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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theBlue (알테어)
날 짜 (Date): 1997년08월30일(토) 18시23분48초 ROK
제 목(Title): [중앙일보기사] 김건우-박노준 운명의 맞대


마운드의 김건우 (LG) 는 엷게 웃었다.

5 - 0으로 뒤진 5회말. 자신이 구원투수로 올라와 맞닥뜨린 네번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있었다.

모자를 꾹 눌러쓴 다부진 체격. '독일병정' 으로 불렸던 단정한 모습은

그시절 그대로였다.

박노준 (쌍방울) 이었다.

81년 선린상고 시절 김건우와 박노준을 모르는 야구팬은 없었다.

아마 지금의 박찬호 (LA 다저스) 보다 인기가 높았던 야구선수가 있었다면 그

시절의 김건우와 박노준이었을 게다.

이제 서른다섯의 나이. 둘은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서 있다.

내년에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될지도 불확실한 상황. 신인왕 수상이후 교통사고와

재기, 투수에서 타자, 다시 투수로의 전업등 파란만장한 운명의 파도를 헤쳐온

김건우. 그리고 OB에서 해태, 다시 쌍방울로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박노준. 둘의 승부는 3구째만에 김건우가 박노준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는 것으로 끝났다.

덕아웃으로 향하는 박노준의 뒷모습을 보며 김건우는 모자를 한번 고쳐 썼다.

온갖 상념이 머리속을 스쳐갔으리라. 국내 고교야구사상 가장 화려했던

스타플레이어의 프로 맞대결은 더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박노준이 타석에 들어서자 LG벤치는 민원기로 투수를

교체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건우는 타석의 박노준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아쉬움을전했다.

89년 5월7일이후 처음 만난 영원한 고교야구의 우상은 이날을 영원히

기억해야할 것이다.

운명의 신이 이들에게 만들어준 '마지막 승부' 였을테니까.

[중앙일보]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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