는 우리땅 이 동네 구장에서 펼쳐지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메이져급 플레이에 즐거워하고 열광하고 싶습니다. 그게 몇십년 후가 될지.. 아니면 죽기전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의 소박하지만 당돌한 꿈이지요. 제가 박찬호를 좋아하고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우리 수준을 더 높은곳,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줄수 있는 그 첫 디딤발을 바로 박찬호가 내딪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발걸음은?? 훌륭한 안목과 비판력을 가진 우리 야구를 보는 팬들이 내딪어야 하지 않을까요? PS. 야구에만 그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XXX (xxx) 님이 들어 오셨읍니다. ## ---------------------------------------- 쌈지탕 : 하이..XXX님 XXX : 오우~ 쌈쥐 오랜만이에요. 그래도 역시 죽돌이 생활 벗어나기 힘들죠? :P 쌈지탕 : 우어어어어억~ ----- KAIST, AE, FDCL, hglee@fdcl.kaist.ac.kr -------- http://xanadu.kaist.ac.kr:8000/~hglee/Budgie_home/hglee.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