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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fasbet (지하생활자�)
날 짜 (Date): 1996년09월16일(월) 19시55분33초 KDT
제 목(Title): [바둑]떠오르는 최명훈5단의 위협...


                떠오르는 태양 최명훈 5단
                이창호·조훈현·유창혁 "위협"

  요즘 바둑계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돈다.
  이창호-조훈현-유창혁의 삼각체제로 이어져온 한국바둑의 정상구도가 흔들
릴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3인지배체제를 위협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 태풍의 진원지는 `떠오르는  태
양' 최명훈5단(21).지난 7월29일 명인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서능욱9단을  연
파할 때만 해도 바둑계의 반응은 `어쩌다 이겼겠지.설마….'였다.

  그러나 최5단이 이창호9단과의 도전5번기 4국까지 2승 2패의 공방을  펼치
며 명승부를 연출하자 바둑계는 긴장하기 시작했다.철옹성같은 이9단에 대한
위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지난 12일 열린 기성전 본선리그 3국에서  `다
시 일어서는 황제' 조훈현 9단을 물리치며 6승으로 도전권을 따냈다.

  최5단의 부상에 이처럼 큰 의미를 싣는 데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우선 최5
단이 삼각체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잠재력과 기력(棋力)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명인전에서는 조훈현9단이 참가하지 않았고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대회규정
상 제3자가 `껄끄러운 실세들'을 꺾어주는 이점이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했다.

  그러나 리그전으로 펼쳐진 기성전에서도 고수들,특히 조9단을 맞상대해 넘
어뜨림으로써 최5단의 선전이 운이거나 어부지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명인전
도전기에서는 이미 두번이나 이창호9단을 이겼다.

  주목할 점은 최5단의 선전이 이창호 이후를 노리는 또래 저단진들에  미치
는 파급효과다.최5단을 필두로 윤석현5단 김승준 김성룡4단 등 신진기사들은
기력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바둑 관계자들은 신예그룹이 그동안 8부능선 언저리를 맴돌면서 정상에 오
르지 못한 것은 실력차라기보다는 너무나 견고하게 보였던 조훈현  이창호라
는 벽앞에서 지레 겁먹고 주눅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간주됐던 조훈현 이창호의 영토에 최5단이  뛰어들
어 휘젖고 다니는 것을 보는 이들의 속마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명인전 최종국에서 최5단이 이9단을 꺾는다면  바둑계가 엄청
난 회오리바람에 휩싸일 것은 뻔하다.

  대국자세나 기풍이 동갑내기 `돌부처' 이창호 9단을 빼다박아  `돌하루방'
으로 불리는 최명훈5단. 과연 한국바둑계를 뒤흔드는 태풍의 눈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죽음을 향한 도제수업. 모든 방향으로의 우회. 제자리에서의 끝없는 유랑.
                                                 진눈깨비의 연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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