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IH8U (마담 X) 날 짜 (Date): 1997년08월05일(화) 21시39분03초 KDT 제 목(Title): 1년전의 박찬호 (원래 4everOld 님의 관전기에 맞추어 포스팅하려고 준비하였지만 우리동네 네트가 일주일동안 꽁꽁 얼어붙어 이제 올립니다.) ........................................................ 박찬호선수의 10승이 모든 매스컴에 대문짝만한 크기로 소개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가 10승째를 거둔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는 그가 감격의 메이져리그 첫승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요즈음은 우리도 TV등 매스컴 덕택에 웬만한 메이져리거들을 알게 되었고 박찬호의 경기모습도 자주 대할 수 있지만 1년전만 하더라도 그의 활약은 이곳 저곳의 스포츠 단신이 모두여서 갑갑하던 때이다. 당시의 활약에 대한 글을 찾아 보드를 뒤적거려 보았다. 보았던 글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감회로 다가올 것을 기대하며 옮겨본다. =========================================================== 글쓴이: OBears (씸포지움보름전) 날 짜: Mon Apr 8 11:01:45 1996 제 목: 박찬호 일문 일답 【시카고(미 일리노이주)=황덕준특파원】기회는 참으로 뜻밖에 찾아왔다. 그 리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박찬호는 마침내 한국야구사에 길이 기억될 보배같 은 `1승'을 따냈다.미국땅을 밟은 지 28개월만에 한국의 젊은 청년이 일궈낸 승리의 의미는 미국매스컴에게도 가슴 저리게 와닿았던지 경기 후 30여명의 기자들에 둘러싸인 박찬호는 30분이상 인터뷰 공세에서 풀려나지 못했다. 이어 노모 히데오를 따라다니는 일본 기자 10여명이 질문을 퍼부었고,그동 안 계속 서투르지만 비교적 정확한 영어로 답변해나가던 박찬호는 겨우 마음 편한 모국어로 소감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후련하게…. -기분이 어떤가. ▲(한국시간이 몇시인가를 묻고…)한국에선 내가 1승한 걸 아직 모르겠네 요.뭐라 말 할 수가 없이 기쁩니다. -메이저리그 첫 승리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본선수인 노모보다 더 빨랐어야 하는데….내 손으로 작지만 역사를 만 들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지요.커다란 기쁨이면서도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합 니다. 10계단이 있다면 2번째계단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것이었고 이제 3번 째 계단을 막 디딜 참이라고 봐요. ************ 자.. 이제 선발 진입이 네번째 계단.. 10승이 다섯째 계단 20승이 여섯째 팀 에이스가 일곱째 노히트노런이 여덟째 사이영이 아홉째 명예의 전당이 열번째쯤 되려나? *********************** -등판이 워낙 갑자기 이뤄져 당황하지 않았나. ▲마르티네스가 쓰러지는 걸 라커룸에서 TV화면으로 보고 있었던 참이었지 요.전혀 준비가 안된 상황이었는데(코칭스태프가) 날 찾을 것같아 후다닥 덕 아웃으로 뛰어나갔어요.불펜에서 몸을 풀려는데 워낙 다급해 숨이 막힐 지경 이었어요. 라소다감독님이 심판진에게 얘기해서 워밍업시간을 벌어 그래도 충분히 몸 을 풀 수 있었어요. -마운드를 밟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는가. ▲이게 사람들이 얘기하던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이런 생각하지 말고 게임에 몰두하자고 머리를 흔들었지요.잘 던지겠다거나,잘 하면 승리투 수가 된다거나 하는 생각을 지우려고 애쓰면서 던졌어요. -3회 만루상황에서 데이브 월리스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뭐라고 얘기했는가. ▲재미있냐고 물어보길래,재미있다고 했어요.그랬더니 그럼 그대로 해라(Let it go) 하며 그냥 내려가더군요. -세차례나 위기가 있었는데 어떤 식으로 대처했나. ▲어떤 타자든지 공격적으로 상대했더니 역시 통하더군요. 지난번 두차례 등판 때는 포수 마이크 피아자와 호흡이 맞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포수가 요구 하는대로 던졌어요.날씨가 추워 손가락이 굳어 있는 바람에 변화구를 던지 기 어려웠지만 대신 커브를 강하게 던졌지요. 직구가 괜찮은 편이었지만 전 체적으로 피칭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한국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번의 기쁨을 위해 여러차례 희망을 주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시고 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 한번의 기쁨을 위해 여러차례 희망을 주고 있는 과정... 요즈음은 여러차례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데.... ********* 그날의 감격을 재미있게 전해주신 sspar님의 글도 소개합니다. 무단 게재를 양해할 것으로 기대하며 :) ============================================================ 글쓴이: sspar (바스스) 날 짜: Mon Apr 8 15:12:01 1996 제 목: 박찬호때문에 날밤샌 사연.. 아직도 약간 비몽사몽하고 있지만 그 사연을 전해야 되겠기에.. 한기를 느끼고 눈을 뜬 것은 새벽 네시가 약간 지난 시간이었다. 책을보다 소파에서 잠깐 잠이들었던 것같다. 침실로 들어가려다 TV를 켜 보았다. 판문점엔 별일 없을테지 하며.. 시카고와 다저스의 야구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혹시 지나다가 박찬호 얼굴이나 나오려나.. 하고 무심코 보는데 그 일이 터졌다. 라몬 마르티네즈가 갑자기 다리를 붙잡고 땅바닥에 뒹구는 것이다. 라몬 마르티네즈는 다저스팀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기대하던 선발들이 모두 죽을쓰고있는 가운데(흰죽.. 전복죽.. 호박죽..) 그만 유독 훌륭한 피칭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1회 수비에서도 두명을 삼진처리하여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던 참이었다. 그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경기장을 물러날때쯤 박찬호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박찬호가 보무도 당당하게.. 피처마운드로 걸어들어왔다. TV 카메라는 그의 모습을 계속 줌업하고.. 그가 제일먼저한 일은.. 엄지와 검지로 코를 잡더니.. 먼저 엄지를 누르고 힝~.. 곧이어 다른쪽도 힝~.. 그리고 코에 남아있는 여분을 손가락으로 짜더니 바지에 쓱 문질렀다. 그의 손가락은 피칭에 알맞은 점성이 유지될 것이다. 침을 바르는 스핏볼 보다도 더욱 효과적인 점성.. 컵스의 유명한 아나운서 해리캐리는 그의 바람이 새는듯한 남쪽 발음으로 연신 박찬호를 소개하고 있었다.. "챈호팍, 프롬 콩주씨티 사우스 코리아.. K. O. N. G. J. U.. 콩주 씨티." 고유명사의 J 는 주로 h 로 발음되기 때문에 콩주를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좋은 속구를 가지고 있으나.. 아직 마이너와 잠시동안의 메이져 경력은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것.. 특히 그의 컨트롤문제를 강조하였다.. 이번 봄에 두번 잠시 등판하여 두사람이나 몸을 맞추었다는 것.. 우리의 컵스 선수들은 조심해야될 것이라고.. 마운드에서 몸을 푸는동안 박찬호의 투구는 꽤 컨트롤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TV는 잠시 커머셜을 위하여 중단되었다. 우리도 잠시 중단하자.. 래그를 피해서.. =============================================================== 드디어 첫번째 타자는 컵스가 자랑하는 홈런타자 세미 소사..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이다. 첫번째는 강속구. . 볼.. 그 이후도 별로 가운데같지는 않았으나 루키를 혼내주려는 소사의 의욕이 카운트를 2-2로 몰고갔다. 그때 박찬호는 절묘한 커브를 던졌다.. 소사의 무릎이 꺾어지는.. 소위 knee breaker 이다. 그는 아마 박찬호의 데드볼 경력을 두려워 했던것 같다. 삼진.. 시작이 좋다.. 그러나 곧이어 컨트롤의 난조.. 다음 선수는 걸리고 말았다. 그리고 박찬호는 계속 볼을 던졌다. 그런데 1루에 있던 주자는 박찬호를 시험해보려는지 2루를 훔치려 하였고.. 마침 강속구를 던진 참이라 피아짜 포수는 쉽게 그를 2루에서 잡았다. 또 포볼.. 그리고 2루도루.. 다행히 다음 선수를 다시 삼진으로 잡고 2회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제 첫이닝의 긴장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별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속단이었다.. 진짜 악몽은 이제 시작하려 하는 것이다. 박찬호가 첫회를 무사히 넘긴후.. 아나운서가 해설자에게 묻는다.. "덕아웃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하나요? ..처음보는 투수일텐데.." "네, 속구의 경우 공이 얼마나 빠르나.. 혹은 커브의 경우 어느쪽으로 휘는가 등을 이야기하지요.." "처음 나오는 투수의 경우 대개 타자가 불리하지요.. 공을 처음 보니까... 그러나 한바퀴 돌고나면 얘기는 달라질 것입니다.." 그들의 어조는 다저스가 그 경기를 포기하였다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특히 그의 성적이 별로 인상적이지 않고 컨트롤에 문제가 있다는 것.. 다만 앞으로 이력이 붙으면 좋은 선수가될 자질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속 선수들이 삼진을 당하면서 어조가 달라졌다.. 특히 핀치히터때문에 박찬호가 교체될때는.. "희소식은.. 우리 타자들이 박찬호를 더이상 상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하면서 그의 실력을 인정하였다. -- 그러나 이것은 한참 뒤의 이야기이다.) ===============================================================k 다저스는 삼회에서 상대방팀의 어이없는 실수 두개에 힘입어서 1점을 선취하였다. 그러나 1사 만루에서 더이상의 득점을 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있었다. 아나운서는 올해 다저스가 얼마나 많은 잔루를 내는지를 침을튀며 설명하고 있었다. 3회에서 박찬호는 상대 투수 나바로와 맞서게 되었다. 쉽게 삼진하나 잡으려니 했는데 .. 투수를 상대로 박찬호는 마치 홈런타자 다루듯이 하고 있었다. 볼.. 볼.. 그것도 온갖 재주를 부리며.. 그냥 가운데 뻥 뻥 너 버려!.. 그런데 그냥 가운데 뻥 뻥 넣는 것이 박찬호에게는 쉽지 않은것 같았다. 나바로는 2-3까지 간 후 몇번 파울을 내더니 좌익수앞에 안타를 쳐냈다. 노히트 게임은 날라간 것이다. 1사1루에서 다음 선수는 또 포볼.. 3루수가 박찬호에게 오더니.. 몸짓으로 보아서.. 내가 처리할테니 맞춰던져.. 하는 이야기를 하고 돌아갔다. 박찬호는 말을 잘들었다. 다음 선수는 삼루를 기습하는 강타를 쳤고 큰소리와는 달리 3루수는 거의 그 공을 멈추게 하는데 만족해야 되었다. 거의 다이빙 스탑을 한 것이다.. 때문에 점수는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1사 만루가 된 것이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걸어나왔다.. 매우 심각한 작전을 지시하는것 같았다. 번트가 오면 이렇게 이렇게 던져서 이렇게 이렇게 처리하라는.. 아니면.. 너 히트 또맞으면.. 내려와.. 뿐만 아니라.. 이젠 영원히 마이너로 보낼꺼야.. 군대 가겠다고?.. 맘대로 해.. 요즈음 판문점이 어떤지 알기나해? .. 뭐 이런 이야기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 어때? 재미있어?.. 재미좀 더 봐.. 였다나? (위의 인터뷰 참조.) 마운드에서 이들이 이런 쓰잘데 없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리는 3편으로 넘어간다. ================================================================ 다음에 등장한 타자는 소사와 함께 컵스의 쌍포인 마크그레이스.. 그는 힘도 좋지만 챤스에 강하여 만루에서의 타율은 4할을 상회하는 특히 챤스에 강한 선수였다.. 나는 이미 잠이 모두 달아났다.. 그래도 우리민족 염원인 메이져리그 1승을 보태주기를 바랐는데.. 그리고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이날은 박찬호의 날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나 암울하다. 역시 볼.. 볼.. 리글리필드의 모든 관중들은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고 있고 해리캐리의 목소리는 더욱 데시발이 높아가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 딱!!! 하고 그레이스의 스윙이 불을 뿜었다.. 날라갔다.. 꿈도.. 사랑도.. 청춘도.. 그것은 명약관화한 만루 홈런이었다. 그림같은.. 라이너성 타구... 이때부터의 상황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시카고의 별명은 윈드시티이다. 오대호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특히 봄에는 더욱 심하다.. 마침 강한 바람이외야쪽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물리적인 힘은 대기의 힘을 이기지 못한것 같다.. 갑자기 총알처럼 날라가던 공이 약간 힘을 잃는듯 하더니 어느틈에 쫓아간 우익수 몬데시는 리글리구장의 명물인 담장이 덩쿨속으로 몸을 날리며 이 공을 잡아채었다.. 30센티미터.. 그것이 이날의 승부를 갈랐다.. 30센티미터.. 그것이 박찬호를 이날 마이너로부터 구원하였다.. 승자와 패자.. 영웅과 쪼다.. 그런 것은 이렇게 갈라진다. 그러므로 박찬호는 몬데시에게 크게 한턱을 내야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턱내야될지도 모른다.. 아니.. 한턱낼 사람이 또하나 있다. 상대방 투수 나바로.. 그러나 이해해 주어야할게 하나 있다.. 첫째로 투수가 삼루에 서있을 기회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곳은 그에게 있어서 Twilight zone 과 마찬가지 인 것이다. 아뭏든..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만루홈런에 일말의 의심도 않은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우며 홈으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갔고 뒤늦데 상황을 알아차린 그는 헐레벌떡 3루로 돌아왔다. 결국 최소 1점, 보통 3점, 아니면 4점이 날 상황에서 컵스는 일점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되었다. 2사 만루에 다음타자는 소사. 그는 아까의 창피를 한방에 만회하려는 듯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러나 용궁을 다녀온 박찬호도 만만치 않아서 그를 또다시 삼진으로 처리하고 늠늠히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아 이제는.. 모든 고비를 넘겼으니 좀 쉽게 가겠지... 아니요... ==================================================================== 길어져서 줄여야 하겠다.. 그후에도 박찬호의 피칭은 여전하였다.. 연신 포볼을 내고.. 그러나 2-0 의 상황은 계속되고 있었다. 해설자는.. 박찬호의 구질로 보아서 휘두르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 다음 선수는 가만히 서있다가 공세개로 삼진을 당했다. 세번째 공은 너무 재미있었다. 2 스트라익을 잡은후 피아짜는 아웃사이드 멀찌기 자리잡고 유인구를 신청하였다. 박찬호의 공은 엄청나게 안쪽이라 포수가 놓칠뻔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곳은 홈플레이트 안쪽이라 심판은 아주 어쩔수 없다는듯 천천히 스트라이크 를 선언하였다. 5회는 상대팀이 쳐주어 아주 쉽게 삼자범퇴로 끝났으나.. 이제 좀 컨트롤이 잡히려나 하는순간 박찬호는 핀치히터 때문에자리를 넘겨주었다. 다행히 그 핀치히터는 타점을 올려 라소다감독의 용병술이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다른 피처들이 그나마 잘 막아주어 1승을 굳힐 수는 있었지만.. 박찬호의 활약은 그야말로 잠 다 달아나게 하는 것이었다.. 80년대 초반 볼티모어와 피츠버그가 한참 자웅을 겨룰때 볼티모어에 스탠하우스라는 투수가 있었다. 그의 별명은 원팩.. 땅딸보 얼 위버 감독은 그선수만등판하면 담배 한곽을 다 피워야 했다고 붙여진 별명.. 볼하나를 던져도 꼭 구석으로만 던지고 모든 선수에게 2-3까지 가고.. 모든 이닝에 포볼로 선수들을 내보내면서도.. 점수는 주지 않는 괴짜 선수였다.. 박찬호가 던지는 동안 계속 안절부절 못하는 라소다의 표정을 보면서 그 선수가 생각났다.. 나도 담배 반팩은 태웠을 것이다.. ======================================================================== (이상 퍼옴 끝) ****************************************************** 후후.. 1년전의 박찬호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군요. 불과 1년인데.. 지금은 많이 달라진 모습.. 1년후의 모습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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